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나의 정원으로 오라 

당신과 함께 봄봄

스님의 뜰 수선사 

오지의 산골 꽃밭 

편백나무 숲길 따라 

내 인생의 모든 것


 


한국기행 493편 미리보기 


나의 정원으로 오라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하루하루.

내 삶이 어디로 가는지 

문득 의문이 들 때 나만의 정원으로 나가보자.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마당 한구석에 핀 작은 들꽃, 현관 앞 화분, 

탁자 위 꽃 한 송이라도 충분하다.

물을 주고, 씨앗을 심고, 땅을 밟고, 흙을 만지는 일은 

다친 마음을 치유하는 특효약이다.

목표에 매달린 채, 속도에 사로잡혀 사는 

우리의 습관을 내려놓는 장소다.

우리를 ‘온전한 나’로 이끄는 공간, 정원.

그곳에서 행복과 쉼,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1부. 당신과 함께 봄봄 – 5월 6일 (월) 밤 9시 30분 


부산에서 차로 30분.

세련된 도시에서 정겨운 시골 마을로 풍경이 바뀌는

이곳 대룡마을에 김종근, 김미희 부부가 산다.

길가에 핀 꽃 한 송이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부부의 정원에도 봄이 완연했다.


“전 감독이고요, 남편은 머슴이에요.”


80년 된 한옥 마당에 갖가지 들꽃과 나무,

오두막 쉼터까지 만들어 놓은 부부가

 다시 삽을 들었다.

오늘은 부부가 꽃밭을 만드는 날!

관리가 쉽지 않아 그동안 버려뒀던 연못을 메워

연잎과 닮은 토란을 심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아내 미희 씨는 말로만 일하고

정작 힘쓰는 일은 남편 종근 씨가 도맡아 하는데…

대학 새내기 때 만나 38년째 아웅다웅~

과연 부부는 꽃밭 만들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


바다와 항구, 도시가 어우러진 경남 창원시.

 도시의 갑갑함으로부터 벗어난 산골짜기에서

권병림, 윤정자 부부가 올해 첫 농사를 시작했다.

“아내가 행복하면 저도 행복해요,

 그걸 이제야 알았어요.”


부부가 키우는 농작물은 바로 꽃!

계절별로 다양한 꽃을 키워 꽃차를 만든다.

하지만 올해는 무슨 일인지 모종 심기가 늦어졌다.

이유인즉슨, 아내 정자 씨가 깜박 잊고

하우스 문을 열어놓지 않아 

1년 농사 모종이 녹아버렸기 때문.


이쯤 되면 큰소리가 오갈 듯한데…

인생의 거친 파도를 함께 넘긴 부부답게

대수롭지 않다는 듯 하하 호호다.

사실 이들이 귀농한 이유는 병림 씨의 사업실패 때문.

힘들었던 그 시간을 꽃으로 위로받은 부부는

이 꽃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황혼의 나이에도 꿀이 뚝뚝~ 달달한 두 사람.

사랑의 꽃이 만발한 노부부의 정원을 거닐어본다.





 2부. 스님의 뜰 – 5월 7일 (화) 밤 9시 30분 


<수선사>

전화번호 055-973-1096

경상남도 산청군 산청읍 웅석봉로154번길 102-23 

지번  내리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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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5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상호,정보 ,위치,전화번호,방송,tv

주소,어디,지도,연락처,촬영지,장소 )


지리산 동남쪽 마지막 봉우리,

운석봉 자락에 오래된 정원이 있다.

넓은 연못과 잡초 하나 없이 정갈한 산사는

이곳 수선사의 주지, 여경 스님이 일군 정원이다.


“모든 존재는 자기의 자리가 있는 거예요.”


새벽부터 호미를 들고 산사를 누비는 여경 스님.

스님의 수행처는 바로 이곳, 정원이다.

잡초 제거부터 소나무 전정, 모종 식재까지…

정원지기로서 여경 스님의 역할은

정원의 생명들에게 제 자리를 찾아주고

그 자리의 주인공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그런데 갑자기 연못에 뛰어든 여경 스님.

대체 무슨 일일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시키지 않아요.”


스님은 선방 다니던 시절부터 돈이 생기면

다랑논 한 필지씩 사들여 정원을 만드셨다.

지난 30년간 매일같이 해 온 정원 만들기는

지금까지 현재진행형.

여경 스님이 바라는 정원은 어떤 걸까?

정원에 온 사람들이 무엇을 깨닫길 바라시는 걸까?



 3부. 오지의 산골 꽃밭 – 5월 8일 (수) 밤 9시 30분 


경남 거창군 해발 700m의 산골 마을 용암리에는 

어디가 집터고, 어디가 꽃밭인지

분간이 어려운 정원이 있다.

바로 이동진·김미정 씨네 얘기다.


“이 밑에 온갖 꽃씨가 다 숨어있어요.”


날이 따뜻해지자 미정 씨가

온갖 꽃씨를 여기저기 흩뿌린다.

자연의 씨앗이 바람을 타고 날아와 심어지듯 말이다.

언제, 어느 자리에 필지 모르는 꽃을 기다리는 게

정원을 가꾸는 재미라는 아내 미정 씨.

그런 아내의 꽃밭에 더 많은 꽃이 피어나길 바라며

잡초 뽑기에 나선 남편 동진 씨가 

그만 잡초가 아닌 꽃을 뽑아버리고 말.았.다?


도시 생활에 지쳐 자연을 찾아온 부부.

귀농 9년 차지만 아직도 서툴고 모르는 게 많다.

이웃들의 도움으로 오미자 농사도 배우고

정원의 식구 늘리는 재미에 봄날 가는 게 아쉽다는

이동진·김미정 부부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


강원도 영월, 4월에도 얼음이 녹지 않는

이 골짜기의 유일한 주민,

국운교·백현숙씨 부부는 지금 위대한 도전 중이다.


“아프리카에서 자라는 식물이 

해발 650m에서 피는지 적응시켜 보는 거예요.”


2년 전, 부부가 이곳으로 들어올 때

가장 많이 가지고 온 짐은 꽃과 나무였다.

그 양만 화물차 6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태양열로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냉장고 없이 생활해야 하는 오지의 환경에서

이 많은 식물을 키워내는 건 쉽지 않은 일…

대부분은 아프리카 같은 열대지역에서 왔기에 

온실을 따로 만들고 날씨에 따라

하루에도 몇 번씩 화분을 집안에 들이고 내놨다.

하지만 꽃과 나무만 건강하다면

부부에게 이런 노동은 행복 그 자체!


올해는 집 위아래 비탈을 일궈 

꽃동산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는데…

이 부부… 이렇게 놔둬도 괜찮은 걸까?

오지의 정원에서 내일의 행복이란 꽃을 키우는

국윤교·백현숙 부부를 만나본다.

 




 4부. 편백나무 숲길 따라 – 5월 9일 (목) 밤 9시 30분 


경남 통영, 편백나무 숲지기 길덕한 씨는

오늘도 새벽부터 숲으로 가 나무들과 인사한다.

20년 전 아토피가 너무 심해

외출은 물론 일상생활도 힘들었다는 

덕한 씨를 구해준 건 다름 아닌 편백이었다.

우연히 접한 편백나무를 가까이 하다 보니 

아토피가 호전된 것.

그 길로 덕한 씨는 편백나무가 있던

 키위밭을 일궈 숲을 만들었다.


“편백나무로 인해서 저도 건강해졌으니

숲을 계속 관리해줘야죠.”


숲을 만든 것으로는 성에 안 차는지

덕한 씨는 편백나무 씨에서 자연 발화한

1년짜리 묘목은 온실에서 키워 숲에 심고

피톤치드 생산량이 줄어든 25년 이상의

고목들은 베어내 숲을 늘 건강하게 순환시키고 있다. 

그리고 매일 아침 맨발로 숲을 산책하는 덕한 씨.

그런데 길에 뿌리는 것은?


“당신 나무 박사 다 됐네.”


이런 길덕한 씨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건

 아내 임영순 씨.

예쁜 나무만 봤다 하면 상의도 하지 않고

몇 트럭씩 몰래 사 오는 남편 때문에 속이 상하지만,

지금의 건강한 남편을 있게 해 준 편백나무이기에

함께 숲을 가꾼 지 20년.

남편 못지않은 숲지기가 되었다.


봄이면 어린 편백잎으로 밥이며 차를 만들어 먹으며

건강을 챙긴다는 길덕한·임영순 부부가 사랑하는

 숲속을 함께 거닐어 보자.



 5부. 내 인생의 모든 것 

– 5월 10일 (금) 밤 9시 30분 


전남 담양에 사는 유영길·신희정 씨 부부는

요즘 정원을 재정비하느라 한창이다.

지지하던 수백 그루의 대나무들이

세월이 지나면서 낡아 부서졌기 때문이다.


15년 전, 유영길 씨는 퇴근 후

이곳에 와 나무와 꽃을 심으며 정원을 일궜다.

친구도 만나지 않았고 아내에게도 비밀이었다.


“돈에서의 기쁨은 느껴 보지 못했어요.

꽃을 심으면서는 그 무엇보다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결국 5년 만에 아내, 희정 씨가 알게 됐지만

예상과 달리 희정 씨는 반대 없이

 남편의 정원 일에 동참했고

지금은 남편 못지않은 정원 예찬가가 되었다.


꽃이 피기 전 새순이 돋는 지금이

정원생활자로서 가장 바쁘지만

또 가장 생동감 있는 정원을 볼 수 있어

 기쁘다는 부부.

삶의 일부이자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공간.

부부에게 정원은 그런 곳이다.


-


여기 반세기가 넘는 시간을

 정원 가꾸기에 바친 사람이 있다.

광산김씨 문숙공파 김선봉 선생의 

9대 종손 김재기 씨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300년 된 고택을 중심으로

19살 때부터 매년 100그루의 편백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고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좋아하셨던 상록수를 심어

사철 푸른 정원을 만들었다.


“‘우리 할아버지는 세상을 잘 사셨구나’

손주들이 그런 평가를 해주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저 종손으로서 조상님들의 산소 주변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은 마음에서 가꾸기 시작한

 정원이 60년이 지난 지금은 손자, 손녀들의

 놀이터가 되었다.김재기·이영자 씨 부부는 생각한다.

정원을 가꾼 일이 평생에 있어 제일 잘한 일이라고…


방송일시 : 2019년 5월 6일(월) ~ 5월 10일(금)


기획 : 김 민 

글, 구성 : 정경숙

촬영, 연출 : 최규상

(㈜ 프로덕션 미디어 길)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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