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정빈이의 풍등 

가족들의 수호천사 정빈이

 동생 세빈이 막내 창수

  오뚜기 아빠 광희씨 

다리 수술로 삼남매를 

돌보는 것이 힘든 할머니 




동행 229회 미리보기 


정빈이의 풍등


가족들의 수호천사, 맏딸 정빈이

 

지난 4월, 베트남 엄마는 삼남매를 두고 집을

 떠났다. 아홉 살 정빈이는 엄마를 그리워할

 새도 없이 자신보다 어린 동생들을 챙기기 

바쁘다. 해가 뜨기도 전에 일을 나가는 아빠와 

다리 수술을 한 상태라 오롯이 삼남매를 돌보는

 것이 힘든 할머니. 맏딸 정빈이는 당뇨병을 앓고 

있는 아빠를 위해 사탕을 만들고 불편한 

할머니의 다리를 저녁마다 주물러준다. 




싫은 내색 하나 없이 가족들의 수호천사를 

자처한 정빈이. 동생 세빈이의 옷가지와 머리를

 정돈해주는 것부터 밤마다 엄마아빠를 찾으며

 잠투정을 하는 막내 창수를 달래는 것까지. 

제 몫을 척척 해내고 동생들까지 살뜰히 챙기는

 정빈이. 엄마가 집을 떠난 몇 달 사이 

어른아이가 되어버린 딸이 아빠 눈에는 그저

 안쓰럽기만 하다. 그런 아빠의 마음을 아는지 

정빈이는 아빠를 향해 더욱 해맑게 웃는다.





오뚜기 아빠, 광희씨


아내의 부재는 아빠 광희씨에게도 감당하기

 힘들만큼 벅찬 일이었다. 무 파동에 봄 농사를

 망치고 연이어 여름 얼갈이 농사까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타격을 입었다. 고스란히 떠안은 건 

불어난 빚. 생떼 같은 자식들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 새벽이고 밤이고 잠을 줄여가며 밭에 

나가 몸을 놀리는 아빠. 2년 전, 당뇨합병증으로

 여기저기가 성치 않지만 생계를 위해선 잠시도

 쉴 수가 없다. 무엇보다 고사리 손으로 일손을 

보태는 아이들이 있기에 광희씨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서툴고 부족하지만 

엄마 몫까지 삼남매에게 누구보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싶은 아빠. 오늘도 태풍 

대비를 위해 하우스에 줄을 튼튼하게 동여매고, 

마음가짐을 더욱 단단히 하는 아빠 광희씨. 

가족들이 잠든 이른 새벽, 또 다시 밭으로 향한다.  


풍등에 소원을 담아, 하늘 높이 날려 보내요


어느날 갑자기 말도 없이 홀연히 떠나 버린

 엄마가 미웠다가도 이내 그리움으로 가득 

차버리는 마음. 정빈이가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가 보고 싶다며 보채는 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공중전화로 엄마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일이다. 짧은 통화를 동생들에게 양보하고선

 묵묵히 앉아 기다리는 정빈이. 수화기 너머로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꼭꼭 숨겨 놓았던 

마음이 터져버리곤 한다. 동생들 앞에서는 맏이 

노릇하며 의젓한 모습을 보이는 정빈이지만 혼자

 있을 때면 영락없이 엄마 품이 그리운 아홉 살

소녀다. 언제쯤 예전처럼 가족 모두가 함께 할 수 

있을까. 정빈이는 오늘도 자신의 바람과 고민을

 풍등에 적어 하늘로 띄워 보낸다. 그리곤 손을

 모아 간절히 기도한다. “풍등을 잘 날렸으니까, 

소원도 꼭 이루어질 거예요.”

 

방송일시 : 2019년 10월12일(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최형준 / 프로듀서 : 김석희

 / 제작 : 타임 프로덕션 

연출 : 김경민 / 글. 구성 : 강유정

 / 조연출 : 이후성 / 서브작가 : 문세리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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