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466회 미리보기
맛나다 내 인생! 자연인 김태규
고향을 떠난 지 50여 년 만에 다시 고향 산천을
찾은 자연인 김태규(61세) 씨. 바위가 많은
지형 덕에 장대 집게를 한 몸같이 여기고 빻은
산초 잎을 온몸에 바르며 매일같이 독사와
사투를 벌여야 하지만, 가끔 산사태로 큰 물길이
만들어지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일어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인은 이 산이 무척
마음에 든다. 물론 지금은 사랑해 마지않는
산골이지만 한때는 달아나고 싶은 시절도 있었다.
안타깝게도 어릴 적 그에겐 산을 누빈 아름다운
추억이 없다. 산 중턱에 있는 염소 목장을
오르며 맡은 지독한 악취만이 기억 속에
자리할 뿐. 엄한 아버지는 자연인을 학교에
보내는 대신 염소 목장에서 일하게 하셨다.
매일 어머니가 싸주신 보리밥 도시락을 먹으며,
언제까지 목장에서 일할지 막막하기만 했던
자연인. 지겨웠던 보리밥을 염소에게 양보하고
음식을 먹지 않는 날들이 많아지자 한계에
다다른 작은 몸은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는 “이대로 살면
죽을 테니 집을 떠나거라” 말씀하셨고 그는
가출을 결심, 아버지에 대한 미움을 끌어안은 채
평택행 열차에 올랐다. 주린 배를 움켜잡고
들어간 역 근처 중국집엔 운명처럼 고향 형님이
일하고 있었다. 숙식을 해결해야 했던
14세의 어린 소년은 형님의 소개로 중국집에서
일하게 됐고 양파 까기부터 시작해 자전거를
타고 짜장면을 배달하길 5년, 그는 19세의
젊은 나이에 주방장이 되었다.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고 시작한 장사는 성공적이었다.
IMF 외화위기 시절에도 호황을 누리며 5명의
배달기사를 둘 정도였으니. 하지만 시련은
늘 그렇듯 행복할 때 찾아오고 말았다.
식도암 수술을 받고 10년간 잘 버텨온 아버지가
갑작스레 돌아가시고 만 것. 한때는 밉고
원망스러웠던 아버지였지만 그래도 아버지란
사실은 변할 리 없다. 아버지를 고향 땅에 묻고
그 곁을 지키기로 마음먹은 자연인은 산골에
정착하게 되었다. 가슴에 대못 박았던
불효자로서 효도하고 싶다는 소망을 간직한 채.
5년에 걸쳐 가꾼 컨테이너는 완벽한 집으로
변했고, 텃밭은 손수 기른 작물들로 넘쳐나고
있다. 직접 뽑은 면으로 짜장면을 해 먹는가
하면 순식간에 닭 뼈를 해체해 깐풍기를 만들고
고기 없는 탕수육까지 산골 밥상은 예전 식당의
것만큼 푸짐하고 더욱 건강해졌다. 또, 수시로
집 옆에 모셔둔 아버지 묘를 찾아 추억을
꺼내볼 수 있으니 고향 산골은 더 이상
도망치고 싶은 곳이 아닌 앞으로도
쭉 살아가고 싶은 안식처가 되었다.
부모가 되어 비로소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자연인 김태규 씨. 아버지의 땅,
그 산에서 아버지 곁을 지키며 행복을 요리하는
그의 이야기는 8월 25일 수요일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방송일 2021년 8월 25일
예고 영상
[출처] mbn ,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