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574회 미리보기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어둑어둑한 밤, 모두가

잠든 시간에 자연인 한길동(67) 씨는 유유히

산에 오른다. 거창한 장비 없이 작은 랜턴에만

의존한 채 익숙한 발걸음으로 온 산을 누비는 그.

숨이 헉헉 찰 때쯤 마침내 발견한 것은 바로

송이버섯! 버섯 철이 되면 밤낮 할 것 없이 산에

올라 가을의 행복을 캔다는데. 해가 뜰 때

즈음에서야 산에서 내려와 잠시 눈을 붙이더니

또다시 산에 오르는 길동 씨! 하루에 12시간이

넘도록 산에 머문다는 그에게 산은

대체 어떤 존재일까.

 

어릴 적, 다른 형제들이 아버지를 도와 농사를

지을 때 길동 씨는 약초꾼인 형을 따라 산으로

향했다. 한 번 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면 밭일하던

일꾼 열 명의 품삯을 챙겨 줄 정도로 많은 약초를

캐왔다는데. 그렇게 캐 온 약초를 팔아 동생들

학비를 대줄 정도로 산에 대한 감각은 타고났었던

자연인. 먹고 살기 위해 산골을 떠나 도시에서

일할 적에도 두릅 철이나 버섯 철이 되면

푸릇푸릇한 산의 광경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지곤 했다. 그럴 때면 모든 걸 뒤로한 채

고향으로 내려가 맘껏 산을 누비고 싶었지만,

먹여살려야 할 가족이 있었기에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기계 사고로 양손 검지가

잘렸을 때도, 타일 시공을 하며 온종일 먼지를

마시면서도 가족을 위해 쉬지 않고 일했던 그.

 

 

 

 

그렇게 자녀들을 모두 가르친 후 50대의

조금 이른 나이에 은퇴를 선택했다. 고되었던

도시 생활을 마친 길동 씨가 향한 곳은

당연하게도 산. ‘나는 산이 없었으면

죽었을 것 같아.’ 삶을 살아갈 또 하나의 이유가

되어준 산에서 인생 제2막을 열어보려 한다.

 

산 위에서는 주인이지만 산 아래에서는

주객전도가 된다. 농사에는 소질이 없어

그의 텃밭에는 호박 몇 개만 덩그러니 놓여있는데.

그렇게 길동 씨는 산에서 딴 버섯과 장뇌삼을 챙겨

이웃집으로 향한다. 정성껏 따 온 것들을 내주고

이웃 텃밭에서 고추, 가지를 먹을 만큼만 챙겨

오는데. 자연산 재료가 넘쳐나는 이곳, 그중에서도

가장 귀하고 맛있는 건 역시 길동 씨가 캔 버섯!

송이 넣은 라면으로 한 끼를 뚝딱 해결하고,

뜨끈한 육수에 담가 먹는 송이 샤부샤부는

그야말로 진국이다. 마지막으로 산에서 주워 온

밤을 넣은 밤밥에 송이 미역국까지 먹으며

산골의 가을을 만끽한다. ‘산은 나한테 놀이터라고

생각하면 돼요.’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된

지금까지 평생 놀이터가 되어준 산에서

낭만을 즐기는 자연인 한길동(67) 씨의

이야기는 2023년 10월 4일

수요일 밤 9시 1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방송일시: 2023년 10월 4일 (수) 오후 09:10

 

 

[출처] mbn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