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626회

 

백년가업 대(代)를 이어가다

 

격변의 시대를 살았던 지난 100년,

우리 밥상도 함께 요동쳤고 변화를 거듭해 왔다.

지금도 유행에 민감한 세태를 반영하듯,

맛의 트랜드에 따라 쉼없이 바뀌고 있다.

그래서 더욱 제 자리에서 세월의 무게를

묵묵히 견뎌내며, 대를 이어 경험을 축척해

 

그들만의 맛과 멋, 깊이를 만들어낸

사람들이 소중하다.

대를 이은 곰삭은 시간의 맛, 아까워서

버릴 수 없는 그리운 맛을 만들어낸

백년 밥상의 주인공들을 만나본다.

 

■ 인고의 시간이 빚은 달콤한 밥상.

조청과 엿 – 전남 담양 창평면

 

■ 담양 소개된 곳

-고재구전통쌀엿/

연락처 010.3628.3737

쌀엿, 조청, 도라지청 등 판매

홈페이지 http://www.xn--299akkm66cxxchtcepx65c.kr/

 

조청과 엿이 유명한 담양의 창평마을.

이곳에는 수 대째 가업을 잇는 고강석,

고환석 형제가 있다. 4시간 쌀을 불려서

고두밥을 짓고, 엿기름과 섞어서 가마솥에

몇 시간씩 끓여가며 졸여 조청을 만든다.

형제가 서로 마주 앉아 엿을 늘리고 충분히

공기를 넣은 엿은 곧바로 차가운 방으로 옮겨져

모양을 잡는다는데. 시간이 지체되면 엿이 굳어

부서지기 때문에 쉴 틈이 없단다.

이 달콤한 엿에는 전통을 바꾸면 맛도 훼손될까

옛날 방식 그대로 작업하는 고 씨 형제의

치열한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오래전부터

기관지에 좋다는 도라지로 만든 도라지청,

부기와 비만에 좋은 동과에 갱엿을 졸여 만든

동과 정과, 소화에 좋은 조청을 넣은 달콤하고도

새콤한 육회 무침까지. 고단했던 하루를

녹이는 달콤한 밥상을 맛보러 간다.

 

 

 

 

■ 영광과 애환의 밥상. 풍기 인삼 – 경북 영주

 

■ 영주 소개된 곳

-보승인삼사/ 0507.1347.3030

수삼, 홍삼액 등 판매

 

해발 400미터가 넘는 산자락에서 6년 키운

인삼을 수확하느라 분주한 가족이 있다.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인 인삼은 검은 그늘막을

일일이 손으로 거둬야 하고, 잎과 줄기를 직접

자르며 힘들게 농사를 지어도 수요가 줄어든

탓에 제값을 받기도 힘들다. 인삼 농사의

1번지인 풍기에서마저도 대를 잇겠다는

자식들이 거의 사라졌다. 이런 시대에 대를

잇겠다고 나선 임혜숙 씨. 딸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은 대견하면서도 복잡하다.

한때 인삼 농사는 집안의 자랑이었고

자부심이었다고 한다.

 

증조할아버지는 단산면에서 최초로 풍기 인삼을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풍기 인삼 농협의

이사로 ‘풍기인삼 100년사’ 책에도 그 이름과

사진을 올린 분이다. 그분이 키운 인삼이

경옥고로 재탄생돼 외화벌이에도 기여했다는

사실은 지금도 두고두고 회자하는 집안의

자부심이다. 이런 집안의 역사와 자부심,

애환이 서린 이야기를 듣고 자란 혜숙 씨로서는

인삼 농사를 포기할 수 없었다. 줄어드는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요즘 세대가 좋아하는 샐러드에는

홍삼 청과 인삼을 갈아 만든 드레싱을 뿌렸고,

제빵 기술까지 배워 홍삼 가루를 넣어

아이들이 먹기 쉽게 만든 홍삼 마들렌 등

퓨전 요리를 만들었다고.

 

기후 변화로 수해가 잦아 고민이 깊었지만,

오늘은 작황이 좋아 튼실하게 잘생겼단다.

갓 수확한 인삼을 큼지막하게 썰어 넣어

만든 인삼배추김치, 진한 홍삼액을 넣어

소고기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고 고기를

부드럽게 만든 영주를 대표하는 인삼 불고기,

잔칫날 같은 귀한 자리에나 올랐던 인삼 튀김까지.

 

4대째 인삼 농사를 짓는 임혜숙 씨 가족과 함께

풍기 인삼의 전통 음식과 퓨전 음식을 만나본다.

 

 

 

 

■ 이주 140년, 한중 문화를 담은 밥상

– 인천 차이나타운

 

■ 인천 소개된 곳

-차이나타운 미미진/ 032.762.8988

딤섬 등 판매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3대째 중화요리 식당을

하고 있는 강수생씨. 무거운 웍을 들고

불향 입히는 현란한 웍 다루는 일을 하다 보니

이젠 팔, 다리, 어깨 등 아프지 않은 곳이 없지만,

웍을 놓을 수 없다. 20세기 초반, 인천에

정착해 중식 요리로 삶을 꾸렸던 선조들.

아직도 어렵고 힘들었던 70~80년대를

온몸으로 살았던 아버지의 모습이 선하다.

3구짜리 연탄불 9장을 피워놓고 웍 다루는

일을 하던 아버지는 연탄불이 꺼지면 다음 날

장사를 망치기 때문에 밤새 불을 지키곤 했다.

졸업식 날은 죽는 날. 밀려드는 손님에

어린아이 손까지 보태야 했다. 오죽했으면

짜장면에 진저리가 나서 정작 자신들

졸업식에는 불고기나 돈가스를 먹었다고 한다.

그래도 그때가 중화요리의 최전성기였다.

어느새 화교 3, 4세대가 60대 전후에 이른 시기.

화교와 중식의 한국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시대 추세에 맞춰 건강식으로의 전환도

필요하다. 그래서 그가 만드는 음식이 만두.

만두에는 가난 속에서도 온 가족을 위해 쉼 없이

만두를 빚던 할머니에 대한 그리운 추억과

중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담겨있다. 딤섬에는

자식 세대를 위한 그의 바람과 희망이 들어있다.

짜장면, 짬뽕, 만두와 딤섬을 통해 대를 이어

100년 가업을 이어가는 화교들의

이야기를 담아본다.

 

■ 기획 KBS/ 프로듀서 정기윤

 

■ 제작 KP 커뮤니케이션

/ 연출 선희돈 / 작가 최선희

 

■ 방송일시 2023년 10월 19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8시 30분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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