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578회 미리보기
오늘도 행복 수집가 자연인 정관호
산 곳곳에 떨어져 있는 밤과 활짝 피어있는
코스모스가 반겨주는 가을 아침.
자연인 정관호(77) 씨는 오래된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섰다. 익숙한 손길로 카메라를 다루며
가을 산 전경을 찍는 그는 뭐든지 기록하고
수집하는 것을 좋아한다는데. 그래서인지
그의 집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는
골동품들이 가득하다. 마치 산속의
작은 박물관 같은 곳, 이곳에서 관호 씨가
수집하고 있는 행복은 무엇일까.
어렸을 적부터 꽃과 나무를 좋아한 자연인.
쌀밥 먹고 지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열악했지만 그래도 그는 꽃들이 무성한 산골이
좋았다. 그러나 이 시절에는 자식 한 명이라도
도시로 보내는 것이 먹고 살기 위한 방법이었고,
그렇게 9형제 중 둘째였던 관호 씨는 고향을
떠나 도시로 갔다. 이후 군대에서 만난 동기를
따라 사진관 일을 시작한 자연인.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휴대전화 사진 기술이
좋아지면서 결국 12년 동안 운영하던
사진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새 시작을 위해 공인중개사 시험에 도전해
부동산을 차렸지만 군대에서 포병이었던 게
화근이었던지 날이 갈수록 그의 청력은 나빠져
일할 때 어려움을 겪었다. 전화번호를
잘못 적거나 상담할 적에도 잘 못 알아듣는 일이
다반이었다. 자연스레 손님 대하는 게 두려워진
관호 씨는 이럴 때마다 마음이 탁 트이는
고향의 풍경이 그리웠다는데. 그러나 가족을
위해 당장 일을 그만둘 수 없었던 그는 그렇게
가장의 책임을 다한 뒤 60대 중반의 나이가
되어서야 그리웠던 자연에 들어왔다.
산에서 혼자 지내는 만큼 건강관리도
스스로 해야 하는 자연인. 77세의 나이에도
매끈한 피부를 자랑하는 동안 비결은
아침마다 마시는 꿀을 탄 들깨 차라는데.
단숨에 마신 후 산에 올라 아침 필수 관문인
뒤꿈치 운동부터 소질이 없던 훌라후프도
승윤에게 비법을 전수받아 차근차근 연습해
본다. 요리에 자신이 없어 걱정이라는 말과
달리 만드는 것마다 승윤의 감탄을
자아내는데. 10년 된 된장으로 만든
된장찌개는 승윤의 말문을 막히게 하고,
묵은지 넣은 제육볶음과 김치 수제비는
가을의 풍요로움을 배로 느끼게 해준다.
지난 추억을 되새기며 날마다 채워지는
행복을 차곡차곡 수집 중인
자연인 정관호(77) 씨의 이야기는
방송일시 2023년 11월 1일 수요일
밤 9시 1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출처] m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