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595회 미리보기

 

아버지의 산 자연인 채양묵

 

메마른 나뭇가지만 빽빽한 겨울 산.

그 속에 거짓말처럼 다른 세상이 있다.

계절마다 차례로 결실을 맺는 다양한 식물들과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나 청량한 계곡.

발길 닿는 곳마다 앞마당이 되는 이 드넓은

무릉도원에, 자연인 채양묵(58) 씨가 산다.

불편한 한쪽 다리와 성치 않은 손가락으로

이곳을 하나하나 가꿔온 지도 벌써 15년째.

그에게 있어 이곳의 삶은 감사한 선물이고

가슴 벅찬 사명이다.

 

철없던 시절, 오토바이 사고로 다리를 다치게 된

채양묵 씨. 다리를 절단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부상은 심각했다. 다행히 절단 수술은 면할 수

있었지만, 예전처럼 걷거나 마음껏 뛸 수는

없었다.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절망에

빠져 있었다는 그. 간신히 마음을 다잡고

일을 배우겠다며 서울로 향했고 그곳에서

금형 제조 기술을 배우게 된다. 몸이 불편한 것이

약점이 되지 않게 누구보다 열심히 일을

배웠지만, 불운의 사고는 또 찾아왔다.

기계 오작동으로 손가락을 다치게 된 것.

열심히 살아보겠다며 간신히 추슬렀던

어린 마음은 일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몸도 마음도 다친 채로 돌아온 고향.

그곳엔 아들의 미래를 누구보다 걱정하는

아버지가 있었다. 채양묵 씨의 아버지는

그때부터 황량한 산속 땅에 밭을 일구고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아들이 우여곡절 끝에

굴착기 자격증을 취득해 차근차근 자리를

잡아가는 동안에도 아버지는 쉬지 않았다.

일이 없을 때마다 아버지의 일손을 돕기 위해

산중을 찾았던 채양묵 씨. 당시엔 아버지가

이 산속에서 왜 그리 고생을 자처하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아버지에겐 그것이

삶의 마지막 목표였을지 모른다.

예기치 않은 사고와 부상 때문에 어쩌면

남들보다 더디고 힘든 길을 걷게 될지 모르는

아들이, 언제든 와서 쉴 수 있는 휴식처를

만들어야 한다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채양묵 씨는 어엿한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고, 아버지는

노환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온기가 사라져가는 터전. 아이들의

교육 문제 때문에 도시로 이사를 앞두고 있던

채양묵 씨는 고민 끝에 아버지의 터전을

지키기로 한다. 아버지의 산에는 아들에

대한 염려가 구석구석 녹아있었다. 아버지의

사랑에 보답하는 유일한 일은, 이곳에서

누구보다 알차게 살아가는 것. 그래서

그는 이곳에서 즐거운 삶을 열심히

가꿔가는 중이다. 겨울 계곡에서 누치를

잡아 회무침도 해 먹고, 밀가루 반죽에

꿩고기를 보관해 뒀다가 꿩장을 만들어

떡국도 끓인다. 곶감 청을 만들어 만능 고추장도

만들고, 어릴 적 잠시 배웠던 하모니카와

기타 연주도 다시 시작했다. 매일 한결같이

아버지의 터전을 돌며 건강관리를 하는 건

물론이다.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며, 이제 자신도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자연인 채양묵(58) 씨. 그의 이야기는

2024년 2월 28일 수요일 밤 9시 10분

MBN<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방송일시 : 2024년 2월 28일 (수) 오후 09:10

 

 

[출처]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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