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587회 미리보기
나의 화려한 계절 자연인 최효영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새벽.
자연인 최효영(72) 씨는 눈보라가 휘날리고
칼바람이 살갗을 파고드는 맹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진하게 탄 믹스커피 한잔을 들고
밖으로 나선다. 작고 깡마른 체구지만
다부진 손 하나 믿고 이 산골에 들어왔다는
그는, 파고 또 파도 온통 돌밭인 이 황량한 땅을
3년 넘게 가꿔왔다. 그 덕에 아주 풍족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는 자연인.
하지만 그도 한땐 이 지긋지긋한 시골을
벗어나겠다며 발버둥 치던 시절이 있었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시골은 보이는 건
논밭뿐이고 할 수 있는 건 농사뿐이었다.
그곳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다는 어린 시절의
자연인. 하지만 우연히 가 본 도시의 인상은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이었다. 뭘 해도 좋으니,
시골을 벗어나 도시에서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
그래서 그는 열네 살 어린 나이에 집을 뛰쳐나왔다.
할 줄 아는 게 없었고, 그래서 안 해본 일이 없다.
여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다 다방에 취직해
커피 타는 일도 하고 길거리에서 사탕,
라이터 부싯돌, 빵, 양말 등 물건을 가리지 않고
팔아보기도 했다. 참 열심히 살았지만,
기반 없이 무작정 시작한 도시 생활은 쉽게
자리잡히지 않았고 그사이 군대까지 가야 했던
자연인. 제대하고 돌아오니 다시 원점이었다.
아버지는 그가 마음잡고 농사일을 물려받길
바랐지만, 결혼이라는 새로운 숙제까지
해결해야 했던 그에겐 더더욱 도시가
간절했다. 그렇게 이어진 두 번째 탈출.
두 번째 도시에서 배운 건 건축 일이었다.
공사 현장의 막내 인부로 시작해 차곡차곡
경험을 쌓아 나중엔 작은 건축 사업을 할 수
있었던 자연인. 이후, 공사 현장을 따라
전국을 누비며 살았다. 작은 시골 마을을 떠나
조금 더 넓은 세상을 누비고 싶었던
그의 꿈은 결국 이뤄진 셈이었다.
혈기 왕성하던 그도 나이가 들고 생업 전선에서
은퇴할 시기가 온다. 이제는 조용히 노년을
보내리라 생각했던 자연인. 하지만 삶은,
끝까지 그를 새로운 곳으로 이끄는 모양이다.
시골에 가서 살고 싶다는 아내의 제안으로
산골 땅에 들어서게 된 것. 그래서 그는
4년째 홀로, 이 험지를 살만한 곳으로
가꿔가는 중이다. 그토록 벗어나고 싶던
고향보다 더 시골스러운(?) 곳인데,
어쩐 일인지 그는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하는데...
그 누구보다 화려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자연인 최효영 씨. 그의 이야기는
방송일시 2024년 1월 03일 수요일
밤 9시 10분 MBN<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출처] m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