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630회 미리보기
돌 틈에서 키운 꿈 자연인 배일용
상쾌한 늦가을 공기가 더해져 더욱
청량해진 산속, 자연인 배일용(60) 씨는
남들이 쉽사리 도전하지 않는 모험에
돌입했다. 그 새로운 여정이 시작된 곳은
다름 아닌 악산. 험한 환경 속에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로운 일상을
채워 나가는 중이라는데. 바닥에 엎드린 채
계곡물을 마시는가 하면 산속 나뭇가지 곳곳에
옷을 걸어놓고 언제든 바꿔 입는다.
털털한 매력과 함께 훈훈한 미소를 지닌
일용 씨. 사실 그에게도 남모를 아픔이 있었다.
한적한 해남 땅끝 깡촌에서 태어난 자연인.
6남매 중 셋째로, 어려서부터 가난과
굶주림에 익숙한 삶을 살았다.
보따리장수였던 어머니가 생계를 위해
집을 비우는 동안, 밥을 짓고 형제들을
돌보는 건 늘 그의 몫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곧바로 직장에 들어간 일용 씨는
서른 즈음에 중고책 서점을 열고 뒤늦게
대학 진학의 꿈을 이뤘다.
이제는 삶의 무게가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길
바랐건만, 평소 앓던 당뇨가 악화되어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만 했다. 혼자서
배에 주사를 놓을 때마다 인생이 비참하게
느껴졌다. 결국 그는 살기 위해 막 오십을
넘긴 젊은 나이에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 13년간 이어 온 군무원 생활을
끝맺고 서점도 부인에게 맡긴 후
산으로 향한 자연인. 나고 자라나는 것들을
챙겨 먹으며 건강을 회복하면서
그렇게 희망의 불씨를 다시 피웠다.
단순히 자연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연을 가꿔 나간 일용 씨.
산삼, 더덕, 도라지 등 약초를 바위틈에
심거나 돌을 섞어 심는 독창적인 방식을
추구했다. 서슴없이 절벽 위로 기어올라
예사롭지 않은 손길로 약초를 캘 때면 몸도
마음도 든든하다. 흙무덤처럼 생긴 밭에서
줄줄이 나오는 고구마로 밥을 짓는 날에는
직접 담근 겉절이가 세트로 따라온다.
무려 3시간 넘게 산행하며 발견한 올해
첫 능이로 만든 영양가 높은 잡곡밥과
숙회도 그야말로 보약 밥상. 8년 전,
산에 오자마자 집 앞쪽에 심었던 하수오는
어느새 길게 늘어진 덩굴 꽃이 되었고
건너편 휴식 다리 위 소파에 앉아
책을 읽는 일용 씨의 얼굴에는 생기가 넘친다.
부지런한 산골 베짱이 자연인 배일용(60) 씨의
이야기는 2024년 11월 6일 수요일
밤 9시 1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방송일시 : 2024년 11월 6일 (수) 오후 09:10
[출처] m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