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북에서 온 모자의 봄

 두만강을 넘은 엄마 지혜 씨 

아들 성룡이

 지체 장애 3급 딸 정은이

가족은 나의 힘





동행 198화 미리보기 


북에서 온 모자의 봄


북에서 온 엄마 지혜 씨의 ‘목포의 눈물’


2004년 극심한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당시 7살이었던

 아들 성룡이를 데리고 두만강을 넘은 엄마 지혜 씨. 

중국과 태국, 라오스를 거쳐 어렵게 3년 만에 한국에

 정착할 수 있었고, 아들 성룡이를 한국에 데려오는

 데만도 무려 6년의 세월이 걸렸다. 성룡이가 엄마 

곁으로 왔을 때, 성룡이에겐 12살 띠 동갑의 여동생 

정은이도 생겼다.




 하지만, 정은이 아빠와 헤어진 엄마는 중국에서

 약해질 대로 약해진 아들과 장애를 지닌 딸을 

키우기 위해, 식당일부터 항구 잡역, 꽃게 잡는 일까지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 억척 엄마가 되었다. 

한부모 가정의 실질적인 가장으로서 세 식구의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탈북민에 대한 

편견으로 일자리는 더욱 구하기 어려운 현실. 

고정적인 일자리를 얻기 어렵지만 엄마는 포기하지

 않고 어린 딸이 학교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짬짬이

 할 수 있는 일자리를 간절히 찾아 나선다. 

지체 장애 3급인 딸 정은이는, 보조기와 보청기로 

겨우 버티고 있지만, 앞으로 언제 주저앉게 되어 

영영 걷지 못할지 모르는 상황! 때문에 하루 빨리 

안정된 일자리를 찾아 정은이가 휠체어를 타는 

모습까지는 보고 싶지 않은 것이 엄마의 간절한 

소망인데..... ‘목포의 눈물’이라는 노래를 좋아해 

낯선 목포 땅에 정착하게 된 엄마는, 홀로 눈물로 

지새우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스물두 살 고3, 성룡이의 고민


엄마보다 3년 늦게 한국에 왔지만, 북한을 탈출해 

엄마와 떨어져 지낸 시간은 무려 6년이나 되는 

성룡이. 한국에 먼저 들어가 자리를 잡기 위해

 제3국으로 떠난 엄마를 대신해 정을 나눌 사람도, 

어울릴 사람도 없었던 성룡이는 점점 말을 잃어 갔다.

 그저 하루 빨리 엄마와 같이 사는 날만을 바랄 

뿐이었다. 뒤늦게 그 소원이 이뤄져 2010년, 꿈에도

 그리던 엄마를 한국에서 만났지만,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었기 때문일까? 엄마와의 사이가 어딘가 

모르게 서먹하기만 하다. 게다가 한국에 와서 

자신보다 세 살 어린 아이들과 학교에 다녀야 했던 

성룡이는 학교생활에 적응하기조차 쉽지 않았는데..... 

중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고, 그 때문에 

점점 주눅이 들면서 더욱 말수가 줄어들었고 언제부터

인가 말까지 어눌해지기 시작했다. 스물 두 살이지만

 올해 고3이 된 성룡이는 요즘 고민이 많다. 엄마의

 바람대로 고교 졸업 후 기술대학교에 진학해,

 자격증을 따고, 취업을 하는 수순만을 생각해 왔지만, 

최근 부쩍 더 어려워진 집안 형편을 생각하면 당장 

취업을 하는 게 먼저가 아닌가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누구에게도 속 시원히 털어놓지

 못하는데.....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방학을 맞아

 단기 아르바이트를 찾아 나선 성룡이. 생각보다 돈을

 버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절감하게 된다. 그제야 

낯선 타향에서 자신과 동생을 혼자 키우기 위해 

억척스럽게 살아온 엄마의 지난 세월이 가슴에

 사무치기 시작하는데......  

 

가족은 나의 힘,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배고픔만 면하면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픈 정은이 때문에, 빠듯한 살림 때문에 쉽지 않은 

타향에서의 삶..... 일곱 살 무렵부터 부모도 없이 일을 

하며 힘겨웠던 엄마는, 아이들에게 고단했던 삶을 

대물림하게 될까 두렵고 미안하다. 하지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또 자신을 받아준 이곳 사람들에게 조금

이나마 고마움을 되갚기 위해 힘들지만 장차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꿈을 조심스럽게 지니고 있다. 

아들 성룡이도 힘겨운 엄마를 돕기 위해, 지금은 

미래를 위한 성장통을 앓고 있지만 아르바이트로 

힘겹게 번 돈으로 제일 먼저 엄마와 동생을 챙길 정도

로 장차 가족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다. 

아직은 매서운 바람을 견뎌야 하는 겨울이 다 

물러가지 않았지만, 엄마와 성룡이는 서로를 헤아리는

 마음이 있어 언젠가 반드시 다가올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는 중이다.  


방송일시 : 2019년 2월 23일 (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이경묵 / 프로듀서 : 김석희

 / 제작 : 에이플스토리


연출 : 김영민 / 글. 구성 : 남지윤 / 조연출 : 이태경 

/ 서브작가 : 김혜은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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