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걱정 말아요 엄마

 일찍 철들어버린 

아이 은혁이 

아빠 충수씨  

엄마의 빈자리


 



동행 241회 미리보기 


걱정 말아요, 엄마


일찍 철들어버린 아이, 은혁이 

올해 열세 살이 된 은혁이는 친구들 사이에서

 ‘힘세고 착하고 정의로운 친구’라 불린다. 

학교에서도 방과 후에도 인기 만점인 은혁이는

 친구들과 어울리다가도 금세 집으로 향하곤

 한다. 학교 가느라 어질러진 집을 치워야 했기 

때문이다. 빨래 개는 것부터 욕실 청소, 

재활용하는 것까지 야무진 손길로 해내는

 은혁이. 재작년까지만 해도 엄마와 함께했던 

일인데 작년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부터는

 은혁이가 맡아서 하고 있다. 은혁이가 이렇게 

집안일을 시작한 건 단순히 엄마가 없기 때문은

 아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우울증에

 힘들어하는 아빠를 위한 일. 그래서일까 아직은 

엄마가 보고 싶고 그립지만 은혁이는 

아빠 앞에서 단 한 번도 엄마 얘기를 꺼낸 적이 

없다. 보살핌을 받아야 할 나이에 도리어 아빠의

 마음과 건강을 챙기기 위해 나선 은혁이.

 아빠가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은혁이는 

그 어떤 일도 힘들지 않다.





은혁이가 지키고 싶은 사람

베트남 출신의 아내와 결혼해 늦둥이 아들을 

낳은 아빠, 충수씨. 조심스레 행복을 꿈꿨지만, 

아내는 은혁이를 낳자마자 암 판정을 받았다.

 10년간 암 투병 끝에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충수씨의 삶은 이전과 180도 달라져 버렸다. 

전국을 돌며 하던 석재 기공사 일을 그만두고

 집 근처에 있는 병원 미화 일을 시작한 충수씨. 

생활하고 아내 병원비로 인한 빚을 갚아나가기엔 

빠듯한 월급이지만 하나뿐인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아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와중에도 가끔 북받쳐오는

 그리움. 먼저 떠난 아내를 향한 그리움인데... 

아들 앞에서 티 내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아내의

 빈자리가 체감되는 날이면 충수씬 어김없이

 눈물을 보인다. 그런 아빠를 웃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아들 은혁이를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오롯이 둘이 헤쳐 가야 하는 세상살이. 늙고 

힘겨운 아빠에겐 하루하루가 버거운 날들이지만 

충수씬 은혁이를 위해 이겨내려 한다.

 



걱정 말아요, 엄마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가는

 부자. 아빠는 아들을 위해, 아들은 아빠를 위해

 노력하며 엄마 없는 공허함을 채워가기 위해 

애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채울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엄마의 손맛이다. 맛있게 먹었던

 아침밥에서도, 가끔 먹었던 쌀국수에서도 

더 이상 엄마의 향을 느낄 수가 없다. 엄마와 

함께 자던 침대에서 엄마를 대신해 아직도

 쿠션을 끌어안고 자면서도 아빠 앞에 늘 어른인

 척 아빠부터 챙기는 열세 살 은혁이.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버린 은혁이가 아빠는 늘 마음에

 걸린다. 아빠 앞에선 ‘엄마가 그립지 않다’,

 ‘괜찮다’는 말을 달고 살지만 사실 은혁이는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엔 홀로 엄마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낮은 산 중턱에 있는 엄마의 납골당. 

그곳에서 납골당에 쌓인 낙엽들을 묵묵히 

치워주곤 하는데... 아직은 엄마 손이 필요하고 

그립지만, 아빠를 위해 그리움을 들키지 않으려 

애쓰는 은혁이. 이렇게 노력하다 보면 언젠간

 아빠도 은혁이도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믿는다.


방송일시 : 2020년 1월 18일(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최형준 / 프로듀서 : 김석희 

/ 제작 : 에이플스토리

연출 : 장성훈 / 글. 구성 : 이은진 

/ 조연출 : 이태경 / 서브작가 : 송하림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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