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579회 미리보기
다시 태어난 인생 자연인 김상주 씨
안개 낀 산 중턱, 맨드라미꽃이 줄지어 반기는
외길은 묘한 신비감이 돈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외딴집. 이곳엔 물자 귀한
산 중턱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없는 게
없다. 쓸모를 다 해 버려진 물건에 또다시
생명을 불어넣는 자연인 김상주(76) 씨.
그는 산중의 불편함이 오히려 반갑다.
마음껏 아이디어를 내고, 재주를 펼칠 수 있기
때문. 먹고 살 궁리를 하느라 늘 골치가
아팠던 그에겐 산에서 살길을 모색하는
일이 훨씬 수월하고 재밌다.
어릴 적, 6.25 전쟁통에 피난하러 다니다,
그의 아버지도, 어머니도 각자 재가했다.
12살 어린 나이부터 남의 집에 얹혀살면서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던 그는 너무 일찍
철이 들었다. 세상에 의지할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라는 냉정한 현실.
그는 먹고살기 위해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작정 달려들었다. 동두천에서 미군들을
상대로 튀김 장사를 하기도 하고,
사진관 일을 배워 사진관도 운영해보고,
가락시장에서 노점도 하고, 지방에 청과물을
배달하는 화물차도 운전했었다.
그러는 사이 결혼도 하고, 세 자녀도 키워냈다.
수십 년의 세월을 정신없이 달려왔지만,
그의 마음은 한결같이 먹고 살 걱정에
막막한 12살 소년이었던 걸까. 마지막으로
쉬엄쉬엄 일하겠다며 일흔을 앞둔 나이에
시작한 택시 운전. 하지만 예전 같지 않은
몸을 이끌고 도로 위에 나선 대가는 참혹했다.
취객의 욕설과 발길질, 스트레스로 인한
주기적인 두통과 몸살, 복부팽만,
신경을 늘 곤두세워야만 했던 생활.
결국 그는 도시를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그의 조건은 오직 ‘아무도 없는 곳’. 그곳에서
자유롭게 살아보기로 한다. 틈틈이 모아온
고물들과 각종 연장만 있으면 세상 그 어디에
던져진다 해도 살아갈 자신이 있었다.
집을 짓고, 아내를 설득해 3년 전부터 시작된
산골 살이. 없으면 만들고, 불편하면 고치면서
산다. 즉석에서 나무를 주워다 만든 도리깨,
스테인리스 건축자재를 갈아서 만든 작두,
냄비 크기에 맞게 바꿔 쓸 수 있는 솥 걸이,
햇볕에 데워 쓸 수 있게 만든 온수 장치,
물통과 가방이 결합 된 지게 등, 개수를 세는 게
의미 없을 정도로 수많은 그의 작품들.
그는 이제야 진짜 즐거운 일을 찾았다.
오늘도 그 고요한 산속엔 아무도 모르는
그만의 왕국이 건설되는 중이다.
신의 손! 맥가이버 자연인 김상주 씨의
이야기는 2023년 11월 08일 수요일
밤 9시 10분 MBN<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방송일시: 2023년 11월 7일 (수) 오후 09:10
[출처] m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