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597회 미리보기
100살 엄마와 쉰둥이 자연인 한철순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는 겨울의 끝자락.
손수 지은 흙집 아래, 자연인 한철순(63) 씨는
부뚜막 군불 앞에서 머리를 말리고 있다.
소복이 쌓인 눈 위를 뒹굴고, 산더덕을
마이크 삼아 흥겹게 노래 부르는 이 남자.
실은 한평생 진 빚을 조금씩 갚아나가는 중이란다.
철순 씨가 태어날 때 아버지 나이가 53세여서
그는 어릴 적부터 쉰둥이로 불리곤 했다.
뒤늦게 본 아들이 얼마나 귀했을까. 오죽하면
어머니가 매번 밥숟갈에 반찬을 올려주는 탓에
젓가락질도 중학생이 되어서야 배웠다는데.
19살에 아버지를 하늘로 보내고 변변찮은
작은 땅에서 농사를 지으며 홀어머니를
책임져야 했던 철순 씨. 첫눈에 반한 은행원과
결혼해 토끼 같은 자식을 넷이나 낳으며
어엿한 집안의 가장이었지만, 농사는 지으면
지을수록 집안에 빚만 가져왔다. 성실함만이
무기였던 그는 몸으로 때울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고, 운 좋게도 학교 시설을 관리하는
공무원으로 취직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어쩔 수 없이 고향을, 그리고 어머니의 곁을
철순 씨는 떠나게 되었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잡다한 일부터 공구 다루는
일까지 나름 험한 일이었지만, 농사보다는
적성에 맞았다. 무엇보다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으로 조금씩 빚도 갚고, 가족들과 추억도
쌓는 일이 행복했다는데. 하지만 내내 나고
자란 산골이 그리웠던 철순 씨. 더군다나
쉰둥이였던 자신에게 각별한 사랑을 주었던
어머니가 연로해지는 모습도 마음에 턱하고
걸렸다. 그리고 자식 모두 시집 장가를
보내고 나자, 그는 20년 전 미리 사두었던
터를 다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살 집이기에!
“나는야 흙에 살리라~ 부모님 모시고
효도 하면서 자연에 살리라~”
고향을 떠나면서도 마음만은 자연에
두고 왔을 그. 삼 뿌리 같은 냉이를 캘 때면,
반가운 봄 향기에 미소가 가득하다.
추운 겨울날 어머니의 몸보신을 위해
삼계탕을 끓이고자 산양삼을 찾아 산으로 나선
자연인. 미꾸라지를 잡아 추어탕도 끓여 먹으며
산과 강을 노닐던 어릴 적 추억을 되돌아본다.
100세 노모와 늦둥이 아들, 자연인 한철순 씨의
각별한 산골 생활기는
24년 3월 13일 수요일 밤 9시 1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송일시 : 2024년 3월 13일 (수) 오후 09:10
[출처] m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