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3일 672회 미리보기

 

섬의 축복, 봄나물

-울릉도 평리마을 72시간-

 

봄 소풍, 봄노래, 꽃놀이. ‘봄’ 하면 떠오르는

달콤하고 여유로운 느낌. 그러나 뭔가 좀

다르다는 울릉도의 봄! 울릉도에 색색의 꽃보다

더 자주 보이는 것은 싱그러운 초록빛 뽐내는 

나물. 그리고 마치 꽃처럼 화사한 옷을 입은

나물 밭의 사람들.

 

-울릉도 평리마을, 봄나물이 가득한 밭

 

화산섬 울릉도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나물들은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미 육지에서도

너무나도 유명한 명이나물과 세 가지 맛이 나서

삼나물로 불린다는 눈개승마, 울릉도 대소사에는

빠지지 않는다는 고비 등 다양한 나물들이

밭에 가득하다.

 

봄나물 향 가득한 울릉도를 만나기 위해

<다큐멘터리 3일>이 울릉도 평리마을을 찾았다.

 

 

 

 

# 울릉도는 지금 봄나물과의 전쟁!

 

-울릉도 봄나물 대표 중 하나인 명이,

두 잎 중 한 잎만 채취해야 하므로 손이 많이 간다.

 

-2004년 울릉도의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많은 농가에서 농업용 모노레일을 설치했다.

-소고기보다 비싸다는 울릉도 고비.

잔털 때문에 다듬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울릉도의 밭에는 나물이 빼곡하다. 눈이 녹기

시작하는 봄의 초입부터 나물을 채취하는데,

봄이 끝나면 밭에 남아있는 나물들은

억세지므로 상품성이 저하되어 채취 및

판매가 힘든 경우가 많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나물의 놀라운 성장 속도에 울릉도

주민들은 숨 돌릴 틈도 없이 하루하루 바쁘게 

나물을 뜯는다.

 

 

-육지에서는 산마늘로 불리는 명이.

줄기 부분을 먹으면 알싸한 맛이 난다.

 

고깃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명이나물장아찌.

그 명이나물로 유명한 것이 울릉도이다.

이 명이나물의 이름에는 울릉도 개척민들의

삶의 애환이 녹아있다. 육지에서는 이것은

산마늘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울릉도에서는

개척 당시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 사람들의

명을 이어줬다고 해서 명이나물이라 불린다.

 

“여기는 지금 나물 전쟁이에요, 나물 전쟁.”

- 홍옥희 / 평리마을 주민

 

나물 전쟁이라고 말할 정도로 쉴 틈 없이

일하는 사람들. 해가 뜨면 집에서 나와

밭으로 간다. 오랜 시간 허리를 숙여

나물을 캐고 집에서는 나물을 다듬는다.

 

나물을 다듬었지만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배가 자주 다니지 않고 그것마저도 바다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육지로 나가기 힘든

울릉도의 특성상 나물을 생채로 내보내기가

힘들다. 나물은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싱싱한

모습을 잃기 때문에 울릉도 나물은 대부분

건채 상태로 유통된다. 그렇기에 다듬은

나물을 삶고 말리는 과정도 필요하다.

 

많은 집들이 저마다 나물 삶는 기계나 아궁이와

가마솥을 설치해두었다. 많은 양의 나물은

기계를 이용하여 삶는다. 그러나 기계는 한 번

삶는데 드는 기름값이 약 2만 원 정도로 꽤

비싸다. 그래서 적은 양의 나물은 가마솥에

불을 지펴 삶거나 주방에서 큰 냄비에 삶는다. 

 

-나물 말리는 중.

나물의 종류와 건조 시간에 따라 색이 다르다

 

-봄에는 마당 어디에서나

나물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삶은 나물은 잘 마를 수 있도록 뭉치는 곳 없이

골고루 펴주고 바람이 불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이틀 정도 말려주어야 한다.

 

높은 일의 강도와 빽빽한 일정으로

지친 몸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내일도

나물 밭으로 간다.

 

 

 

 

# 황금산을 오르는 사람들

 

육지 가서 살아보다가 여기오면

황금산이라고 보고 황금이라고 생각해야지

-추재호 / 73세

 

울릉도 명이나물은 밭에서 재배하기도 하지만

산에서도 자생한다. 산에서 자라는 ‘산명이’를 

채취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산림조합에서 내주는

허가증을 받아 이른 아침부터 산에 오른다.

허가증이 없는 사람은 채취할 수 없으며,

매년 약 20일 정도의 정해진 기간에만 채취가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울릉도 주민들이

이 기간에 산을 오른다.

 

사람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의 명이나물은

이미 대부분 채취가 끝난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다들 쉽게 접근하기 힘든 숨겨진 곳을

찾아 산을 오르는데, 명이가 자생하는 곳은

가파른 경우가 많아 가끔은 위험한 일도 일어난다.

 

그런데도 누군가는 이곳을 황금산이라고 부른다.

자신의 밭이 없는 사람도 허가증 하나만 있으면

산명이로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울릉도에 3년을 거주한 사람은 요금을 내면

그해의 허가증을 받을 수 있는데, 허가가

쉬운 데 반하여 산명이는 높은 가격을 자랑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 배낭을

짊어지고 산으로 간다.

 

# 사람을 부르는 봄나물

 

봄의 울릉도는 언제나 일손이 부족하다.

봄나물 대부분은 조금만 수확 시기를 지나도

억세지기 때문에 짧은 기간 안에 최대한 많은

봄나물을 캐야 한다. 그러다 보니 외부에서

인력을 부르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끼리

품앗이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인력이

부족한 경우 타지에 사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모으기도 한다.

 

시간이 열 시간 넘게 걸려요. 여기 오려고 하면...

동생이 언니야 여기 놀러 오라고 해서 왔더니만

놀러 오는 게 아니네.

-이난옥 / 동생 도우러 영종도에서 온 언니

 

영종도에서 온 언니 이난옥 씨. 여동생을

도우러 열 시간을 달려 울릉도에 왔다고 한다. 

그리고 밭에서 역시 남동생을 도우러 온

사돈들도 만났다.

 

저희는 여름휴가를 이때 사용해요

너무 바쁘니까 일손이 없어서

-박영주 / 40세

 

시흥에 살고 있다는 박영주(40) 씨 역시

봄나물로 바쁜 부모님을 돕기 위하여

여름휴가를 당겨쓰고 가족들과 울릉도를 방문했다.

 

봄나물로 바쁜 최주식(66) 씨를 돕기 위하여

집을 방문한 손용권(66) 씨와 도금열(66) 씨.

어렸을 적 울릉도에서 나고 자란 동창이었던 셋.

울릉도를 떠나 육지에서 생활했지만, 나이를

먹고 울릉도로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 다시 모인

울릉도에서 나물과 함께하는 그들. 나물이

불러들인 소박한 동창회가 열렸다.

 

봄을 즐기기에는 너무나도 바쁜 일상,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웃음을 잃지 않는다.

피어난 봄나물과 함께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은 봄나물과

함께하는 그들의 일상을 담아냈다.

 

<다큐멘터리 3일> 672회, [섬의 축복, 봄나물 

– 울릉도 평리마을 72시간] 편은 오는 4월 25일

밤 11시 05분 KBS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 : 배용화

글, 구성 : 석영경

조연출 : 김동규

취재작가 : 김은빈

내레이션 : 양희경

방송 : 2021년 04월 25일 23시 05분 KBS2

 

[출처] kbs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