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644회

 

초록의 겨울, 봄을 품다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이 다 지나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 김종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中

 

겨울 속에는 숨은 봄의 생명이 있다.

봄은 기다리는 것이 아닌,

부지런히 준비하다 발견하는 것.

겨울과 초봄이 아슬아슬하게

맞닿은 시기가 제철인 작물.

겨울의 끝자락에서 맛볼 수 있는 수확의

달콤함을 위해 해를 바친 이들이 있다.

 

무채색의 겨울을 초록으로 물들이는 봄.

땅과 바다에서 찬바람을 견디며 봄을 맞이한다.

겨울의 끝에서 삶의 봄을 만난,

겨울 속 봄을 품은 밥상을 만난다.

 

* 쏭스베리 딸기농장

문의: 0507.1365.8791

주소: 충청남도 서산시 지곡면 화천리 102번지

 

 

* 천리포수목원

문의 전화번호 : 041.672.9982

주소: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

 

 

 

 

■ 겨울 속 봄을 살다

- 전라남도 신안군 자은면

 

따뜻한 남쪽에서 봄이 왔음을 알리는 섬.

신안군 자은도는 ‘자애롭고 은혜로운 섬’이라는

이름처럼 비옥한 땅과 산물 넘치는 바다를 품은

풍요로운 섬이다. 자은면 신성마을 주민들에게

가장 바쁜 계절은 다름 아닌 늦겨울, 겨우내

눈비 맞으며 찬바람을 견디고 자란 대파가

수확 철을 맞기 때문이다. 소금기 있는 땅에서

따뜻한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자은도 대파는

전국 겨울 대파 생산량의 2~30%를 차지할

정도로, 농사꾼들의 1년 살림을 책임지는

귀한 밑천이라고 한다. 육지와 다리가 연결되기

전부터 섬에 살았던 김복실 씨와 주민들은

서로서로 이바지하고 농사 비법을 공유하며

우정으로 똘똘 뭉친 사이가 되었다. 파시가

열릴 정도로 고기가 많이 잡혔던 자은도에는

현재도 여럿이서 후릿그물을 쥐고 ‘후리치기’를

하면 숭어와 웅어가 잡히고 갯벌에서

호미질하면 겨울잠에서 깨어난 조개들이

쏟아져 나온다. 향이 진하고 맛이 잘 든 자은도의

대파는 어느 음식에 넣어도 풍미를 내며

멋진 요리가 된다고 한다. 자은도 산물과

어우러져 탄생한 대파대창구이, 파개장,

대파회무침과 대파조개탕은 손꼽아

겨울을 기다려 온 이들에게 푸짐한 밥상이 된다.

 

 

 

 

■ 겨울 바다가 내어준 초록의 선물

- 충청남도 태안군 원북면

 

검은 갯벌을 한가득 뒤덮은 초록색 감태.

겨울 중에서도 시릴 정도로 추울 때만 난다는

감태 수확을 위해 부지런히 작업복을 챙겨 입고

나선 조항인 씨는 태어난 날부터 지금까지 쭉

태안에 살아온 토박이다. “놀면 뭐 해, 일하려고

태어났어.”를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는 동네에서

알아주는 일 부자로 봄부터 가을까지는 농사를

짓고 겨울엔 감태를 매며 해를 보낸다. 그에게

감태는 어릴 적에는 간식으로 먹던

군것질거리였고 농사를 짓지 않는 겨울에는

소소한 벌이가 되는 효자 작물이다. 감태가

식탁에 오르기 위해 거치는 작업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세척과 건조. 흙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박박 빨아준 뒤 옛 방식 그대로

오래된 나무 발에 얇게 펴서 자연 건조하는 게

그의 철칙이다. 건조기에 말리면 금방인

일이지만, 그렇게 하며 맛이 없다며 이 방식을

고수한 지도 오래. 그 곁은 아내 오흥수 씨가

지키며 묵묵히 일을 거들고 있다. 스물도

안 된 나이부터 지금까지, 함께 감태를 매고

다녔던 부부에게 감태 요리는

추억이 담긴 음식이다.

 

 

 

 

■ 봄은 겨울 안에 있다

- 전라남도 순천시 별량면

 

◼ 전라남도 순천시 별량면 소개된 곳

 

*순천 농협 별량지점

문의 연락처 : 061.742.7481

주소: 전라남도 순천시 별량면 봉림리 626-2

 

 

미나리 수확이 한창인 순천시 별량면엔 미나리의

향긋한 향이 넘쳐난다. 물이 맑고 풍부한 데다

날씨가 따뜻해 미나리 농사짓기에 최적이라는

이곳의 미나리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란다며

작목반원들의 얼굴에는 기쁨의 미소가

가득하다. 물만 있으면 어디든 뿌리를

내릴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 채소인 미나리는

수확하고 남은 줄기를 모아놨다가 뿌려두면

그대로 다시 뿌리를 내려 자란다고 한다.

매서운 겨울을 견뎌내며 자란 순천 봄 미나리는

물이 깨끗하고 비교적 따뜻한 곳에서 키워

줄기가 굵지 않고 질기지 않아 식감이 좋고

향이 진하다고 한다. 조정익 씨는 10년 전

귀농해 올해 미나리를 키운 지 6년 차가 된

농부이다. 미나리 농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그는 마을에서 오랫동안 농사지으며 살아온

어르신들에게 미나리 재배하는 방법을 배우며

어느덧 미나리 고수가 되었다. 귀농 이후

주민들과 친해지기 위해 요리를 많이 했다는

그가 고생한 작목반 식구들을 위해 봄 내음

가득한 밥상을 차렸다. 미나리전, 미나리복국,

미나리삼겹살구이까지. 미나리로 미쳐버리자는

건배사를 외친 선배 농부들과 초보 농부들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향긋해진 미나리처럼

인생의 봄을 맞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만난다.

 

■ 프로듀서 임기순

 

■ 연출 남호우 / 작가 전선애

 

■ 프리젠터 최불암

 

■ 제작 KP 커뮤니케이션

 

■ 방송일시 2024년 2월 22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8시 30분 (KBS1TV)

 

 

[출처] kbs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