[동행]
열두 살 아빠 재현이
소문난 효자
아빠 만섭씨
뇌출혈 판정
동행 181회 미리보기
열두 살 아빠
# 열두 살에 아빠가 됐다? 소문난 효자, 재현이
재현(12)이는 오늘도 마을 곳곳을 뒤지다 하루가
다 지났다. 아이들이 잠시 눈을 뗀 사이
아빠 만섭씨(45)가 또 사라진 것. 종종 벌어지는
일이지만 재현이는 이럴 때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다. 서둘러 나선 길, 이웃집 대문에
손가락이 낀 채 서 있는 아빠를 발견한 재현이가
안도의 숨을 내쉰 것도 잠시.. 재현이의 속도 모르고
마냥 웃기만 하는 아빠를 조용히 집으로 데려와
다친 손가락의 상처 부위를 살피고 응급처치까지
능숙하게 한다. 언제 어디서 벌어질지 모르는
사고 때문에 아빠에게 잠시라도 눈을 떼지 않으면
안 된다는데.. 사실 아빠는 오래전 뜻하지 않은
사고로 수술을 받은 후 일곱 살 어린아이가
되어버렸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엄마를 대신해 마흔다섯 살 아빠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기는 재현이. 동네 사람들은 이런 재현이를
‘열두 살 아빠’라고 부른다.
# 멈춰버린 아빠의 기억
그때는 감기인 줄로만 알았다. 아빠는 경남지역
택견 대표 선수까지 할 만큼 건장했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몸 상태는 자꾸만 나빠졌다.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의사 말에 찾아간 대학 병원.
아빠는 뇌출혈 판정을 받고 뇌수술을 두 번이나
받은 이후 일곱 살 아이가 되어버렸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평생 두개골이 열린 채
생활해야한다는데.. 조그만 충격에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게다가 수술 후유증으로
잦은 발작까지 일으키곤 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3년 전 당뇨병까지 진단받으면서
재현이는 아빠의 혈당이 조금이라도 오를까 봐
식단 관리를 하는 것은 물론, 혹여나 머리를
더 다치진 않을까 늘 조바심 속에 지낸다.
재현이의 오랜 소원은 단 하나, 아빠 만섭 씨의
건강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 것뿐이다.
# “죽도록 사랑 사랑한다” 아빠의 고백
며칠 전, 학부모 참관 체육대회에 재현인 홀로 길을
나섰다. 일하느라 바쁜 엄마와 아픈 아빠를 모시고
올 수 없어 가족들에겐 오지 않아도 된다
큰소리쳤지만 사실 재현인 내심 여느 가족들처럼
아빠와 함께 체육대회에 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 마음을 일곱 살 아빠라고
모를 리 없을 터..
아빠는 대부분의 기억이 흐릿해졌지만
아들 재현이에게 만큼은 서툴게나마 애정을 쏟는다.
체육대회 때 따라가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던 아빠는 복지관에서 매주 진행되는 장애인
재활 수업에서 아들 재현이에게 줄 편지를
써 내려갔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죽도록 사랑 사랑한다. 예쁘게 자라다오”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완성한 아들에게 보내는
첫 편지. 재현이는 아빠의 진심을 알아줄 수 있을까?
방송일시:
2018년 10월 27일(토) 18:00~19:00 KBS 1TV
책임 프로듀서: 이경묵 / 프로듀서: 김석희
제작: 미디어파크
연출: 장성훈 / 글·구성: 문은화 / 조연출: 선주연
/ 서브작가: 김현지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