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다섯 맏이 윤화 

경북 문경 산골 마을

 넷째 동생 상수

 엄마 선아 씨 





동행 189회 미리보기 


열다섯 맏이 윤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열다섯 맏이, 우윤화

경북 문경의 한 산골 마을.

 동네방네 이웃 마을까지도 소문난 아이가 있다. 

바로 가은마을 5남매의 맏이, 15살 윤화다. 식당일과

 농사일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윤화는 소 여물

 챙기기부터 각종 집안일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하지만 윤화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는 따로 있다. 



바로 넷째 동생 상수 돌보기다. 어릴 적 받은

 뇌종양 수술을 받고 평생을 재발 위험 속에서 

살아야 하는 상수. 9살 상수는 아직 혼자 걷는 것도

 의사 표현도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수가 혼자 

걷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재활 치료. 그러나 

재활치료가 가능한 복지관에 자리가 나지 않아 

2년째 대기만 하고 있다. 이런 답답한 현실에 결국

 윤화는 상수만을 위한 특별한 재활 훈련을 시작했다.

 늘 상수가 1등을 도맡는 5남매의 달리기 시합과 

웃음이 끊이지 않는 숨바꼭질. 온 가족이 손발을

 맞춰야 하는 이 놀이를 통해 상수는 힘든 재활 

훈련도 즐겁게 해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상수와 

가족들을 보며 윤화는 내일도, 모레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뛰어다닐 힘을 얻는다. 





엄마의 힘, 윤화

이처럼 야무진 맏이, 윤화 덕분에 부모님은 마음의 

짐을 덜어놓은 채, 밖에서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엄마의 마음이 완전히 홀가분한 건 아니다. 

힌국으로 시집을 오기 전. 베트남에서 나고 자란 

엄마 선아 씨는 12남매의 큰딸로, 집안의 농사일을

 돕고, 동생들을 챙기며 살았다. 그래서 끝이 없는

 집안일과 혼이 쏙 빠질 것만 같은 동생들 속에서도

 묵묵히 맏이로 살아가는 윤화를 보면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늘 안쓰럽기만 하다. 윤화 

만큼은 자신처럼 살지 않았으면, 윤화 만큼은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마음껏 욕심내며 ‘장녀’가 아닌,

 ‘우윤화’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5남매를 먹여

 살리기 위해 밤낮없이 뛰어야만 하는 현실은

 참 마음 같지가 않다. 그래서 늦게라도 윤화의

 지친 하루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지만, 밤이슬과

 함께 집으로 들어가면, 오히려 그 작은 어깨에 

자꾸만 기대게 된다. 5남매의 맏이인 이 아이가 

엄마에게는 하나뿐인 친구이기에 엄마는 윤화의 

그 작은 어깨가 포근하면서도 못내 미안하다.


맏이의 운명

생채기투성이인 엄마의 마음마저 다독이는 첫째, 

윤화. 윤화를 이토록 어른스럽게 만든 건 지난 

15년의 세월이었다. 상수 때문에 끝없이 눈물 짓는

 엄마,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일터에서 갖은 멸시를

 받으면서도 가족을 위해 고된 식당일을 해내는 

안쓰러운 엄마.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며 자란 

윤화는 자연스레 어떻게 하면 엄마를 더 도울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엄마의 걱정거리인 상수를 

더 잘 챙길 수 있을지 고심하게 됐다. 또한 

힘들어하는 엄마 앞에서 나마저 무너지면 안

 되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다. 그래서 윤화가 선택한

 방법은 참는 것이었다. 서운함이나 속상함과 같은

 못난 감정들을 꾹꾹 눌러 숨기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엄마의 눈을 속일 수는 없는 법. 여느 또래

 아이들처럼 격한 감정이 터져 나와도 시원찮을 텐데,

 오히려 모든 걸 홀로 삭히는 윤화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붉어진 눈을 감출 새도 없이 눈물이 흐른다. 

도대체 ‘맏이의 운명’이란 게 무엇이길래, 이리도

 마음을 힘들게 하는지.,,엄마에게도 윤화에게도 

쉽지가 않다.


방송일시 :

 2018년 12월 22일(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이경묵 / 프로듀서 : 김석희

 / 제작 : 타임 프로덕션

연출 : 전호찬 / 글. 구성 : 윤선영 / 

조연출 : 장혜지 / 서브작가 : 임수민


[출처] kbs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