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643회

 

맛의 위로, 엄마를 기억해

 

시간 속에 흩어진 기억을 찾아내 밥을 짓듯

나의 엄마를 밥상 위에 기록합니다.

 

세월이 가도 기억 속의 그 맛은 변하지 않는다.

일상이 고되고 지칠 때 생각나는 맛,

밥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

 

가난한 시절, 고기 없이도 엄마 김치 하나면

행복했다는 산골내기 세 친구부터

 

유난히 병약한 딸을 노심초사, 밤을 지새우며

지켜주셨던 엄마의 밥상을 기록하는 자매,

 

그리고 이제는 자신도 엄마가 되어

한평생 종부로 고단한 세월을 사셨던

어머니를 추억하는 이까지!

 

저마다 다른 기억이지만 누구나 간직한

따뜻한 어머니의 이야기들을

추억의 밥상으로 만나본다.

 

■ 울 엄마는 최고로 행복해

– 전북특별자치도 임실군

 

◼ 전북특별자치도 임실군 관촌면 소개된 곳

 

* 유튜브 채널 "임실 농사꾼"

https://www.youtube.com/@ImsilFarmer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부는 임실의 횡암마을.

이른 아침부터 불을 피우는 김동열 씨를 따라

중학교 동창인 김홍기 씨와 장권천 씨도 손을

보탰다. 예나 지금이나 웃으면서 장난을 치는

이들의 모습은 그 시절 소년의 모습 그대로이다.

자치기하면서 뛰놀던 아이들은 어느새 쉰을

넘겼지만, 여전히 아이들이 예쁘다고 말하는

동열 씨의 어머니 정점옥 씨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어릴 적 함께 놀던 아들의

두 친구에게도 동열 씨 어머니는 푸근하고

따스한 어머니다. 그래서 동열 씨와 친구들은

그 옛날,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음식을 따라

만들어 보며 추억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다.

 

산골에 자리한 횡암마을은 겨울이면

앞집 뒷집 할 것 없이 청국장을 걸어

말렸다는데. 먹을 것이 부족했던 산골에서

청국장은 단백질을 보충해 주는 소중한

재료였다. 시래기에 들깻가루, 엄마표 된장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내면, 너나 할 것 없이

좋아하는 밥도둑 반찬이 되었다고. 도시로

돈을 벌러 간 아버지를 대신해 밭농사를 지으며

억척스레 4형제를 거뜬히 키워낸 어머니의

건강이 해마다 달라지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는

동열 씨. 서로를 놀리며 아옹다옹 싸우다가도

어느새 손발이 척척 맞는 동열 씨와 친구들이

어머니를 위한 한 상을 준비한다. 숯불 향이

가득 밴 돼지숯불구이부터, 어머니의

김장 김치로 맛을 더한 묵은지청국장과

묵은지등갈비찜, 어머니께서 지난 계절,

들녘에서 바지런히 거둬 쟁여둔 나물 반찬까지!

사랑하는 어머니와 친구들, 그리고

아들 건희 씨까지 함께 먹는 밥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하는 동열 씨. 그리고,

어머니 점옥 씨도 그저 자식들이 건강한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는데. 어머니를 위해 추억을

한 상 가득 차리는 동열 씨와 친구들의 웃음과

추억이 가득한 이야기를 만나본다.

 

 

 

 

■ 그 겨울의 명태는 어머니의 사랑

– 경상남도 산청군

 

◼ 경상남도 산청군 산청읍 소개된 곳

 

* 청미소반

문의 연락처 전화번호 010.5238.6278

경상남도 산청군 산청읍 산수로 316-5

 

 

진주의 재래시장. 산청에 산다는 자매들이

이곳 진주까지 달려오게 된 이유가 있다는데.

바로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명태요리를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바다 마을이 고향이었던

어머니의 그 손맛을 잊지 못해 오늘도

변윤희, 변도희 자매는 명태를 사러 나왔다.

겨울이면 어머니는 한 상자 가득 사 온 명태를

손수 손질하여 처마 밑에 매달아두셨다.

명태 한 마리로도 어머니는 4남매, 시부모까지

그 많은 식구들의 밥상을 따뜻하게 채워주셨다.

명태는 대가리부터 내장까지 버릴 게 없다더니,

그 한 마리엔 알뜰히 살아온 어머니의 삶과

가난해도 배불리 먹었던 자매의 추억이

서려 있다. 겨울이면 늘 동태처럼

꽁꽁 언 어머니의 손마디. 자매는 눈물겨웠던

어머니와의 지난날을 추억하며 밥상을 차린다.

 

깨끗이 씻어 손질한 명태는 대가리부터

껍질까지, 모두 맛있는 음식 재료이다.

그 많은 식구들의 건강을 챙기고 영양을 보충해

주려고 애쓰시던 어머니의 고민이 요리마다

담겼다. 특히 살이 알차게 붙어있는 대가리로

전을 부치면 쫀득하고 말랑한 맛이 그야말로

별미였다고. 어머니의 요리가 생각날 때마다

다시 만들어 본다는 두 자매. 한겨울 추위를

녹이기 위해 끓여 먹었다는

명태갱시기(명태국밥)부터 어머니께서 가장

잘 만드시던 명태산적, 연탄불에서

손수 볶아주시던 찹쌀강정까지 푸짐한 한 상이

차려진다. 딸 셋을 낳았으나 아들을 낳을 때까지

결혼식도 못 올리실 만큼 서러운 세월을

사셨던 어머니, 유난히 병약했던

둘째 딸, 윤희 씨의 건강을 애틋한 사랑으로

지켜내셨던 어머니. 그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자매의 부엌은 눈물 바람이다. 어머니의

음식솜씨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두 자매의 명태요리 한 상을 맛본다.

 

 

 

 

■ 우리 집 모든 곳이 엄마의 부엌

– 울산광역시 울주군

 

◼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 소개된 곳

 

* 정화천연염색연구소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 삼동로 207

 

천연 염색가로 알려진 이옥희 씨의 집에는

특별한 부엌이 있다! 부뚜막부터 장독대,

우물가까지 부엌이 아닌 곳이 없다.

그 옛날 어디서든 음식을 만드시던 어머니처럼

삼동마을의 친정엄마로 불리는 옥희 씨는

내 집에 찾아온 손님을 빈속으로 보내는 법이

없다. 그 또한 한평생 종부로 사셨던 어머니께

배운 대로다. 열여섯에 종갓집으로 시집와

마흔셋에 남편을 보냈던 어머니는 눈물겨운

시집살이를 늘 곁에 붙어 다니던 딸 옥희 씨와

말벗을 하며 견디셨다. 그래서일까?

옥희 씨는 밥 짓는 일, 옷 짓는 일까지도

어머니의 솜씨를 꼭 빼닮았다. 병상에

누워계실 때도 늘 감사하며 반듯한 인사를

빼놓지 않으셨던 어머니를 추억하며 옥희 씨가

밥상을 차린다. 남에겐 항상 극진한 대접을

하셨지만 정작 당신을 위해선 상 한번 받아보지

못했던 어머니의 특별한 음식,

경상도 반가의 요리를 상 위에 재현한다.

 

종가였던 친정을 옮겨다 놓은 듯한 고택.

그 집 마당과 붙어있는 텃밭엔 벌써 이른

봄의 나물, 냉이가 지천이다. 다른 사람 눈엔

보이지 않지만 옥희 씨 부부의 눈엔 보인단다.

봄, 여름, 가을은 물론이고 한겨울에도

먹을만한 나물들을 뜰 안 곳곳에서 찾아내시던

어머니. 집 마당이 옥희 씨에게는 산 교육의

현장이었다. 옥희 씨는 지금도 어머니께

물어볼 것이 많다. 그땐 왜 더 많이 여쭤보고

기록해 두지 않았을까 후회도 된단다.

텃밭에서 방금 캐온 냉이는 어머니와 함께

담근 20년 된 매실청과 무친다. 미리 넉넉하게

부쳐놨다가 손님이 오면 손 빠르게 끓여내던

찹쌀부꾸미국부터 원기 보강을 위해 가마솥에

삶은 보양식, 그리고 이 집의 별미로 손꼽히는

녹두찹쌀죽까지... 어머니에 대한 옥희 씨의

그리움과 정성이 가득 담긴

밥상 속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 프로듀서 임기순

 

- 연출 최안용 / 작가 이시애

 

- 프리젠터 최불암

 

- 제작 하얀소엔터테인먼트

 

- 방송일시 2024년 2월 15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 8시 30분 (KBS1TV)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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