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가을이라 좋아

 인생은 꽃게 맛 전곡항 

가을 터는 남자 

이 가을을 노래해 

대추나무에 가을 열리면 

고맙습니다 가을 




한국기행 466회 미리보기 


가을이라 좋아

 

올여름 유난히도 무더웠기 때문일까

청명한 가을바람이 유독 고맙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결실의 계절 가을-

누구보다 풍성한 가을 곳간 열리기를 

기다려온 이들이 있다.


가을 들녘에선 황금 벼가 무르익어가고

바다에선 꽃게며 전어며 줄줄이 잡혀 올라온

그물 터느라 분주한 사람들-

어느새 이들은 넉넉하고 풍성한 가을빛을 닮아 있다.


이 가을 황금 들판 가득 고개 숙여 

무르익어가는 벼처럼

문득,

가을이라 고맙다. 

 



1부. 인생은 꽃게 맛


경기도 화성의 전곡항-

꽃게며 대하며 가을 별미 찾아온 사람들로

유난히 북적이는 요즘.

꽃게 잡으랴 장사하랴, 전곡항 어민 정연희 씨는

1인 4역도 모자랄 지경이다.


주말 내내 장사하느라 목이 다 쉬었지만

새벽같이 남편 박두현 씨와 꽃게 배에 

올라타는 연희 씨-


“우리는 가을 꽃게가 1년 농사야, 지금 부지런해야

겨울을 편하게 날 수 있지”


배를 타고 꼬박 6시간을 달려 도착한 먼바다-

포동포동 살이 차오른 수게들이 줄줄이 걸려든다.


한 번 조업에 나가면

2, 3일씩 바다에서 머문다는 연희 씨 부부.

흔들리는 배 위에서 쪽잠 자며

꽃게잡이에 고군분투 중이다.


천상 바다 사나이 두현 씨와

억척스러운 여자 연희 씨가 만나 시작한

꽃게잡이 인생


겉은 딱딱해 보여도 그 속살은 부드럽고

 쫄깃한 가을 꽃게-


어느새 부부의 인생도

마치 달달하고 쫄깃한

가을 꽃게 맛을 닮아 있다.




2부. 가을 터는 남자


봄이 여자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 했던가.

누구보다 넉넉한 가을을 기다려온 

한 사나이가 있다.


젊은 시절 전국을 유랑하며 

각설이로 살았던 박대만 씨.

풍성한 가을 곳간 열리는 날이면

송이버섯과 능이 캐고,

각종 가을 약초 채취하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올해로 지리산에 정착한지도 13년 째.


“산이 나를 받아주니까

산에 살고 있는 거지”


한때 오일장에선 모르는 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사였다는 각설이 대만 씨.

가을이면 채취한 버섯을 한 아름 들고

장터에 나가 가위춤을 선보이곤 하는데...


넉넉한 가을을 터는 재미에 푹 빠진 사나이,

박대만 씨의 가을을 따라가 본다. 





3부. 이 가을을 노래해


경기도 광명에서 6대째 농사를 짓는

 33년 차 농부 김백근 씨.

광명에서 두 번째로 큰 논밭을 경작한다는

백근 씨의 가을은 눈코 뜰 새가 없다.


일꾼도 없이 아내와 단둘이서

 논밭을 관리한다는 백근 씨.


새벽부터 일어나 해가 질 때까지

농사일 틈틈이 손에 놓지 않는 것이 있다

흙 묻은 손으로 기타를 치며 부르는

노래 연습!


“수많은 세월 흘러 고왔던 손이 거칠어졌어도

아무런 후회 없이 이 땅 지켜가는

 하늘의 자손들이여-”


젊은 시절 밴드 활동을 하다 전문 농사꾼이 되었지만

지금도 음악을 향한 열정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는데.


몇 해 전부터는 추수가 끝나는 논두렁에서

농부들의 마음과 쌀의 고마움을 노래하는

논두렁 콘서트를 열고, 농사짓는 농부의 

마음을 노래한다.


이 가을을 노래하는 농부,

김백근 씨의 가을을 만나본다.




4부. 대추나무에 가을 열리면


가을이 아름다운 속리산 자락.

충청북도 보은에 자리한

김영길, 박영옥 씨 부부 농원의 대추나무엔 

탐스러운 가을이

주렁주렁 열렸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서울에 사는 누나와

여든이 넘은 노부모,

장인 장모님 처가댁 식구까지 총출동!


온 가족이 두 팔 걷고 대추 수확을 돕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이 시간은 소중한 시간이죠.”


어머니의 생신도 이맘때 라

해마다 대추밭에서 생신 파티를 연다는 영길 씨 가족.

가족들이 즐겁게 대추를 딸 수 있도록

쉴 틈 없이 제공되는 새참과 재롱잔치~

아내 영옥 씨가 개발한 대추 찐빵은

가족들에게 언제나 대인기다.


대추 수확이 끝나면

밤송이 따고 도토리 주우며

도란도란 가을을 보내는 가족.


온 가족이 둘러앉아

왕대추를 넣은 삼계탕과 대추 밥 먹으며

가족 간의 우애는 더욱 깊어만 간다.

이 가을 모두가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고 고마운,

영길 씨 가족의 행복한 가을을 만나러 가본다.




5부. 고맙습니다, 가을


경상남도 거창, 덕유산에는

유형렬 할아버지가 살고 있다.


일제 강점기 때 민둥산으로 

변한 헐벗은 산이 안타까워

하나둘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는 유형렬 할아버지.

반백 년이 가까운 세월 동안 

8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덕에

지금 덕유산은 푸른 산림으로 우거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할아버지 손 안 닿은 곳이 없는 덕유산.

나무 크는 소리에 기분이 좋고

다 자란 나무는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는 할아버지

덕유산에 가을이 찾아온 것이 고맙기만 하다.


“나무가 없으면 사람이 살 수가 없지.

아주 중요한 거지, 나무가.”

 

알알이 꽉 찬 잣송이를 털고

알맞게 여문 오미자와 버섯들 따느라

할아버지의 가을은 짧다.


경기도 연천 한탄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합수 지역,

어부 유재학 씨는 가을 참게 잡이에 한창이다.

임진강을 자유로이 누비던 참게는

산란기를 맞아 살던 강화도로 돌아갈 채비를 한다.


이맘때,

영양분이 많고 알이 꽉 차

그 맛이 일품이라는 가을 참게.


유재학 씨는 이북이 고향인 부모님을 따라

연천에 터를 잡고 살아왔다.


“가을에 참게가 많이 잡히기 때문에

이걸 먹음으로써 가을을 느끼게 되는 거죠.”


재학 씨는 참게탕을 먹은 뒤에야 비로소

가을이 왔음을 느끼고 풍성함을 만끽해본다.


가을 맛 가득 머금어

시원하고 구수한 맛을 내는 참게.

그 가을의 맛을 맛보러 가본다. 


방송일시 : 2018년 10월 15일 (월) ~ 10월 19일 (금)


기 획 : 김현주


촬 영 : 박주용 김기덕


구 성 : 김문수


연 출 : 방세영 


(㈜ 박앤박 미디어)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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