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543회 미리보기

 

내가 비워낸 것들 자연인 권규환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산골엔 뜻밖의 것들이

숨겨져 있다. 도대체 이게 가능한가 싶은

산허리의 평지, 메마르고 황량한 숲에서

피어오르는 기름진 고기 냄새, 그리고 이 고립과

고독 속에서 늘 웃음을 띠는 사람까지.

자연인 권규환(72) 씨는 여유롭지만 부지런하고,

웃지 못할 상황에서도 웃는다. 산에서 산다는 건

울 시간도 없고, 운다고 등을 토닥여줄 사람도

없다는 것. 그는, 그래서 산에 왔다고 했다.

 

그는 순종적인 장남이었다. 부모님이 하시는

농사일을 돕다가, 자연스럽게 농사꾼으로 일생을

보내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숙명인 듯했다.

하지만 꿈을 향해 타지로 나갔던 동생들과

친구들을 보며 조금씩 이 시골 너머의 세상에

눈을 뜨게 됐고, 결국 마을이 수몰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새로운 인생을 모색하게

됐는데, 그가 찾은 길은 화물차 운송사업.

 

 

 

 

농사에 비하면 덜 힘들고 더 벌 수 있는

매력적인 일이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크고

작은 사고들 때문에 아슬아슬했지만, 조금만 더,

1년만 더. 그러다 정말 큰 일이 터졌다.

통근 버스가 그의 화물차를 뒤에서 받아버렸고,

그 추돌 사고로 인해 사람이 죽게 된 것. 그의

과실 비율도 30% 적용돼, 어마어마한 수리비와

피해 보상금을 지불해야 했다. 쌓아 올리는 건

어렵지만 무너지는 건 한순간. 전 재산을

정리해야 했고, 허덕이는 일상과 잦은 다툼으로

이혼까지 하게 된 자연인. 신세 한탄할 새도 없이

나머지 빚을 갚느라 닥치는 대로 일 하는 동안,

자신과 똑같이 화물차 사고가 났고, 그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는 막냇동생의 비보까지.

그렇게 눈물 마를 날 없이 20년이 흘렀다.

 

예고 영상 

 

 

산골에서 소소하게 농사지으며 살다 보면,

지루할 정도로 평화로웠던 예전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마지막 희망을 품고

자연인은 10년 전 이 산골에 왔다. 아픈 기억이

떠오를 틈 없이 정신없이 몸을 움직이고,

직접 담근 막걸리 한 잔에 혹시 모를 근심까지

털어버리는 소소한 일상. 같이 키우는 개들이

닭을 물어 죽여도 몸보신할 기회라며 웃어넘기고,

누나의 레시피로 만든 돼지갈비찜을 먹으며

추억을 떠올린다. 직접 농사지은 사과로 만든

‘사과 찐빵’ 한입에 행복은 금세 채워지는데...

 

모든 것을 비워냈지만, 누구보다 풍족한 삶을

살아간다는 자연인 권규환 씨의 이야기는

2023년 3월 1일 수요일 밤 9시 1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방송일시 2023년 3월 1일 (수) 오후 09:10

 

 

[출처] mbn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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