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미리보기
비가 오면, 라오스! (4부작)
빗속에서 펼쳐지는,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풍경
비가 오면, 라오스!
우기엔 여행하기 망설여진다?
아니, 오히려 좋아!
비가 오면, 새로운 라오스의 문이 열린다
우기에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을 찾아!
빗속의 라오스로 떠나는 여행
베일에 싸인 미지의 부족,
탈리앙족의 터전 세콩
우기 속 라오스인들의 진정한 삶
방비엥, 시판돈
비 오는 날, 당신에게 쉼이 필요하다면
루앙프라방
라오스인들이 기나긴 우기를 보내는 방법
팍세, 루앙프라방
제1부. 최초 공개,
미지의 탈리앙족 – 9월 23일(월)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라오스를 만나는 시간!
그 여정을 세콩(Sekong)주에서 시작한다.
세콩은 다양한 소수민족이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소수민족의 고향’이라 불리는 땅.
가파른 산지로 둘러싸인 세콩은 우기에는
더더욱 접근이 어려운 곳이다.
그래도 이곳에 꼭 오고 싶었던 이유가 있다.
일명 ‘버섯 집’에 사는 소수민족과의 만남이
이번 여행의 목표!
미지의 부족을 찾아 사진 한 장 들고 떠난 여행.
세콩주 닥청(Dak Cheung)에 도착해
무작정 수소문을 하기 시작했다.
물어물어 알게 된 소수민족 마을 ‘닥돔’으로
가는 길. 우기 탓에 생긴 비탈진 진흙 길을 따라,
유일한 교통수단 경운기를 타고 마을로 향한다.
드디어 만난 미지의 소수민족, 탈리앙족!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그들의 생활상이
최초 공개된다. 한 번 얹으면 15년은
거뜬하다는 버섯 모양의 커다란 지붕,
농기구나 땔감을 보관하며 창고로 활용하는
1층 공간, 난방은 물론 요리할 때 쓰는 집
중앙의 화로까지, 탈리앙족 가옥을 살펴보며
부족의 독특한 생활 문화를 살펴본다.
한편 마을 한쪽에서 청년들은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 다음날 열릴 전통 결혼식을
위한 제단인 ‘뜨롬’과 깃대 ‘넝’을 다 함께
만드는 중이라고. 서툴지만 일손을
보태며 탈리앙족 문화에 녹아든다.
다음 날 아침, 빗속의 결혼식이 시작됐다.
자연 속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여기는
‘애니미즘’을 믿으며 조상신을 숭배하는
탈리앙족. 이들의 전통 결혼식 풍경은
지금껏 보지 못한 특별한 의식들로 채워진다.
첫 순서는 ‘프라’라고 불리는 마을 제사장이
이끄는 치료 의식이다. 병마를 쫓고 회복을
기원한다는 이 의식은, 산속에 고립되어
있어 제대로 된 병원조차 없는
마을 주민들에게는 삶의 마지막 동아줄이
되어준다. 치료 의식이 끝나면 온
동네 사람이 모여 항아리에 긴 대롱을
꽂아 먹는 라오스식 ‘카사바 막걸리’를
나누어 마시고, 축의금 대신 장작을
신혼부부 집에 한 아름 쌓으며
축복의 마음을 건넨다.
잠시 후, 결혼식 중 가장 중요한 의식이
시작된다. 물소를 제물로 바치며,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신혼부부를 축복하고
마을의 번영을 비는 제사였다. 결혼식 제단인
‘뜨롬’에 묶어둔 제물, 물소를 마을 사람들이
번갈아 가며 창으로 찌르기 시작하고,
물소는 서서히 죽음을 맞이한다. 마지막으로
제단에 쌀과 명주실을 던지며 자신들의
기도가 응답받길 바라는 탈리앙족 주민들.
지금껏 보지 못한, 가장 독특하고 경건한
모습을 한 결혼 의식을 만나본다. 제사를
끝으로 제물이 된 물소의 영혼이 평안한
쉼을 맞았기를, 탈리앙족의 기도가 하늘에
닿아 이들의 부족이 더욱 번성하기를 바란다.
제2부. 오히려 좋아, 방비엥과 시판돈
– 9월 24일(화)
라오스의 대표 관광도시 방비엥(Vang Vieng).
전 세계 여행객에게 휴양지로 유명한 이곳은
우기에는 어떤 모습일까? 그런데 마을로
진입하는 도롯가 사정부터 심상치 않다.
남송(Nam Song) 강물이 폭우로 범람해 온
마을이 물에 잠긴 상황! 이 심각한 상황에도
라오스 사람들은 보트를 꺼내 탈 것을
마련하고, 아이들은 수영까지 하며 태연하다.
심지어 침수된 마을에 고기를 잡으러 나온
사람들로 붐비며 때아닌 깜짝 어장까지
열리는데. 그물처럼 생긴 전통 어로 도구를
들고 고기를 잡으며 생선 요리를 해
먹을 거라고 말하는 라오스 사람들.
그 맛이 궁금하던 차에, 어장에서 만난
주민의 집에 초대받아 함께 집으로 향하고,
갓 잡은 생선을 통째로 튀겨 먹으며
라오스 우기의 진정한 맛을 음미해 본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내륙 국가인 라오스에서
‘섬’을 만날 수 있는 지역, 시판돈.
4천여 개의 섬이 있다는 시판돈에서
가장 유명한 돈뎃(Don det) 섬으로 향한다.
전 세계 여행객의 휴식처로 사랑받는
관광지이지만, 관광지가 아닌 우기 속
라오스 사람들의 일상이 담긴 돈뎃을
둘러본다. 매일 물고기를 최소 700kg에서
많게는 2톤씩 구매해 라오스 각지로 보낸다는
라오스 어시장의 큰손도 만나고, 우기를 맞아
한층 풍성해진 어시장을 둘러보며 메콩강이
주는 풍요로움을 느껴본다.
시판돈이 자랑하는 우기의 명소를 찾았다.
지축을 울리는 요란한 소리에서부터 느껴지는
압도적인 존재감! 콘파펭 폭포의 장관이
눈 앞에 펼쳐진다. 아시아에서 폭이 가장 넓다는
콘파펭 폭포. 우기에는 바다를 방불케 하는
수량과 물살을 자랑한다. 그런데, 폭포의
거센 파도 속에 사람이 있다! 급류 속으로
그물을 던지고, 폭포수 위 아슬아슬하게
외줄을 타며 고기를 잡는 어부. 위험을
무릅쓰고 매일 우기 속 거친 물살 위로
뛰어드는 어부의 모습을 통해, 빗속의
라오스를 살아가는 라오스인들의
진정한 삶의 모습을 엿본다.
또 다른 우기 명소로 향하는 길.
‘막딴’ 열매를 따는 아이들을 만났다.
낯선 모습의 ‘막딴’ 열매를 어떻게 먹나
궁금해 아이들에게 먹는 법을 배워보기로
한다. 칼로 한참을 두드린 후에야 모습을
드러낸 열매의 하얀 속살! 설탕의 원료로도
쓰인다는 다디단 열매는 라오스 아이들에게도
인기 만점 간식이다. ‘막딴’을 맛보며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아이들의 별명이
심상치 않다. 한 아이의 별명은 무려 ‘함 노이’!
모두를 폭소케 한 그 별명의 의미는?
아이들과 헤어지고 시판돈의 대표 폭포,
콘파소이(Khon Pa Soi) 폭포를 찾았다.
잔잔하던 메콩강의 물살은, 우기에는
성난 황소가 되어 폭포로 흘러든다.
그 황톳빛 급류 속 두 사람이 눈에 띈다.
더 크고 싱싱한 물고기를 잡기 위해 우기의
맹렬한 물살로 뛰어드는 두 사람. 폭포 아래
설치한 물고기 덫, 리(Lee traps)를 오가며
아찔한 급류 속 고기잡이를 이어가는데.
생사를 넘나드는 시판돈 어부들의
치열한 삶은 우기에 펼쳐지는
경이로운 풍경에 감동을 더한다.
제3부. 빗속의 쉼, 루앙프라방
– 9월 25일(수)
우기에 만난 모처럼 맑은 날. 이번 여정의
출발지는 라오스 최초의 통일왕조,
란쌍 왕국의 수도였던 루앙프라방이다.
루앙프라방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라오스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은 문화 도시이다. 이곳을
대표하는 명소, ‘황금 도시의 사원’
왓 씨엥통(Wat Xiengthong)을 찾았다.
사원의 벽에는 옛 루앙프라방 사람들의
생생한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벽화가
남아있는데. 그 안에 담긴 옛 라오스인들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라오스인들의 또 다른 삶의 흔적을 찾아,
빡우(Pak Ou) 동굴로 향했다. 메콩강과
우강의 합류 지점에 있는 동굴로, 예로부터
성스러운 장소로 알려졌던 곳.
라오스 사람들은 가족의 안녕과 메콩강을
오가는 뱃사람들의 안전을 기원하며 이곳에
불상을 바쳤다. 동굴을 가득 채운 불상들은
저마다의 소망만큼이나 그 크기와 생김새가
제각각이다. 종교적인 공간이 아닌,
누군가를 위한 간절한 소망이 모인 장소에서
라오스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들여다본다.
메콩강 옆 작은 마을. 우연히 만난
어부 ‘운흐안’ 씨를 따라 고기잡이에 나선다.
메콩강 곳곳에서 통발을 이용해 고기를
잡는 ‘운흐안’ 씨는 20년 넘게 어부로 살아온
메콩강의 살아 있는 역사다. 매일 고기를
잡으러 나가는 메콩강의 어부들.
과연 만선의 꿈은 이뤄질까? 이어 도착한 곳은
라오스 소주 ‘라오카오(Lao khao)’ 양조장이다.
찹쌀로 만드는 증류주 라오카오의 도수는
무려 80도에서 90도! 한 잔 마시니 입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는 듯하다. 신선한 생선에
갓 증류한 따끈한 술 한잔을 곁들이며
라오스에서 느낄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닫는다.
루앙프라방의 아침을 여는 것은, 승려들의
‘탁밧(탁발)’ 행렬이다. 새벽부터 행색을
단정히 갖추고,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승려들에게 바치는 라오스 문화 탁밧의
진정한 목적은 나눔. 라오스 사람들이
승려에게 공양한 공물은 탁밧 행렬의 끝에서
기다리는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전해진다. 루앙프라방의 탁밧 행렬을 보며,
채움과 나눔의 순환이라는
이치를 마음에 새겨 본다.
새로운 만남을 찾아 산속으로 향한다.
고지대에 사는 ‘몽족’ 마을에서는 새로우면서도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우리나라의
무속신앙이 떠오르는 몽족 샤먼 의식,
국에 밥을 말아 먹는 식사법 등 친숙하고
반가운 모습을 만난다. 몽족만의 전통의상과
화려한 장신구를 살펴보고, 몽족 문화 안에서
독특한 모습으로 발달한 라오스 민속악기
켄(Khaen) 연주를 들으며 빗속의 쉼을 누린다.
제4부. 라오스가 우기를 보내는 방법
– 9월 26일(목)
6월부터 10월, 매일 비가 오는 라오스.
라오스인들은 기나긴 우기를 어떻게 보낼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라오스 남부 최대 도시,
팍세(Pakse)로 향한다. 팍세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 왓 루앙(Wat Luang)에서는 우기의
시작을 알리는 불교 행사 분카오판사
(Boun Khao Phansa)가 한창이다.
우기를 맞아, 약 세 달간 승려들은 물론
라오스의 불교도들까지 영적 수행에
들어가는 카오판사(Khao Phansa, 하안거)의
시작을 기념하는 축제. 정성껏 준비한
공양물을 바치고, 풍요를 기원하며
물고기를 방생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경건함이 가득하다.
라오스의 우기는 모든 생명이 피어나는
활력의 시기이다. 그만큼 어시장 역시
메콩강에서 온 다양한 물고기로 가득한데.
그중 옛 우리나라 시장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특별한 생물을 발견한다! 그건 바로
라오스인들의 별미라는 개구리.
논에서 왔다는 자연산 개구리들을 보고
활기 넘치는 라오스 어시장을 둘러본다.
여정을 이어가던 중, 모내기가 한창인
곳을 발견한다. 세 달간의 카오판사(하안거)
기간은 모내기 후 벼가 자라기를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보릿고개나 다름없는
그 석 달의 시간 끝에 라오스인들에게
풍요가 오길 바라며 일손을 보태기로
한다. 모를 심을 때 간격과 줄을 일정하게
맞추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라오스의
모내기는 라오스 사람들을 닮아
자유분방하다. 열심히 일한 뒤,
갓 쪄낸 찰밥으로 새참도 든든히 챙기고
모내기를 마무리하려는데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일손이 부족하긴 했는지 촬영 중인
제작진들도 논으로 들어오라고 성화다.
결국 다 함께 논으로 첨벙첨벙. 새참값을
톡톡히 치르고 다음 여정으로 향한다.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카투족(Katu) 마을.
정부에서 허락한 소수민족 문화 체험이
가능한 마을이다. 카투족 가이드 ‘후크’ 씨와
함께 시작한 마을 투어. 마을 곳곳에는
카투족만의 독특한 문화로 가득하다.
‘베 짜기 개미’를 짓이겨 천연 모기 기피제를
만들고, ‘자트로파’ 수액으로 화상 치료제는
물론 비눗방울도 만든다. 카투족이
직접 재배, 생산하는 커피를 수확해
즉석에서 볶아낸 커피도 맛본다.
대나무 통으로 만든 드리퍼에 내린
진한 커피 맛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커피를 볶다 말고, 두툼한 대나무 통에
입을 대고 숨을 들이마시는 ‘후크’ 씨!
대나무 통의 정체는 바로 카투족의 담배였다.
담배가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영혼을
깨끗하게 해준다고 믿는 카투족. 그들의
문화를 통해 라오스인들의 지혜를 엿본다.
라오스 여정의 끝은, 다시 루앙프라방이다.
이곳에서는 우기의 마무리를 준비하며
열정을 불태우는 이들이 있다. 카오판사의
끝을 알리는 ‘억판사(Ok Phansa)’에
열릴 보트 경주 축제, 분쑤앙흐아
(Boun Suang Heua)의 예선전 현장이다.
강의 신에게 경의를 표하고, 안전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축제. 본선 경기 두 달 전부터
열리는 예선전도 본선 못지않게 뜨겁다.
전의를 불태우며 매일 연습을 이어가는
보트 선수들의 열정에 함께 마음이
뜨거워진다. 우기에 더 빛나는
라오스인들의 열정 속에, 여정을 마무리한다.
■ 기 획: 추덕담 CP
■ 방송일시: 2024년 9월 23일(월) 9월 24일
9월 25일 9월 26일(목) 저녁 8시 40분
■ 연 출: 김강수(제이원더)
■ 글 · 구성: 안유연
■ 촬영감독: 이정준
■ 큐레이터: 오정수(라오스국립대학 교수)
[출처]e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