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산 우물과 소년

 열네 살 산골소년 두영이의

 하루 일과 바다낚시

 우물을 길어와 집에 있는

 고무통에 채우는 일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동행 222화 미리보기 


산 우물과 소년 


열네 살 산골소년의 하루 일과

두영이의 중요한 하루 일과는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우물을 길어와 집에 있는 고무통에 채우는

 일이다. 여러 번 반복해야 고무통을 채울 수

 있지만 단 한 번도 물 뜨는 일을 거른 적 없는

 두영이. 이렇게 물을 길어오는 이유는 올해

 일흔 넷에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때문이다. 

두영이가 길어오는 물은 적은 생활비에 

공과금이라도 아끼려는 할머니에겐 큰 힘이 

된다. 더운 여름 시원하게 목을 축일 수 있는

 것도, 수도세 전기세 걱정 없이 손빨래를

 할 수 있는 것도 모두 두영이의 우물물 

덕분이다. 두영이의 우물물을 기다리는 건

 할머니 뿐 아니다. 폭염에 갈라지는 밭에도

 물을 대줘야 하고, 두영이가 아끼는 강아지와

 고양이도 두영이의 물을 기다리고 있다.

 열네 살 소년의 몸으로 물동이를 지고 가는 것이

 힘들지만 그 고됨을 달래주는 것도 우물물이다.

 우물물에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나면 한 여름

 더위도 싹 가신다. 두영이에게 우물은 마음껏

 쓸 수 있고, 마음껏 써도 되는 유일한 존재다. 

    




할머니를 위한 낚시 

두영이를 키우기 위해 안 해본 일 없던 할머니. 

작년, 다리를 다친 후로 긴 걸음도 못한다. 

유일한 돈벌이였던 공공근로도 못 나간 지

 1년째. 꼼짝없이 집에 메인 몸이 되었지만

 밭일에, 살림에 아직도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다. 할머니가 아끼는 건, 각종 공과금과 

병원비. 보조금으로 생활을 이어가려 병원 

가는 것도 미루고 아픈 다리로 작은 농사를 

지어 먹는데... 그런 할머니의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안 좋은 두영이. 할머니는 긴 걸음 

오래하지도 못하지만 이가 다 빠져서 매번 

두부로 식사를 끝내기 일쑤다. 안타까운 마음에

 두영이는 가끔 바다로 낚시를 간다. 줄낚시로

 고기를 낚아오면 할머니가 어죽으로 만들어서

 드시기 때문인데 어쩐지 요즘은 

통 바닷물고기의 입질이 없다. 안타까운 마음에

 직접 낚싯대를 만들어 바다낚시를 향하는 두영이.

 할머니를 위하는 마음이 전해질 수 있을까. 




산 우물과 소년 

비가 오는 날이면 두영이는 더 바빠진다. 더워서

 빼놓아뒀던 창문도 다시 끼워야 하고 비만 오면 

불통이 되는 TV 안테나도 손봐야 한다. 혹여

 빗물이 섞여 우물이 더러워질까 우물에 덮개를

 덮어 돌을 얹어두는 것도 잊지 않는다. 지난 

태풍 때 비 피해를 심각하게 입었기 때문이다. 

이번엔 두영이가 날쌔게 움직여서 비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비가 온 다음날 

할머니의 무릎이 더 안 좋아졌다. 아픈 무릎 

때문에 할머니가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 

할머니는 두영이에게 통장을 쥐어주며 은행 

심부름을 시킨다. 하지만 약속된 돈이 들어오지

 않아 두영이는 빈손으로 집에 돌아가게 

되는데... 땡볕에 가쁜 숨을 몰아쉬며 집으로

 걸어가는 두영이의 고민이 깊어진다. 하루

 빨리 할머니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싶은

두영이의 마음. 그 간절한 마음은 이뤄질까?


방송일시 : 2019년 8월 17일(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최형준 / 프로듀서 : 김석희 / 제작 : 에이플스토리

연출 : 김가영 / 글. 구성 : 이은진 / 조연출 : 이태경 / 서브작가 : 정성령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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