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미리보기
1일 5식의 나라 스페인 미식 로드 (4부작)
“새로운 요리를 만나는 일은,
새로운 별을 발견하는 것보다 더
인간을 행복하게 한다.”
-프랑스의 미식 철학자, 브리야-사바랭
먹는 데 진심
발렌시아·부뇰·알부페라
기다림의 미(味)학
토레비애하·알리칸테·라만차
육(肉)감만족 루트
알바세테·히메네스 데 하무스·레온
대서양 바다 한 접시
갈리시아
스페인 미식 문화 큐레이터이자
요리사가 안내하는
행복한 미식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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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모든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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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먹는 데 진심 발렌시아
11월 24일(월) 저녁 8시 40분
스페인 미식 여행의 첫 여정은 스페인 동부,
지중해 연안에 자리한 미식 도시
발렌시아(Valencia). 1920년대부터
도시의 곳간 역할을 해 온 중앙 시장
(Mercado Central)에서 활기찬
아침을 시작한다. 스페인에서는 전통적으로
하루에 다섯 끼를 먹어 왔는데. 아침, 점심,
저녁 삼시세끼 사이에 ‘아·점’, ‘점·저’
형태의 든든한 간식을 챙겨 먹는 것.
그중 오전 11시쯤에 먹는 브런치를
알무에르소(Almuerzo)라고 한다. 새벽에
일어나 간단한 아침을 먹고 하루를 시작했던
옛 농부들이 점심 전에 든든하게 챙겨 먹었던
간식 문화에서 비롯되었다. 유쾌하고 손 큰 주인장이
하는 가게에서 ‘빅사이즈’ 알무에르소를 맛보고,
발렌시아주 근교의 작은 도시
부뇰(Buñol)로 달려간다. 인구가 만 명이 채
되지 않는 도시지만,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이면 인구의 두 배가 넘는 사람들이
세계에서 몰려든다. 바로 세계적인 축제,
토마니타(Tomatina)때문. 1940년대,
동네 청년들이 가판대의 토마토를 던지며 다툰
일화에서 유래한 축제다. 120톤의 토마토가
실린 트럭들이 마을에 들어서면 작은 골목에서는
광란의 토마토 전투가 벌어진다.
큐레이터 이상훈 요리사의 버킷리스트에도 있던
열정의 축제를 만끽하고, 본격적으로 나서는
다시 미식 여정. 만나볼 음식은,
파에야 발렌시아나(Paella Valenciana).
스페인을 대표하는 음식 파에야는 들어가는
재료와 조리법의 차이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원조는 발렌시아식
파에야다. 가스레인지로는 흉내 낼 수 없는
정통 장작불 파에야의 깊은 맛을 느껴본다.
궁극의 파에야 탄생지 발렌시아에는 아직
조명받지 못한 숨은 별미도 많은데.
이상훈 큐레이터가 강력 추천하는 메뉴는
바로 알리페브레(All i Pebre).
알부페라(Albufera)호수의 민물 장어로
만든 이 요리는 엘팔마르(El Palmar)를
중심으로 하는 호수 지대 사람들의 자부심이다.
매년 추첨을 통해 배정하는 장어잡이 어부들의
어장을 구경하고 한국인의 입맛에도 딱 맞는
칼칼한 장어 스튜를 맛본다.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쌀 요리, 아로스암페솔스이납스
(Arròs Amb Fesols i Naps)까지 곁들이며
발렌시아에서의 풍요로운 여정을 마친다.
2부. 기다림의 미(味)학 알리칸테·라만차
11월 25일(화) 저녁 8시 40분
두 번째 여정은 스페인 최대 소금 생산지
토레비에하 염전(Las Salinas de Torrevieja)에서
시작한다. 염도가 매우 높은 환경에서 서식하는
미생물로 인해진한 핑크빛을 띠는 호수,
라구나 로사(Laguna Rosa)와 순백의 능선을
이루고 쌓여 있는 소금산 풍경이 이색적인 곳.
염전이 자리한 지역 알리칸테(Alicante)는
천혜 자연의 축복으로 독특한 음식문화가 발달했다.
특히, 풍부하고 질 좋은 소금과 지중해 황금어장에서
잡은 해산물을 사용하는 염장 문화가 유명하다.
알리칸테의 식품 창고, 알리칸테 중앙 시장
(Mercado Central de Alicante)에서
다양하게 염장 건조된 살라손(Salazón)을
즐긴다. 알리칸테 사람들은,
해산물과 소금에 이어 지중해의
태양과 모래까지 음식에 사용한다. 알리칸테
남부의 휴양 도시 과르다마르 델 세구라
(Guardamar del Segura)에서
전통적인 방식 그대로 만드는
뇨라 세코(Ñora Seco). 동그랗고 빨간
고추, 뇨라(Ñora)를 태양 볕에 널어놓고
바짝 말린 것으로 다양하게 가공해 사용하면
요리의 풍미를 더해준다. 50년이 넘은
노포에서 뇨라와 해물 육수로 맛을 낸
쌀 요리, 농어 소금구이로 지중해의 향기에 흠뻑
빠져본다. 이어지는 여정은 흙먼지가 날리는
메세타 고원을 달려 스페인 중부 내륙의
카스티야라만차(Castilla-La Mancha).
‘돈키호테의 고향’으로도 불리는
작은 마을 빌라누에바 데 로스 인판테스
(Villanueva de los Infantes)에서는
매년 여름이 끝날 무렵,
피망 축제(Feria del Pimiento)를 연다.
1,800kg의피망과 800kg의 토마토, 또 고기
300kg 등을 지름 4m의 대형 팬에 넣고
라만차 사람들의 소울푸드
피스토만체고(Pisto Manchego)를
만드는 축제다. 22년 축제 역사에서
외국인 최초로 피스토 요리사에 도전한
이상훈 큐레이터. 과연, 대왕 피스토는
무사히 완성될 수 있을까?
3부. 육(肉)감만족 루트
11월 26일(수) 저녁 8시 40분
스페인 내륙 깊숙이 자리한 알칼라 델 후카르
(Alcalá del Júcar)에서 여정은 이어진다.
후카르강이 만들어 낸 협곡과
산악 마을 사이로 옛사람들의 숨결이 깃든
동굴이 있다. 자연 동굴을 개조한
쿠에바 델 디아블로(Cueva del Diablo).
험준한 협곡에 있는 이 마을에서 ‘동굴’은
때로는 집, 때로는 창고, 또 어떤 시기에는
죄수들과 동물들이 살기도 했던 역사적인
공간이다. 지금은 지역의 명사이자 괴짜 예술가가
이 동굴의 주인으로 여행자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스페인 내륙 고원 지대는
건조한 날씨와 큰 일교차로 농사보다는
육류 중심의 문화가 발달했다. 절벽 마을을
숯불 향기로 채우고 있던 식당에서 올리브나무 숯에
구운 돼지고기와 라만차 농가의 전통 요리
가스파초 만체고(Gazpacho Manchego)를
맛본다. 중부 고원, 라만차의 음식문화는
북서부 내륙의 카스티야 이 레온
(Castilla y León)에서도 이어진다.
한번 찾아가기도 쉽지 않은 외곽 마을에
세계의 미식가들을 모여들게 하는 식당이
있다. 스페인 최고의 고기 장인, 호세 고르돈
(José Gordón) 씨가 이끄는
식당은 그의 꿈과 철학이 담긴 ‘육식의 성지’라
할 수 있다. 그는 10년 이상
스트레스 없이 자란 거세 소 부에이
(Buey)를 장기간의 드라이 에이징을
거쳐 최고의 풍미와 식감의 고기 메뉴를
만든다. 장인이 선사하는 고기 맛의 정점을
경험하고, 레온(León) 시내로 향한다.
도시의 뒷골목 바리오 우메도(Barrio Húmedo)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삼삼오오 모여서
뭔가 먹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한데.
이 거리는 소규모 타파스(Tapas) 가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한 입 거리나 적은 양의
음식을 한 접시에 담아내는 타파스를 음료와
함께 즐기는 일은 스페인의 낭만적인 음식 문화 중
하나다. 이제 도시를 벗어나 해발 1,200m
자연 속에 파묻혀 있는 산간 마을로 걸음을 옮긴다.
살치촌(Salchichón),
초리소(Chorizo) 등 소와 돼지고기를
훈제 건조해 만드는 레온 지역의 전통 소시지는,
산골의 차갑고 건조한 바람과 공기,
그리고 대를 이은 장인들의 정성이
있어야만 완성되는 진미다.
4부. 갈리시아 바다 한 접시
11월 27일(목) 저녁 8시 40분
길었던 내륙 여정을 뒤로하고 대서양 바람이
부는 갈리시아(Galicia)로 향한다.
항구 도시 라코루냐(La Coruña) 해안에는
로마 시대부터 뱃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준
헤라클레스 등대(Torre de Hércules)가
지금도 우뚝 서 있다.
거친 바다에 의지해 살아온 갈리시아 사람들에게
해산물은 주식이나 다름없다. 그중에서도
일요일 점심이면 습관처럼 먹는 음식이 있는데.
바로 갈리시아식 문어 요리, 풀포 아 페이라
(Pulpo a Feira). 삶아낸 문어를 가위로
숭덩숭덩 잘라 나무 접시에 담고
취향에 맞춰 파프리카 가루와 소금을 뿌린다.
여기에 올리브오일을 듬뿍 두르면 완성. 단순한
조리법이지만, 야들야들한 문어의 식감에 향긋한
올리브오일과 훈연한 파프리카 가루의 풍미가
더해지며 최고의 조화를 이룬다. 문어가
갈리시아에서 가장 흔히 먹는 해산물이라면
콩그리오(Congrio)는 아직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는 해산물이다. 최대 길이 3m,
무게 110kg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되기도 했던 콩그리오. 일명 죽음의 해안,
코스타 다 모르테(Costa da Morte) 항구에서
그 전설 속 존재 같은 물고기를
마주하고, 콩그리오 잡는 일 못지않게
힘든 갈리시아의 해산물 채취에 도전한다.
거센 파도를 피해 갯바위 구석에서
조금씩 긁어모으는 거북손(Percebes)과
차가운 개펄의 진흙 속에서
건져내는 꼬막류,
베르베르초(Berberecho)까지.
갈리시아의 해산물 요리에는 녹록지 않은
바다 마을의 삶이 깃들어 있다. 그 순수한 맛에
취한 채 행복했던 스페인 미식 여행을 모두
마무리한다.
■ 기획 : 김형순 CP
■ 방송일시 : 2025년 11월 24일(월) 11월 25일
11월 26일 11월 27일(목) 저녁 8시 40분
■ 연출 : 조승연 (아요디아)
■ 글/구성 : 이지원
■ 촬영감독 : 정경용
■ 큐레이터 :
이상훈 (스페인 미식 문화 큐레이터 · 요리사)
[출처]e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