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열한 살 보수의 자장가

 엄마 같은 누나

 보수 보성 남매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싶은 할머니  

낡은 멜로디언 




동행 216화 미리보기 


열한 살 보수의 자장가


엄마 같은 누나, 보수 

보수(11) 보성(9)이 남매가 할머니와 함께 산 지

 2년째. 늘 창백하게 아픈 얼굴로 있던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아빠마저 타지로 떠나면서 

할머니 품에 안겼다. 새벽부터 나가 일하는

 할머니를 대신해 동생 보성이의 등교 준비를 

챙기는 건 두 살 터울의 누나다. 세수시키고

 아침밥을 챙겨주고 교실 앞까지 데려다주는

 누나. 하교 후에도 공부를 가르쳐주고 동생을

 돌보는 일이 자연스러운 ‘엄마 같은’ 보수다.

 보수가 동생 보성이를 끔찍이 챙기는 건, 

바로 엄마를 대신해주기 위해서였다. 늘 동생이

 먼저인 보수가 소중하게 여기는 건, 낡은

 멜로디언이다. 건반이 모자라 두 손으로

 연주할 수도 없는 멜로디언이지만, 보수는

 왠지 그런 멜로디언이 엄마가 없는 자신과

 닮은 것 같아 애착이 간다.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싶은 할머니 

할머니가 손주들을 품에 안은 지 6년째. 

대장암으로 병원을 오갔던 며느리 대신이었다.

 그렇게 꼬박 4년을 암 투병하던 며느리가 

2년 전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손주들을 키워야 

하는 건 고스란히 할머니 몫이 되었다. 엄마를

 잃고 슬퍼하는 손주들이 가여워 피아노를

가르쳤던 할머니. 없는 형편이지만, 피아노를 

배우며 점점 웃음을 찾은 손주들을 보면서

 밭일에 식당일, 요양보호사 일까지 하며 

몸이 두 쪽이 나도록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애쓰는 할머니다. 이런 할머니의 마음을

 알아주는 기특한 손주들. 고사리 손으로 

일손을 거들어주고 날마다 재롱잔치를 해주니

 할머닌 금세 기운을 얻는다. ‘내 딸’, 

‘내 아들’이라고 부를 정도로 각별한 손주들에게

 할머니는 어떻게든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싶다. 




사실은, ‘엄마가 보고 싶어요’ 

늘 밝고 웃음이 많은 보수지만, 엄마 이야기만

 나오면 금세 시무룩해진다. 할머니가

 속상할까 봐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엄마’라는

 이름조차도 삼켜야 했던 보수. 그래서 보수의

 마음속에 더 깊은 그리움으로 남은 엄마다. 

그런 보수가 유일하게 그리움을 마음껏 

표현하는 건, 엄마가 불러주던 ‘섬집아기’를 

멜로디언으로 연주할 때다. 엄마가 남긴 유품, 

자신의 성장앨범을 받아들고 잠자리에서도 

엄마가 불러주던 자장가를 부르던 보수가 

보고 싶은 엄마를 보러 가는 길. 한참을 

서럽게 울던 보수가 ‘동생 잘 키우고 있으니까

걱정 마’하며 오히려 엄마를 안심시킨다. 

그런 누나를 위로해주는 동생 보성이. 서로의 

그리움과 상처를 보듬는 남매다. 보수는

 오늘도 천국에 있는 엄마가 편히 잠들길

 바라며 자장가를 연주한다.


방송일시 : 2019년 6월 29일(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최형준 / 프로듀서 : 김석희 / 제작 : 에이플스토리

연출 : 지용주 / 글. 구성 : 이지선 / 조연출 : 서일수 / 서브작가 : 김다은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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