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621회 미리보기

 

산골 로맨스 자연인 이현희, 강희자

 

모두가 가난했고, 힘들었던 세상살이를

유일하게 잊을 수 있는 곳이 있었다.

경상남도 하동에서 상경해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현희 (73)씨와 충청남도 홍성에서

올라와 종로 기술학원에 다니던

강희자 (71)씨에겐

을지로 국도극장 옆 위치한 ‘청궁 다방’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1977년의 추운 겨울, 눈 내리는 서울의

거리에서 빛나는 청춘을 꿈꾸던 두 사람은

감미로운 DJ의 목소리를 배경 음악 삼아

마침내 이곳, 청궁 다방에서 처음 만났다.

 

이렇듯 두 사람의 만남은 찬란했지만,

만남 뒤엔 거친 세상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현희 씨는 스물다섯 살에 입사한

제약 회사에서 약 20년 동안 수많은 땀과

눈물을 쏟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녀들이 태어나고, 더욱 큰 책임감으로

삶을 영위하던 어느 날, 영업부의 비리를

알게 됐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현희 씨는 자료를 모아 대표에게

전달했으나 영업부의 음해로 되려

자신이 좌천당하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스스로 사표를 쓰며 회사를 등진 채

나왔던 현희 씨의 마음은 그 누구도

쉬이 다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강인한 아버지이자, 믿음직한 남편이

되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회사에

대한 배신감 때문일까? 한 겨울임에도

자려고 누우면 온몸엔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희자 씨는 그런 그를 지켜보고만 있을 순 없었다.

현희 씨가 제약 회사에 다니는 동안,

부업으로 한복 액세서리를 만들었던

희자 씨는 본인의 손재주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무작정 향한 곳이 바로

광장 시장이다. 가정을 살리기 위해,

남편을 되찾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자, 희자 씨는 현희 씨에게

함께 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아무런

대책이 없었던 그는 아내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습관처럼 양복을 입고서.

자재와 짐을 나르다가 흰색 와이셔츠가

검게 물들었지만, 그건 아무렴 상관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꼭 같이 붙어 다녀야 해요.”

조붓한 숲길을 함께 걷고,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서로에게 입을 맞추다 보면

어느덧 두 사람의 시간은 1977년 겨울에

머물러 있다. 자연에서 펼쳐진

청춘 판타지, 시간을 거스른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는

2024년 9월 4일 수요일 밤 9시 1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송일시 : 2024년 9월 4일 (수) 오후 09:10

 

 

[출처]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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