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637회

 

2024, 용龍의 기운으로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

 

힘차게 승천하는 청룡의 기운을 음식에 담다!

 

우리 민족의 유별난 용사랑은 지도만

들여다봐도 알 수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용龍과 관련된

지명이 무려 1,261개로 호랑이 관련 지명

389개의 약 세배다. 이처럼 용은 상상의

동물임에도 한민족의 뇌리에 강렬히 각인된

존재다. 때로는 비와 풍랑을 관장하는

신령한 존재로, 때로는 풍요와 안녕을

가져다주는 고마운 존재로, 그리고 언제나

기원과 희망을 비는 대상으로 늘 용은

우리 곁에 있었다. 누구나 새로운 희망을 품는

새해... 용이라는 희망의 상징을 통해

갑진년 한 해를 기운차게 준비하는

현장으로 가서 용과 관련된 음식을 만나다.

 

용과 함께 어우렁더우렁!– 충청북도 진천군

 

■충청북도 진천군 소개된 곳

 

-용신제 올린 마을 <갈탄마을, 도룡마을>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은탄리 산9

*메기 구매 가능한 곳 <반석 수산>

*문의 가능한 연락처

010.4414.3744

 

충청북도 진천군은 예로부터 물이 풍부해

쌀이 많이 나던 곡창지대다. 큰 자연재해가

없어서 명당이라 불려, 살아서는 진천에 살라는

뜻의 ‘생거진천’이라는 말까지 있었다.

유독 강과 하천 많아서인지 물을 관장하는

수신 용에 관한 전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데. 여전히 용의 전설이 살아 숨 쉬는

곳이 있다. 보기에도 상서로운 기운이 서린 듯한

기암절벽 아래로 미호강이 고고히 흐르는 곳,

여기 강변에 소를 매어두면 강에 사는 용이

소를 잡아먹고 머리만 남겨놓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인근 마을의 사람들은 승천하지 못한

용이 여전히 절벽 아래에 머물며 마을을

보살핀다고 믿는다는데... 갈탄마을과

도룡마을 사람들이 용신님께 제를 올리기 위해

강변에 모였다.

 

제상에 좋은 것만 올리는 것은 용신제도

마찬가지. 십시일반 모은 쌀과 팥으로 시루떡을

장만하고 큼직하고 탐스러운 과일만 골라 상에

올린다. 용신제에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제수가 있는데, 바로 뿔이 떡하니 달린

소머리다. 제상에 으레 올리는 돼지머리 대신

용신제에는 꼭 소머리를 올린다. 풍악까지 울려

용신 님을 한바탕 즐겁게 해드리고 나면 이제는

마을 사람들이 회포를 풀 차례! 제수로 쓰인

소머리는 푹 고아 온 마을 사람들이 나눠 먹을

소머리국을 끓인다. 용신제 날에는 마을 사람들

모두가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놓는다.

동네 청년이 가져다준 메기에 서리태를 갈아

넣은 비법 양념을 더해 얼큰한 메기찜을

만들고, 곳간에 저장해두었던 겨울 식량을

털어 시래기, 무, 은행을 넣고 밥을 지었다.

정성과 인심으로 차려내니 용신 님 제상 부럽지

않게 푸짐한 상이 완성됐다. 마을을 지켜주는

용신 님과 어우렁더우렁 살아가는

강변 마을로 떠난다.

 

 

 

 

산골의 시 짓는 용용 고부! – 전라남도 곡성군

 

■전라남도 곡성군 소개된 곳

-시인 고부 며느리 황귀옥 시조집 <초록의 기억>

-손녀 정은희 창작동화

<토끼 마법사 허바의 기억수프>

*서점에서 구매 가능

 

정초에 그해의 띠를 확인하며 새해의 운수를

점쳐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 민족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이처럼 십이지와

띠 동물은 오랜 세월을 거치며 우리의 삶 속에

친숙하게 자리 잡은 문화이다. 섬진강이 흐르는

비옥한 땅 곡성에서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용띠 고부를 만났다. 통 크고 쾌활한 성격이

꼭 닮은 두 여자, 황귀옥 씨(52년생)와

이순복 할머니(28년생)가 그 주인공이다.

52년 전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로 만난

이들은 한평생을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았는데.

스물두 살에 남편을 잃은 용띠 시어머니의

모진 인생에 딸같이 예쁜 용띠 며느리가

찾아든 것이다. 함께한 세월 따라 주름까지

닮아진 두 사람, 어느새 고부라기보다는

모녀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이들에게는 특별한 점이 한 가지 더 있는데.

알고 보면 두 사람은 8년 전부터 시를 써온

어엿한 시인이란 것이다. 서울에서 내려온

손녀 은희 씨의 권유로 꾸준히 써온 시는

뜻밖에도 인생사 설움을 풀어내게 해주는

단비였다. 용의 해를 맞이한 서로를 위해

따뜻한 시 한 편씩을 짓는 고부! 거기에

마음은 물론 속까지 덥혀줄 음식을 준비했다.

포천이 고향인 귀옥 씨는 곡성에 시집와서

난생처음으로 토란을 맛봤단다. 토란의 매력에

푹 빠지게 한 일등 공신은 뭐니 뭐니 해도

이순복 할머니표 토란탕! 파근파근한 식감에

고소한 들깻가루가 더해져 반하지 않고는

못 배길 맛이다. 귀옥 씨는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시어머니를 위해 고사리조기찌개를

준비했다. 알이 꽉 찬 바지락까지 뿌려주면

이순복 할머니 입맛에 딱 맞춘 음식이

완성된다. 새해에도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갈

용용 고부의 밥상을 만나본다.

 

 

 

 

동해 용왕님을 모십니다! – 부산광역시 기장군

 

■부산광역시 기장군 소개된 곳

-용왕제 올리는 마을 <칠암붕장어마을>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읍 칠암리 2-9

*붕장어가 특산물은

마을로 다양한 붕장어 음식 체험 가능

*붕장어 택배 주문 가능

*문의 가능한 전화번호

010.4551.1385

 

-국가무형문화유산 동해안 별신굿

<국가무형문화재 동해안별신굿 보존회>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차성남로 89번길 7

*2024.02.24 (음력 정월 보름)

동해안별신굿 공개행사 및 칠암별신굿 예정

*칠암붕장어마을에서 5박 6일 동안 진행됩니다

 

동해가 유난히 거칠어서일까? 부산 동래부터

강원도 고성까지 동해에는 용신을 모시는

토속신앙이 뿌리 깊게 남아있다. 동해의

어부들은 청룡을 용왕님으로 모시며 풍어와

안녕을 기원해 왔는데.

특히 1985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동해안 별신굿’은 동해안 일대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위해 행하는 마을굿이다.

기장군 칠암마을에서도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갑진년 새해를 맞이 용왕제를 올리기 위해

할머니 해녀가 새벽같이 나가 전복을

따오는가 하면 어부는 제철인 아귀를

정추범 이장에게 안겨준다.

 

칠암마을의 용왕제의 특별한 점은 제상이

해물로만 차려진다는 것이다. 용신과 함께

극진히 모셔지는 마을 시조인 남 씨 할머니 신이

고기를 먹지 않고 해물만 먹었기 때문이란다.

돼지고기 대신 아귀로 수육을 만들고 고기 대신

홍합, 군소, 상어 등 각종 해물을 꼬치에 끼운

산적을 만들어 간장 물에 재웠다가 구워낸다.

용왕님을 제상 위로 불러내는 특별한 음식도

있는데. 바로 용의 형상을 닮은 용떡이다.

떡을 손수 주물러 높게 똬리를 틀어야 해서

여간 정성이 드는 게 아니다. 칠암마을 용왕제

소식에 ‘동해안 별신굿’의 명맥을 잇고 있는

김영희, 김동연, 김동언 세 자매까지 출동했다.

이들은 모두 초대 예능 보유자인 김석출 명인의

딸이다. 칠암마을 용왕제를 주관하는

김동언 전승자의 굿 소리가 쟁쟁하게 울려

퍼지고, 칠암마을 사람들의 간절한 염원이

바다 깊이 전해지는 현장에 가본다.

 

- 프로듀서 신동만

- 연출 조완현 / 작가 한지원

- 프리젠터 최불암

- 제작 하얀소엔터테인먼트

- 방송일시 2024년 1월 4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8시 30분 (KBS1TV)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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