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566회 미리보기
불편하고 즐겁게 자연인 박기철 씨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주르륵 흐르는 날,
무더위 따윈 개의치 않다는 듯
자연인 박기철(65) 씨가 산 중턱을
넘어가고 있다. 그것도 한눈에 봐도
무거워 보이는 물통까지 지게에 짊어진 채로.
푹푹 찌는 더위에 이 무슨 고역일까 싶지만
그에겐 생활이자 일상 그 자체!
집에 물이 안 나오기 때문에 매일 산 아래
약수터에 가 물을 떠와야 한다는데.
비 오듯 흐르는 땀에 짜증이 날법도 하지만,
시원한 나무 그늘과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기철 씨는 반갑고 고맙기만 하다.
물도 없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자연에서의
생활이 가장 좋다는 그. 이 불편한 산골엔
어떤 행복이 숨어 있는 걸까.
아버지를 일찍 여읜 기철 씨는 어렸을 적
경제적인 도움을 받지 못해 본인의 자녀만큼은
넉넉한 환경에서 자라게 해주고 싶었다.
따라서 군 제대 후 전망이 좋아 보이는
건설 현장에 뛰어들어 그 길로 창호 공사 일을
시작, 성실한 성격 탓에 30여 년 동안 꾸준히
일을 해왔지만 늘 그렇듯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왔다. 자재를 옮기는 리프팅 기계에
가슴과 허리가 끼고 만 것. 응급 수술을
받아야만 했고 그 일로 췌장과 쓸개를 모두
잘라내 당뇨병까지 얻게 되었다. 당장 몸이
아프고 일자리를 잃은 슬픔보다 아이들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못 해줄까 봐 걱정이었다는
자연인. 더는 일을 할 수 없게 되었지만
모아 놓은 돈으로 자녀들을 뒷바라지하며
아버지로서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두 자녀를 대학교까지 진학시킨 후에야
기철 씨는 비로소 자신의 인생을 살기로 했다.
잃어버린 건강을 되찾기 위해 자연에 들어와
살기로 한 그때, 아버지가 남겨두신
이곳 고향 땅을 발견했다. 그는 마치
자신에게 여기서 살라는 듯 아버지에게
뜻밖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는데.
그렇게 자연인은 건설 현장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7개월에 거쳐 직접 집을 지으며
삶의 터전을 가꾸었다. 어느 하나 부족한 것 없는
이곳의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물이
없다는 것. 그러나 불편함은 때론 또 다른
행복을 선사하기도 한다. 사고 이후 꾸준한
운동이 필수인 그에게 매일 물 뜨러 가야
하는 고행은 자연스레 생활 속 운동이
되었고, 물 대신 빗물을 모아 빨래를 할 때면
옛 추억에 젖어들곤 한다. 과거 고기와 술을
즐겼지만 이제는 건강을 위해 남들보다
배로 식단에 신경 써야 하는 건 당연한 일!
산에서 나는 더덕과 직접 재배한 옥수수,
오이로 만든 더덕 옥수수밥과 오이냉국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게만 느껴진다.
“불편함 속에서 행복을 찾으니까 더 좋아요.”
자연이 준 선물일까. 산속에서 잃어버린
건강을 되찾은 자연인 박기철(65) 씨의
이야기는 2023년 8월 9일 수요일
밤 9시 1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방송일시 2023년 8월 9일 (수) 오후 09:10
[출처] m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