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민철이의 느린 열세 살 

금쪽같은 내 아들 

아빠 인만 씨 민철 군

 경남 남해군

 할머니 할아버지  





동행 228화 미리보기 


민철이의 느린 열세 살


금쪽같은 내 아들

경남 남해군. 시골 마을에 바늘과 실처럼 늘 손을

 잡고 붙어 다니는 父子가 있다. 바로 아빠

 인만 씨와 민철 군이다. 열세 살 다 큰 아들을

 학교 버스 타는 곳까지 배웅하고, 일터도 같이

 가고, 밭에 갈 때도 또 외출할 때도 아빠는 늘

 민철이의 손을 잡고 함께한다. 애틋한 부자지간. 

동네 사람들은 유별나다고 말하지만, 아빠는

 개의치 않는다. 지금껏 큰 소리 한번 칠 일 없이 

온순히 자라준 아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아빠라고 말해주는 아들 민철이는

 아빠에게 각별하다. 아내가 떠난 건, 민철이가 

8살 때였다. 그 충격은 아빠뿐 아니라

 아들 민철이에게도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마음도 말문도 점점 닫아버리고 늘 아빠 등 뒤로

 숨어버리는 민철이. 혼자 밖에 내놓으면 

늘 노심초사해야 하는 아들이 제 아픈 속 한 번

 드러내질 않으니 아빠는 더 속이 상한다.





민철이의 느리게 걷는 시간


민철인 또래 아이들과 조금 다르다. 나이는

 열세 살이지만, 남들보다 조금 느리고 또 서툴다. 

발달이 조금 느리지만, 아빠와 가족을 위하는 

일엔 부족함이 없는 민철이. 그런 민철이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는 일은 바로 장작을 피워

 가마솥에 물을 데우는 일이다. 아빠가 한 달을 

꼬박 일해도 늘 모자라는 형편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뭐든 아끼는 수밖에 없었다. 

기름보일러를 떼지 않으려고 찬물로 씻는

 할머니를 위해 아궁이에 불을 지핀 민철이. 

집 근처에서 땔감을 주워와 할머니 목욕물을 

데우는 일이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일과다. 

또 아빠가 매일 입고 출근하는 옷을 손빨래하는 

일도 거르지 않는다. 작년에 아빠가 갑자기 

쓰러진 걸 본 후, 아빠마저 자신을 떠날까 봐

 늘 불안한 민철인 아빠 곁을 떠날 수가 없다.




희망의 반딧불이를 찾아서


일을 하다 한순간에 쓰러진 아빠. 그때부터

 앓은 뇌 병변으로 평생 약을 달고 살게 됐다. 

요즘은 시력도 점점 떨어져 약값도, 안경을 

맞출만한 돈도 넉넉지 않아 걱정이 많다. 그래도

 비상금을 모아 아들이 좋아하는 햄버거를 

사주는 아빠. ‘엄마’라는 말에 눈물부터 터지고, 

아빠와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면 불안해하는

 민철이를 보면서 아빠는 아들이 홀로 설 수

 있을 때까지 곁에서 지켜줄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이 든다. 내년,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특수학교에 보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아진 아빠. 

아빠에겐 누구보다 완벽한 아들, 민철이가 

반딧불이를 보며 행복해하는 모습에 아빠는

 민철이에게 반짝반짝 빛나는 희망을 찾아주고 

싶다. 오늘도 아빠와 아들은 남들보다 조금은

 느리지만, 담담히 세상과 마주한다.


방송일시 : 2019년 10월 5일 (토) 18:00 ~ 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최형준 / 프로듀서 : 김석희 / 제작 : 에이플스토리

연출 : 김가영 / 글. 구성 : 이지선 / 조연출 : 서일수 / 서브작가 : 김다은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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