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577회 미리보기

 

돌고 돌아 마침내 당신

자연인 김재현&조지혜 부부

 

산에서 들려오는 비명. 혀에 벌을 쏘여

어쩔 줄 몰라 하는 한 여인. 아내 조지혜(63) 씨는

남편에게 탱탱 부은 혀를 내보이지만,

비싼 벌침을 맞았다며 남편 김재현(63) 씨는

배시시 웃을 뿐이다. 내심 걱정되었는지

말없이 약을 건네는 남편. 이런 남자가

답답하지 않냐는 물음에 지혜 씨는 그저

남편이 최고라는데. 언뜻 보면 수십 년을

함께한 부부 같지만, 이들은 사실 두 번째 맺은

인연. 깊어져 가는 가을, 돌고 돌아서 만난

한 남자와 여자의 산골 이야기다.

 

봉화의 한 산골 마을,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난

재현 씨.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묵묵히

농사를 도왔던 그는 추수철이면 한 달 이상

학교를 못 갈 정도로 집안일에 매달렸다는데.

성인이 될 무렵, 그런 그도 조금씩 뿔이 났다.

매일 같이 일만 하는데, 용돈 한번을 받지

못했기 때문. 결국 도망을 결심한 그는 3년 치

땔감을 두둑이 해둔 뒤, 집을 뛰쳐나왔다.

집을 나와 식당에서 고기손질 일을 시작했다는

자연인. 힘이 좋았던 그는 거래처 사장님의

눈에 띄었고, 이직 제안을 받으며 고기 도매업을

시작하게 된다. 새벽같이 일어나 고기를

손질하고 거래처에 배달하는 일.

 

 

 

 

수금까지 하다 보면 자정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는데. 직장인 월급의 배를

벌었지만, 쉬는 날이 한 달에 한 번일 정도로

그의 20대는 땀범벅이었다.

집도 사고 결혼도 하고 첫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에는 혹여 자식에게

누가 될까, 고기 손질하는 일을 관두고 정육점을

차렸다는데. 하지만 바깥일과는 달리 가정에서는

아내와 자꾸 부딪히는 일을 겪으면서 결국

합의하고 서로 헤어짐을 맞았다. 정육점을

정리하고 다시 고깃집을 열었다는 재현 씨.

하지만 사람을 상대하는 장사는 그에게

너무 맞지 않는 옷이었다는데. 정육점을

운영할 때도 좋은 고기를 먼저 내주느라

손해가 다반사였고, 누군가와 싸우는 것을

싫어해 고깃집에서 취객이 난동을 피우면

돈도 안 받고 말없이 내쫓았다. 스트레스는

갈수록 더해지고 자꾸만 심해지던 피부병.

도시 생활에 이골이 난 그는 어린 시절 살았던

산골이 더욱 그리워졌다는데.

 

한편 일본으로 간 지혜 씨. 젊은 시절,

먼저 일본에 시집을 간 친구의 소개로

일본 남자와 결혼해 한국을 떠났다. 하지만

사정에 의해 결국 두 사람은 결혼생활을

정리하게 되었다는데. 일본 생활이 익숙해진

그녀는 그곳에서 계속 살아가려 했지만,

타지 생활을 하는 동생이 안쓰러웠던 걸까.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까지만 이라도 한국에

있으면 어떻겠냐는 언니의 간곡한 부탁에,

결국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40년 전 인연, 초등학교 동창 재현 씨를

만나게 되었다는데.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고향에서 살았던 두 사람. 서로 마음을

확인한 둘은 남은 생을 산에서

살아가기로 약속했다.

 

어여쁜 꽃들과 거위, 닭, 고양이까지.

부부의 마당은 꽃과 동물을 좋아하는 재현 씨의

취향이 크게 묻어난다. 가을 산의 보물, 송이를

캐서 송이호박잎구이를 준비하는 남편. 아내는

일본에서 즐겨 먹었던 건강 음식을 선사하는데.

때론 친구처럼, 때론 연인처럼 한 편의

로맨스 코미디 영화 같은 두 사람의 이야기는

23년 10월 25일 수요일 밤 9시 1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송일시: 2023년 10월 25일 (수) 오후 09:10

 

 

[출처]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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