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두부할매와 산골소년

 두부 장수 할머니 변옥환 씨 

손자 민서 

강원도 춘천 두메산골 

 홀로 일을 하러 떠난 아빠 




 

동행 217화 미리보기 


두부할매와 산골소년 


# 두부 장수 할머니

강원도 춘천의 두메산골. 다 쓰러져가는 오래된 

시골집에선 일흔 아홉 살 변옥환 할머니와 

열 살 손자 민서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민서가 2살이 될 무렵 민서네 아빠와 엄마가

 이혼을 하게 되면서, 아빠는 서울의 한 찜질방에

 홀로 일을 하러 떠났고 엄마는 본래 살던 

필리핀으로 돌아갔다. 자연스레 어린 손자를

 품에 안게 된 할머니. 늘 의젓하고 밝은 민서는

 청각장애를 가진 할머니의 귀가 되어주고, 

할머니의 마음을 어루만질 줄 아는 어른아이이다.





 그런 민서를 보며 항상 안쓰럽고 고마운 마음에

 한 푼이라도 더 벌어 좋은 것만 먹이고 싶은 

할머니. 하지만 손자 민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치킨도 피자도 아닌 할머니 표 두부다. 

할머니는 틈틈이 공공근로를 나가는 것은 물론, 

매일 같이 직접 맷돌에 콩을 갈아 따끈따끈한 

두부를 만들어 팔러 다닌다. “두부 사세요.~”

 마을 사람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할머니의 

목소리. 입소문 자자한 두부를 맛보러 하나둘씩

 모여들면, 아침에 이고 나왔던 무거운 두부 통은

 눈 깜짝할 새에 가벼워지곤 한다. 




# 산골소년 민서의 친구들

“새야 안녕 ~~” “백구도 잘 잤어?” 민서가 

눈을 뜨자마자 친구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버스가 하루에 딱 세 번만 오고가는 시골 동네. 

학교 가는 시간만 해도 1시간은 족히 걸리기

 때문에 민서는 매일 밤 여덟시면 잠자리에 들고, 

아침 여섯시면 눈을 뜬다. 이부자리에 누워서는

 할머니와 쉴 틈 없이 재잘거리다가도 잠투정 

하나 없이 금방 잠에 들곤 하는 민서.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면 반갑게 꼬리를 흔들어주는 

귀여운 네 마리의 강아지들이 있어 민서는 

외롭지 않다. 강아지들을 품에 안은 채 하루 동안

 있었던 얘기들을 떠들고 나면 어느새 일 나간 

할머니가 돌아올 시간. 아직은 외로움도 많고 

불안정한 민서는 할머니가 잠깐 사라지기라도

 하면 울고불고 난리가 나기 일쑤다. 그런 민서를 

달래주는 건 다름 아닌 빨강이, 껌둥이, 백구, 

누룽지 네 마리의 친구들. 비록 마을에 또래

 친구는 없지만 민서에겐 든든한 강아지 

친구들이 있어 오늘은 더 행복할 거라고 말한다. 


# 아빠나무의 비밀 

민서에겐 할머니 몰래 숨겨 놓았던 비밀이 있다.

 아빠가 있는 서울로 가서 살면 어떠냐는

 할머니의 물음에 조용히 고개를 가로젓던 민서. 

할머니를 지켜주고 싶은 민서는 아빠를 향한 

그리움을 종종 아빠나무에게 털어놓곤 한다.

 서울에서 홀로 일하고 있는 아빠가 친구의

 도움 없이는 혼자서 이 먼 곳까지 올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매일 밤 아빠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색종이를 접어보는 민서. 할머니

 앞에선 항상 씩씩하고 어른스럽던 민서지만, 

아직은 아빠의 넓은 품이 그리운 아이. 멀리 있는 

아빠가 꽃향기를 맡고 힘이 났으면 좋겠다는

 민서는 고이 접은 꽃 모양 색종이를 통에 담아

 나무 아래에 숨겨 놓는다. “아빠가 오기 전까지는

 아빠나무한테 맡길 거예요, 아빠나무가 지켜줄 

거니까요.” 커다란 나무를 안고 속삭인다. 집에 

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할머니 품에 안겨

 배시시 웃고 마는 민서. 할머니는 그런 민서의

 가슴을 토닥토닥 쓸어내려주는 것밖엔

 할 수 없어 막막하기만 하다. 


방송일시 : 2019년 7월 6일(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최형준 / 프로듀서 : 김석희 / 제작 : 타임 프로덕션

연출 : 김경민 / 글. 구성 : 권선 / 조연출 : 임태호 / 서브작가 : 문세리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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