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호자 씨의 전성시대 

주호자 씨 남편 최길용 씨

 전남 구례 산동마을 

산수유 

서울댁 호자 씨 

어머니 곁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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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자 씨의 전성시대

 

 산수유 열매로 붉게 물드는 전남 구례의 산동마을.

가을걷이가 한창인 그곳에서 주호자(71) 씨는 

풍요로운 한 때를 누리고 있다.

7남매를 키우느라 일생 일만했던 친정어머니를 

언젠가는 꼭 모시겠노라 다짐했던 호자 씨.  

16년 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어머니의 곁으로 내려왔다.

 

많은 이들은 청춘의 한때를 그리워하지만 

호자 씨는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가난한 집안의 7남매 중 맏이로 태어나 

입 하나 덜어보겠다며 열여덟에 시집을 갔다. 하지만 

순탄치 못했던 결혼생활. 열심히 살았지만 살림은 

나아지지 않았다. 병원에 갈 돈이 없어 삼 남매를 

모두 집에서 낳기도 했다.  산후조리도 못 한 채

 옷 장사에 나선 적도 있었다. 오직 자식들만 바라보며

 버텨온 인생이었다.

 

 

오십 무렵에 새 인생을 찾고자 이혼을 결심했고, 

어머니를 모시러 내려간 구례에서

 지금의 남편, 최길용(73) 씨를 만났다. 길용 씨는 

건설 현장의 크레인 기사로 일하던 중이었다.

 번듯한 외모와 성실한 태도,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호자 씨. 그녀와 같은 

처지였던 길용 씨도 마음이 끌리기는 마찬가지였고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며 

두 사람은 부부가 됐다.

 

조금은 늦게, 호자 씨의 인생에 찾아온 즐거운 나날들. 

말수 적고 무뚝뚝한 남편이지만 필요할 땐 언제든 

손과 발이 되어 주니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늘 든든하다.  화통하고 친화력 좋은 호자 씨는 

노인 회장까지 맡아  어르신들의 식사도 챙기는 등 

살가우니 어느새 마을에서도 사랑받는 막내가 됐다. 

부부에겐 일 년 농사 중 가장 큰 일이 산수유 열매 

수확 일손 보태겠다며 호자 씨네 삼 남매가 찾아왔다.

  오랜만에 두 딸과 옛이야기에 푹 빠진 호자 씨,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걱정 없이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는 호자 씨

황혼녘에 찾은 인생의 전성기다.

 

#  ‘서울댁’ 호자 씨, 어머니 곁으로 돌아오다

 

온 세상이 노란빛, 붉은빛으로 무르익어가는 계절

가을이면 붉은 산수유 열매가 한창인 전남 구례의

 산동마을에도 가을걷이가 한창인데...날다람쥐처럼 

산과 들을 누비며 풍요로운 한때를 즐기는 한 사람,

 미소가 아름다운 여인, 주호자(71) 씨다.

 

가난한 형편에 7남매 키우느라 허리가 굽을 정도로

 일생 일만 한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늘 다짐해왔던 호자 씨다. 16년 전,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지시자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어머니의 곁으로 

내려왔다.  지금은 윗집, 아랫집에 살며 매일같이

만난다는 모녀.호자 씨는 어머니의 말벗도 돼주고 

입맛이 없다 하시면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팥 칼국수도 뚝딱 만들어 대접한다. 날 좋을 땐 고

운 옷 나눠 입고 지리산 자락으로 단풍 구경도 간다. 

조금은 늦었지만, 호자 씨는 어머니 곁에서

 효도할 수 있는 지금이 좋다. 

 

 

 

 

 # 모질게 떠나보낸 나의 청춘  

 

호자 씨에게 젊은 날은 아픈 기억이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순간이다. 가난한 집안의 7남매 중

 맏이였던 호자 씨.자식들을 먹여 살릴 길을 찾아

 부모님은 고향 해남을 떠나 구례로 왔다.

하지만 산골생활에서 살림은 쉬이 펴지지 않았고, 

아버지는 열여덟 딸을 중매쟁이의 손에 시집보냈다.

 

하지만 순탄치 못했던 결혼생활.잘살아 보겠다며

 열심히 일했지만 남편의 잦은 재산 탕진으로  

마음 편할 날이 없었던 호자 씨. 인생은 고달팠다.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한 채 홀로 집에서 

삼 남매를 낳아야 했다.자식들을 키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제대로 산후조리를 못 한 채 옷을 팔러

 나서기도 했다. 

 

무던히도 버텨온 삶이었다. 

자식들을 장성시킨 후 새로운 삶을 살고자 이혼을

 결심했고, 5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자유의 몸이 

되었다. 구례에 내려와 친정어머니의 병간호를 

하던 중호자 씨 앞에 운명의 남자가 나타났으니, 

지금의 남편 최길용(73) 씨였다. 

 

 # 늦게 온 사랑, 길용 씨  

 

남편을 처음 본 순간, 훤칠한 외모와 성실한 태도가

 마음에 쏙 들었다. 젊은 시절 중동에서 크레인 기사로

 일했던 길용 씨도 50대 후반 혼자가 된 처지였다. 

길용 씨도 호자 씨의 밝은 미소와 여린 모습에 

마음이 끌렸고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다독여주며

마음을 열게 된 두 사람은 조금 늦었지만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비록 말수는 적고 표현에도 서툴지만 늘 함께하기에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든든한 남편.

맛있는 음식, 좋은 것이 생기면 늘 장모님부터 먼저

 챙기니 호자 씨는 그저 고마운 마음뿐이다.

 

 # 붉게 물들어 가는‘황혼의 청춘’

 

“현재가 내 인생의 전성기야, 지금이 가장 좋으니까...”

 

어머니 곁으로 내려와 시골 생활 16년 차. 호자 씨

는 하루하루가 즐겁다. 제 한 몸 부지런히 움직이면

 일 년 내내 그득한 곳간. 먹고 사는 데 걱정 없는 

이곳 생활이 너무나 좋다. 젊은 시절엔 누리지 못한

 풍족함이다. 게다가 노인회장을 맡아 십여 년간

 어르신들의 저녁을 챙기며 살가우니 마을 어르신들의

 예쁨도 독차지.어르신들은 무엇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 하고, 바쁠 때면 일손을 보태러 와주신다.

 

호자 씨 부부에겐 일 년 중 가장 중요하다는 산수유 

농사.  수확이 가까워지자 손을 보태겠다며 호자 씨네

 삼 남매가 찾아왔다.  오랜만에 왁자지껄해진 집안, 

손주들까지 온 가족이 모이니 호자 씨 마음이 

흐뭇하다. 호자 씨가 재혼 얘기를 꺼냈을 때 누구보

 기뻐해 준 건 자식들이었다. 홀로 된 엄마가 늘 

걱정이었던 삼 남매. 엄마를 살뜰히 챙기는 길용 씨를

 보며 마음의 문을 열었고, 이제는 엄마 인생에도 

행복이 찾아왔다며 마음을 놓았단다.

 

이제야 찾아온 내 인생의 전성기. 

호자 씨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다. 

산수유 열매가 알알이 붉게 익어가는 가을날

‘황혼의 청춘’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방송 일시  : 2018년 11월 19일(월)~11월 23일(금)

 

  채    널 : KBS 1TV 07:50 ~ 08:25

 

  프로듀서 : 이은수

 

 제    작 : 타임프로덕션(02-761-6921)

 

연출, 촬영 : 강효헌 / 글․구성 : 강유정

 

  보도자료 문의 : 이은교 취재작가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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