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3일 670회 미리보기

 

이 땅에 살기 위하여

- 서울 160번 버스 72시간

 

160번 버스는 서울 도봉구 도봉동에서

구로구 온수동까지 승객들을 싣고 달린다.

그 거리는 무려 왕복 69.9km,

약 4시간 40분이 소요된다.

 

160번 버스의 승객들은 160번 버스를 닮았다.

장거리 노선만큼 길고 지난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탑승한다.

강북과 강남을 잇는 노선처럼, 우리 사회를

지탱하며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을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버스에 오른다.

 

새벽 4시부터 익일 새벽 2시까지 하루 약 22시간

서울을 누비는 160번.이 버스에는 어떤 삶이

타고 있을까.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은

160번 버스에 몸을 싣고 각자의 정류장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만났다.

 

 

 

 

■ 동트기 전에도 ‘빨리빨리’

도봉산자락에 해가 걸리기도 전인 이른 시각.

산 아래 도봉권역 공영차고지에는 벌써

하루를 시작한 사람들이 있다.

 

차고지에서 출발한 버스는 몇 정거장

지나지 않아 금세 만원 버스가 된다.

새벽 첫차의 주 고객은 중장년 여성 노동자들.

이름 대신 ‘아주머니’로 불리는 청소노동자가

대부분이다 코로나19가 무게를 더해 

청소노동자의 하루는 더 팍팍해졌다.

그럼에도 이들은 오늘도 일할 수 있음에,

새벽 첫차를 타고 갈 수 있음에 감사한다.

 

주어진 임무 하러 가는 거죠.

오늘도 무사하게, 건강하게 일하고 돌아가자

- 이영선, 새벽 4시 160번 버스에 탄 청소 노동자

 

해도 뜨지 않은 새벽이지만,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도 보인다. 건물의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청소를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이들은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더 빨리’를 연신 왼다.

부지런히 일한 대가로 그저 ‘무사한 하루’만을

바라는 청소 노동자들. 이들의 정직한 수고가

있기에 모두의 하루가 무사히 시작될 것이다.

 

 

■ 인생의 회차지에 들어서다

 

우리의 인생에도 버스 노선처럼 정해진 길이

있다면 무슨 고민이 있을까. 160번 버스처럼

118개의 정류장을 순서대로 지나치기만 해도

목적지까지 저절로 실려 가는 삶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원하는 일을 찾아서 몰두하고 싶은데

갈피 잡기가 쉽지 않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봄은 올 테니 버텨봐야죠.

안 오진 않을 테니까

- 윤유림_29세, 160번 버스에 탄 취업준비생

 

앞만 보고 힘차게 질주했는데 돌아보니

역방향임을 알았을 때, 윤유림 씨는 잠시 멈춤을

선택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조금 늦은

진로 탐색의 시간을 가지는 중이다. 인생의

회차지에 다다라, 다시 출발지에 선 셈이다.

지나온 세월보다 앞으로 펼쳐질 날들이

더 많기에, 조급한 마음을 달래며 오늘도

버텨본다. 어머니가 챙겨준 반찬을 품에 안고

그 온기를 위로 삼아 따뜻한 봄을 기다린다.

 

 

 

 

■ ‘연대’가 만들어낸 가속도

 

휠체어 승객의 하차를 돕는 160번 버스 기사

 

봄바람 불어오는 맑은 오후, 서울대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가는 한 승객이 버스에 오른다.

전동휠체어 운전이 미숙한 승객은 탑승하자마자

좌석에 앉은 승객과 충돌해 작은 사고를

일으킨다. 버스 안에서 자리를 잡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버스 안의

그 누구도 그를 재촉하거나 힐난하지 않는다.

버스 기사는 승객의 목적지를 물어보고

직접 하차를 돕는다. 휠체어를 탄 승객은

모두에게 감사를 표하며 무사히 하차한다.

다시 출발한 버스는 금세 도심

사라진다. 160번 버스는 오늘도

‘대중교통’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한편 퇴근 시간, 지친 직장인들이 탄 버스에서는

피로의 냄새가 난다. 그 속에서 남다른 활기를

뿜는 이들, 예비부부 김솔이 · 이신광 씨를

만났다. 달콤한 신혼의 꿈에 한창 빠져있을

때이지만, 이들은 결혼식 걱정이 앞선단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되면 하객 제한이

걸려 ‘강제 스몰 웨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걱정은 바로 신혼집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에 부랴부랴

대출을 알아보고 있는 상황. 그마저도 부족해

꿈꿨던 곳보다 작은 집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손잡고 나아갈 수 있음에

행복하다는 이들. 부부로 함께하기에,

다음 정류장까지의 여정도 즐거울 것이다.

 

하루하루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벅찬 현실,

하지만 승객들이 머물고 간 좌석에는

희망의 싹이 돋아 있다. 이 싹을 꽃피우기 위해,

160번 버스는 오늘도 달린다.

 

<다큐멘터리 3일> 670회

『이 땅에 살기 위하여 – 서울 160번 버스 72시간』은

오는 4월 11일 밤 11시 05분 KBS 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 : 김진용

글 · 구성 : 박금란

취재작가 : 하유진

내레이션 : 김규리

방송 : 2021년 4월 11일 (KBS2, 23시 05분~)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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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669회 미리보기

 

백 투 더 제주

-제주도 신혼여행 72시간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던 1980년대까지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여겨졌던 제주도.

비행기를 타볼 기회가 별로 없었던 시절,

난생처음 비행기를 타고 가는 ‘제주도

신혼여행’은 당시 가장 멋진 신혼여행이었다.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전까지

‘신혼여행 1번지’로 꼽힌 제주도

 

“그때는 다 제주도로 신혼여행 왔죠.

택시 기사님들이 사진 촬영해주고

여행지 데려다주고 이런 경우가 많았죠.”

-김순희 / 30년 전, 제주도로 신혼여행 왔던 관광객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진 1990년대부터는

언제든지 놀러 갈 수 있는 국내 여행지보단

해외로 떠나는 걸 선호했던 신혼부부들.

하지만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하늘길이 막혀버리자, 제주도는

다시 한번 ‘신혼여행의 성지’가 되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신혼부부들로

북적이는 제주국제공항

 

결혼과 출산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시대.

‘평범한 삶’을 꿈꾸기 위해서는 평범하지 않은

노력이 필요한 요즘이지만, 그럼에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동행’을 선택한 신혼부부들이 있다.

다사다난했던 결혼 준비 과정과 예식을 끝마치고

마침내 제주도에 도착한 이들을 만나보았다.

 

■ 코로나19, 결혼의 풍속도를 바꾸다

 

“결혼식장 인원 제한이 있다 보니까

예식장에 못 들어오고 밖에서 구경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마음이 많이 아프더라고요”

-이준혁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에 따라 예식장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되면서, 결혼식

풍경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하객은

최소한의 인원으로 줄이고, 예식 과정도 되도록

간소화게 진행된다. 자연스럽게 소규모 결혼식을

치르게 된 2021년 신혼부부들은, 그들만의

‘작지만 개성 있는’ 결혼식을 꾸미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우리가 예식장도 같이 꾸미고 해서

훨씬 더 남다른 거 같아요. 우리만의 색깔로...”

-심재훈 / 34세

 

평생을 남으로 지냈던 사람과 가족이 되는 일이

쉬울 거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더더욱

쉽지 않았던 코로나19 시기의 결혼 준비.

주변 사람들의 걱정스러운 시선에 ‘결혼식을

미뤄야 하나’ 고민했던 부부들도 여럿 있었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부부가 된 

이들은 ‘결혼의 시작’부터 큰 고비를 함께

극복한 셈이다.

 

 

■ “결혼에는 골인했지만...” 앞으로 남은 ‘먼 길’

 

“영혼을 끌어서 대출받는다고 하잖아요.

영혼을 끌어서도 안 되는 시점이 오더라고요”

-김서주 / 32세

 

대다수 신혼부부는 신혼집을 마련하는 것이

결혼 준비의 가장 큰 과제였다고 응답했다.

영혼을 끌어오듯 돈을 모아 마련한

신혼집이지만, 그 집이 온전한 ‘우리 집’이

되기까지는 빚을 갚아나가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듯 경제적인 상황이 불안정하다

보니 출산 계획을 미루는 부부들도 있다.

 

“갑작스러운 출산 계획이 생기지 않는 것.

그게 지금 저희가 지켜야 할 목표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지운 / 33세

 

아직은 아이를 키울 여건이 되지 않으니

출산하지 않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이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처럼 부부가 되어 가정을

꾸리는 일은 ‘축복’임과 동시에 ‘현실’이기도

하다. 결혼에 골인한 것은 ‘해피엔딩’이라기보단

또 다른 ‘불확실한 시작’을 의미하기에,

신혼부부들의 대화 속에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불안’이 공존한다.

 

 

■ 부모님의 시작, 우리의 시작

 

“친아들 장가보내는 것처럼 지원해주시고 해서

마음이 정말 든든하고 그랬었거든요.

감사합니다 장모님.”

-최웅 / 37세

 

결혼 준비를 시작하고 난 뒤에야 더욱 또렷하게

느껴지는 ‘부모님의 존재’. 경제적으로 도움받지

않으려고 했으나 끝내 도움 주려고 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발견할 때는 ‘사랑받고

있었음’을 문득 느끼기도 하고, 양가 부모님의

이견을 조율할 때는 결혼이 두 남녀만이 아닌

‘두 가정의 결합’임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결혼 준비하면서 생각보다

고마움을 많이 느꼈어요.

응원해주는 사람이 많구나...”

-유지성

 

많은 사람의 도움과 지지 속에서 새 출발을

맞이하게 된 신혼부부들. 비록 원래 계획했던

해외여행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부모님의

신혼여행지였던 제주도에서 결혼생활의 첫발을

내디딜 수 있어 ‘의미 깊은 것 같다’고 말한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동행’을

포기하지 않은 2021년 새내기 신혼부부들.

인생 2막을 앞둔 이들의 ‘꿈과 희망’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백 투 더 제주 – 제주도 신혼여행 72시간> 편은

오는 4월 4일 밤 11시 05분 KBS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 : 유경현

글·구성 : 장소영

내레이션 : 박소현

조연출 : 김동규

취재작가 : 황정윤

방송 : 2021년 4월 4일 23시 05분 KBS 2TV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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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668회 미리보기

 

당신의 빛나는 오늘

- 우리 동네 환경미화원 72시간 -

 

고요한 어둠이 찾아오면 도시 곳곳에서

하나둘 나타나는 사람이 있다. 쓰레기와의 전쟁

최전선에서 싸우는 영웅들 환경미화원이다.

 

코로나 19 발생 이후 널리 퍼진 비대면 문화로

인해 온라인 쇼핑과 음식 배달이 급증했다.

자연스레 일회용품 배출량이 늘어나며 하루에

버려지는 전국 플라스틱 폐기물만 해도

850t을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인력이나

처리시설 부족으로 쓰레기를 처리하는

현장에서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도 깨끗한 거리, 쾌적한 동네를 만들기

위해 하루에도 수백 번 허리를 숙이고,

수만 걸음을 뛰는 사람들. <다큐멘터리 3일>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밤낮없이 구슬땀을 흘리는

환경미화원을 만나보았다.

 

 

 

 

▣ 별이 빛나는 밤

 

고요한 밤, 작은 불빛들이 골목을 밝히기

시작한다. 한아름 쓰레기를 들고 움직이는

미화원이다. 그들은 밤새 도시 곳곳을 누비며

플라스틱부터 음식물쓰레기까지 온갖

쓰레기를 수거한다. 미화원 한 명이 담당하는

구역은 직선거리로 약 10km. 골목길 사이사이

숨어있는 쓰레기를 수거하다 보면 몇백 미터만

움직여도 수거 차량에 쓰레기가 한가득이다.

코로나 19 이후 늘어난 쓰레기 때문에

미화원의 발은 더욱더 바빠질 수밖에 없다.

 

홀로 쓰레기를 수거하는 김동영 씨의 오토바이는

조금 특별하다. 동영 씨의 담당 구역은 쓰레기

수거 차량 진입이 어려운 좁은 골목길.

 

오토바이에 수레를 매달아 좁은 골목길을

누빈다. 동영 씨의 오토바이는 미화원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다. 오토바이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위험하기 때문에, 그는 본인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밝은 조명들로 자신의 오토바이를

꾸몄다. 사람들이 내다 버린 조명을 재활용해

손수 달기 때문에 쓰레기는 동영 씨에게

보물이 되기도 한다. 14년 차 미화원의 일터 속

지혜가 돋보인다.

 

 

▣ 깨끗한 우리 동네를 위하여!

 

“저희는 일하다가도 잠깐 다른 생각 하면

언제 어떻게 다칠지 염려가 많아요

지금 10년 차 넘었는데 손가락 부러진 적도 있어요”

- 전해성(42) / 미화원 -

 

미화원들은 낮에도 쉬지 않는다.

재활용 쓰레기와 대형폐기물을 수거하는

전해성, 이창완, 윤남수 씨 팀이 하루에 수거하는

폐가구 양은 100개 이상. 2.5t 차량에 최대한

많은 폐가구를 실어야 하기 때문에 장롱,

화장대, 의자 구분 없이 모든 가구를 부수어야

한다. 오로지 손과 발만을 사용해 가구를 부수기

때문에 팔다리에는 상처가 아물 날이 없다.

 

 

 

 

깨끗한 거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는 끝이 없다.

무단투기 단속반은 분리하지 않고 무단으로

배출한 쓰레기를 단속한다.

 

담배꽁초, 화장실 오물할 것 없이 마구잡이로

버려진 쓰레기를 파헤쳐 투기자의 증거를 찾는

모습은 마치 탐정 같다.

 

▣ 매일 뒤돌아보는 삶을 살다

 

“내가 이 일이 좋으니까 천직이라 생각하며 일해요.

장사보단 낫죠. 장사해서 말아 먹었으니까”

- 강황규(56) / 미화원 -

 

상계 2동을 담당하는 강황규 씨는 미화원으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젊은 시절 ‘중국집’

고깃집‘ 안 해본 사업이 없었던

’사장님 강황규‘ 씨는 이제 ’미화원 강황규‘ 이다.

18세 어린 나이에 상경해 지금까지 40년의

긴 세월 동안 상계 2동에서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고, 직장 생활도 하고 있는 황규씨는 지금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뒤돌아봤을 때 정말 깨끗하면

내가 열심히 한 거고. 잘한 거니까요

앞을 보면 장애물도 있고 쓰레기가 있듯이

인생도 그런 것 같습니다.

-박경배(47) / 미화원 -

 

코로나 19 시대에 더더욱 빛을 발하는

환경미화원.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은

시민들이 깨끗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밤낮없이 동네를 누비는 미화원의 3일을 기록했다.

 

<다큐멘터리 3일> 668회,

『당신의 빛나는 오늘 –

우리 동네 미화원 72시간』은 오는

3월 28일 밤 11시 05분 KBS2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 : 김호문

글, 구성 : 석영경

취재작가 : 김은별

내레이션 : 양희경

방송 : 2021년 03월 28일 23시 05분 KBS2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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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667회 미리보기

 

홍어는 내 인생

- 나주 홍어거리 72시간 -

 

냄새 강한 음식의 대표주자이면서

남도의 대표 음식인 ‘삭힌 홍어’. 홍어는

전라도에서 ‘홍어가 없는 잔치는 잔치가

아니다’라고 할 정도로 관혼상제에 빠질 수 없는

귀한 음식이다. 삭힌 홍어는 코를 찌르는 특유의

암모니아 향 때문에 냄새조차 못 맡는 사람들과

그것을 별미로 즐겨 먹는 사람들로 나뉜다.

 

고려 시대부터 60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영산포 홍어거리’는 잘 삭힌 홍어의 진한 맛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우리나라 홍어의 1번지’

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홍어와 더불어 한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을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이

찾아가 보았다.

 

 

 

 

■ 삭혀야 제맛

 

영산포에서 유독 ‘삭힌 홍어’가 유명해진 까닭은

지리적 위치 때문이다. 70년대 말 영산강

하굿둑이 생기기 전까지 영산포는 수많은 배가

오가던 대표적인 포구였다. 예전부터 흑산도

앞바다에서 잡은 홍어를 돛단배에 싣고 목포를

거쳐 영산포까지 실어 나르다 보면 10~15일이

소요되었는데 홍어가 그동안 자연적으로 숙성이

되었다고 한다. 그 뒤로 영산포 사람들은 삭힌

홍어의 제맛을 내기 위해, 집마다 다양한

온도에서 다양한 숙성방법을 연구했고 마침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지금의

‘삭힌 홍어’의 맛을 찾았다고 한다.

 

저는 홍어 향이 정말 향기롭다고 생각해요.

이게 바로 우리 고유음식의 냄새고,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영수 (51)-

 

 

■ 대를 잇는 가업

 

돌아가신 아빠가 ‘우리 막내딸 자랑스럽네‘

그런 생각이 들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하려고 그래요

- 김환희 (40)-

 

홍어거리는 대를 잇는 부지런함으로 그 명맥을

지켜내고 있다. 시집온 지 20년 된 김환희 씨의

홍어 써는 솜씨는 이제 60년 동안 홍어를

숙성시켜온 시어머니를 능가한다. 매일 바쁜

일상에 치여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이 한이 되지만,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하루하루 더 열심히 살아내고 있다.

 

얼마 전 아버지를 여의고, 3대째 이어오고 있는

가업을 물려받은 20대 아들은 당찬 포부를

갖고 이제 막 가게 운영을 시작했다.

 

함께 살아온 시간 동안 몸에 배는 것은

홍어 냄새만이 아닐 것이다. 홍어 냄새를 맡으며,

서로의 삶을 닮아가고 있는 사람들.

 

홍어는 앞으로의 미래고

더 알아가야 할 음식이라고 생각해요.

-안승권 사장 27세-

 

■ 홍어 한 점

 

홍어가 익고 삭아가는 만큼 홍어와 함께

나이 들어온 영산포 사람들. 이곳에서 누군가는

홍어를 돈 냄새나는 비싸고 귀한 음식이라고,

누군가는 삶을 바꿔준 고마운 존재라고 말한다.

홍어가 익어가는 만큼 영산포 사람들의 삶도 익는다.

 

나에게는 삶이죠. 수십 년간 먹고살았으니까

홍어 한 점이 귀한 한 점이죠.

-이영호 사장 66세-

 

특이한 냄새가 나는 음식이라는 편견을 깨고

, 한국을 널리 알리는 발효 식품으로 거듭나고

있는 홍어. 아직도 누군가에겐 멀리하고 싶은

도전의 음식이겠지만, 올봄에도 영산강을 타고

날아오는 홍어 냄새는 계속된다.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은 진한 인생의 향을 맡으며

살아가고 있는 영산포 홍어거리 사람들의

농익은 이야기를 기록했다.

 

<다큐멘터리 3일> 667회, 『홍어는 내 인생

– 나주 홍어거리 72시간』은 오는 3월 21일

밤 11시 05분 KBS2 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 : 배용화

글, 구성 : 남지윤

취재작가 : 이규연

내레이션 : 양희경

방송 : 2021년 03월 21일 23시 05분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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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666회 미리보기

 

섬마을 바다쓰기

- 서산 고파도 72시간

 

60여 명의 주민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섬,

충남 서산 고파도.

 

이 섬은 가로림만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다른 지역보다 잔잔한 바다를 가졌다.

그래서일까, 고파도 주민들의 일상도 평화롭다.

그저 바다가 내어준 것들을

고스란히 받아 살아간다.

 

고파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유일한 이동수단, 팔봉호

 

고파도에는 구멍가게 하나, 식당 하나 없다.

육지로 통하는 방법은 하루에 딱 3번 운행하는

여객선뿐.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로 이마저도

운행을 멈추면, 주민들은 섬으로 들어오지도

뭍으로 나가지도 못한다.

 

 

 

 

그렇기에, 주민들은 서산 시내에 나갈 때마다

며칠 치, 길게는 몇 주 치 식재료와 생활용품을

사들여야 한다. 하지만 이에 불만을 토하는 이는

없다. 조금 부족할 땐 함께 나누고, 난감한

상황을 서로 도와 헤쳐나간다.

편리하지 않은 섬 생활을 결핍이라 여기지 않는

이들, 이들의 삶에는 고요한 여유가 출렁이고,

따뜻한 정이 흐른다.

 

3월, 이 조그마한 섬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봄바람 타고 찾아간 고파도에서,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은 정다운 섬마을 사람들을 만났다.

 

■ 바다에서 ‘봄’을 캐다

여느 섬마을 주민들이 그렇듯,

고파도 주민들에게도 바다는 살림 밑천이다.

 

바지락 캐는 고파도 주민들

 

고파도의 특산물은 굴과 바지락.

긴 겨울 동안 효자 노릇 톡톡히 해낸 굴이

바닥날 때쯤이면, 바지락에 통통히 살이

오른다. 굴을 보내고 바지락을 맞이하는 3월,

마을 주민들은 그 어느 계절보다

부단히 손을 놀린다.

 

 

■ 조금 특별한 초등학교

마을 주민들이 모두 바다로 나간 한적한 마을,

글 읽는 소리가 그 빈자리를 채운다.

1960년에 설립된 고파도분교는 이 섬 주민들의

요람이 되어주었다. 해가 거듭될수록 학생이

줄어, 2021년 현재에는 단 두 명만이 남아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등교하는 고파도분교 학생들

 

올해로 5학년이 된 섬마을

유일한 어린이 김아라(11세).

3월, 새 학기를 맞은 아라는 야무지게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간다.

그런 아라의 곁에는 돋보기를 쓴 조금

특별한 초등학생이 학교로 걸음한다.

 

세월이 주름진 손으로 또박또박 이름의 적는

이는 바로 심동재 씨. 그는 글을 모르고

살아온 70년 세월이 야속해 분교의 문을

두드렸다. 이후 학생으로 정식 등록되어 현재는

3학년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조새(굴 까는 도구) 대신 연필을 쥘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아내가 웬만하면 바지락 작업도 안 가고

학교 다니고... (열심히 하는 게) 고맙더라고

- 한상철_78세, 심동재 남편

 

 

 

 

바다로 나가는 그를 책상 앞으로 이끈 것은

그의 남편 한상철 씨. 시장에 나가 공책을

한 아름 사 안긴 것으로 모자라, 바지락 작업까지

도와가며 물심양면 아내의 공부를 돕는다.

홀로 남은 동네 어르신들이 글을 몰라 곤혹을

겪는 경우를 종종 봐왔기 때문이다.

삶의 매듭을 지어가는 시기,

심동재·한상철 부부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 밤을 밝히는 ‘못다 한 배움의 꿈’

섬의 밤은 도시의 밤보다 일찍 찾아온다.

하지만, 유일하게 불이 꺼지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고파도분교다. 초등학생들이

하교한 후에는 세 명의 만학도가 배움을

이어간다. 못다 한 배움의 꿈이 등불이 되어

고파도의 밤을 밝힌다.

 

삶의 파고를 넘으며 부지런히도 살아오느라,

이름 석 자 쓰는 것도 욕심이었던 지난날.

어르신들은 인생의 온점을 찍는 날까지

즐겁게 살아가기 위해 한글을 배운다.

종일 이어진 바닷일로 지친 몸을 이끌고

학교에 간다. 허리는 굽었지만 배움에 대한

열의만큼은 꼿꼿하다.

 

보통의 나날을 부단한 노력으로 일궈내는

고파도 주민들. 그리고 인생의 끝자락에서

배움의 끈을 잡고 보다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늦깎이 학생들. 이들이 만들어낸 고파도의 봄.

 

<다큐멘터리 3일> 666회 『섬마을 바다쓰기

– 서산 고파도 72시간』은 오는 3월 14일

밤 11시 05분 KBS 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 · 글 : 이이백

취재작가 : 하유진

내레이션 : 이각경 아나운서

방송 : 2021년 3월 14일 (KBS2, 23시 05분~)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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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665회 미리보기

 

여전히 그 내음

-광장시장 먹자골목 72시간

 

광장에서 시작되어 시장에서 끝나는

‘서울의 상징’, 종로. 오래된 길을 따라 종로4가, 

종로5가를 거치면 ‘대한민국 먹자골목 1번지’로

불리는 광장시장이 나온다. 빈대떡과 막걸리,

손칼국수를 비롯한 다양한 ‘명물’을 맛볼 수 있는

이곳. 그리운 맛을 잊지 못하고 다시 찾아오는

이들의 발걸음에, 시장은 언제나

고소한 음식 냄새를 풍긴다.

 

-다양한 먹을거리가 가득한 '종로 광장시장'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과는 달리, 조금은

더디게 흘러가는 먹자골목의 시간. 2013년,

<다큐멘터리 3일>이 광장시장을 찾아간 뒤로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사람 냄새’ 풍기는 

시장의 인심은 그대로였다. 따스한 맛과

추억이 있는 이곳을 다시 한번 찾아가 보았다.

 

 

 

 

■ ‘맛’과 ‘만남’이 있는 광장

 

“오랜만에 친구들끼리 왔는데

진짜 맛있습니다. 바삭바삭하고.”

-박태민 / 23세

 

적은 돈으로도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이

먹자골목의 매력. 가벼운 주머니도 두둑하게

느껴지고, 지폐 한 장도 어느새 ‘VIP 카드’로

둔갑한다. 기분 좋게 배를 채우고 나면 상인들과

나누는 몇 마디 대화만으로 어느새 단골손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간이식탁에 나란히

앉아있던 낯선 이와 친구가 되기도 한다.

 

“여기 이모님 너무 좋으셔서요. 멀리서 온다고

매번 챙겨주시고, 우리 애들도 챙겨주시고...”

-이천에서 온 단골손님

 

‘맛’과 ‘만남’이 있어 따스한 ‘맛남의 광장’.

음식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인연을 맺으면서 

광장시장엔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 8년 만의 재회

 

“옛날에 방송에 나왔어요.

그때도 삼촌이 찍은 거 같아.”

-전순희 / 77세 (먹자골목 상인)

 

8년 전에 만났던 상인들의 대부분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이곳

먹자골목에선 수십 년간 한 자리에서 일하는 건

예삿일이고, 노후에는 가게를 자녀에게

물려주어 대를 잇는 경우도 흔하다. 시장에서

인생을 보내는 상인들에겐 2평 남짓한 가게가

‘소중한 일터’이자 ‘제2의 고향’이다.

 

 

 

 

“자리는 그대로 그 자리인데

어머니가 많이 늙으신 거 같아요.”

-김영식 / 2013년도 방송에 출연했던

‘전순희’ 사장님의 아들

 

가게를 돌보느라 여념이 없는 동안 훌쩍 지나가

버린 시간. 모든 건 그대로이지만, 상인들의

얼굴에는 세월의 더께가 묻어 있다. 지난 8년간

전하지 못했던 안부를 전하며 웃고,

울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바쁘게 일하면 생각이 줄어서 좋아요.

정신적으론 편안하고 몸은 좀 고단한데

그래도 그쪽이 더 좋아요. 몸이 고단한 쪽이.”

-이정아 / 광장시장 먹자골목 상인

 

 

 

■ ‘오늘’이라는 희망

 

“하루를 즐거운 마음으로 나오면 좋은 거지.

오늘 장사 되나 안 되나 걱정하면

평생을 그렇게 사는데 조급해서 어떻게 살겠어요.”

-정송열 / 62세 (먹자골목 상인)

 

코로나 19 여파로 광장시장을 찾는 손님은

대폭 줄었지만, 어김없이 새벽을 헤치고 나와

장사준비를 하는 상인들. 어제는 손님이

적었을지라도 오늘은 다를 것이란 ‘희망’이

그 원동력이다. 이른 아침부터 재료를 손질하고

가게를 청소하는 ‘오래된 습관’으로,

광장시장 먹자골목 상인들은 오늘도

같은 자리에서 손님을 기다린다.

 

665회 <여전히 그 내음 –

광장시장 먹자골목 72시간> 편은

오는 3월 7일 밤 11시 05분 KBS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 : 이지운

글·구성 : 장소영

내레이션 : 안정훈

조연출 : 하유진

취재작가 : 황정윤

방송 : 2021년 3월 7일 23시 05분 KBS 2TV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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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664회 미리보기

 

다시, 대목

-대구 농산물도매시장 72시간 -

 

# 설 대목을 맞이한 농산물 도매시장!

 

-설 대목에 들어온 농산물을 확인하는 중도매인들 -

 

설 대목을 앞둔 대구 농산물도매시장은

모처럼 활기가 가득하다.1988년 개장한

대구 농산물도매시장은 총면적 약 132,000㎡

(축구장 18개) 크기로 서울 가락시장, 대전 오정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이어 한강 이남 최대의 

도매시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 2020년은

이곳 역시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코로나19 피해가 확산하면서

지난해 2월 대구 농산물도매시장은

개장 32년 만에 처음으로 휴장했다.

2021년 ‘다시, 대목!’을 앞둔 도매시장을

<다큐멘터리 3일>이 찾았다.

 

“큰 도움은 못 드리더라도 과일이라도

드시고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배환연, 전상진 모자 / 손님 -

 

경남 합천군에서 온 모자는 고마운 마음을

전하러 도매시장에 왔다. 합천군에서 대구

농산물도매시장까지 1시간을 달려와 과일을

사는 이유는 신선한 과일을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서다. 과일값이 작년보다 1.5~2배 올라 

이번 설에는 고마운 사람들에게 선물을 드릴까

말까 잠시 고민하기도 했지만, 어김없이

단골 가게로 달려왔다.

 

 

 

 

# 치열한 경매의 현장!

 

경매는 해가 뜨기 전 오전 5시부터 시작된다.

전국 팔도에서 출하된 농산물이 밤새 경매장에

들어오면 중도매인들은 신선하고 저렴한 과일과

채소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눈치 싸움’을

시작한다. 중도매인들은 미리 농산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맛을 보며 마음속 순위를 정한다.

설 대목 일주일 전 출하되는 농산물 가격은

평소의 1.5배. 하루 평균 청과류 경매금액이

약 27억 원을 웃도는, 그야말로 ‘억 소리’ 나는

경매 현장이다.

 

 

경매를 시작하는 종이 울리면 경매사들은

마이크를 잡고 쉴 새 없이 호창을 시작한다. 

경매사는 경매 흥을 돋우기 위해 ’후뚜루뚜뚜‘

’단 들어간다‘ 등의 추임새와 ’품목, 출하주,

수량‘을 함께 외친다. 외지인의 귀로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호창을 중도매인들은 신기하게

모두 알아듣는다. 경매는 짧으면 3~4초 만에

끝나기 때문에 찰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

단돈 몇백 원의 입찰가로 희비가 엇갈리는

치열한 경매 현장이다.

 

# 대구, 경북 1호 여성 경매사

 

“출하주 입장에서는

’내 자식은 원래 다 예쁩니다. 다 예뻐요‘

그래서 조금 더 가격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많죠”

- 조용선 / 대구, 경북 1호 여성 경매사 -

 

거친 도매시장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이가 있다.

바로 대구. 경북 1호 여성 경매사 조용선 씨다.

한때 도매시장은 육두문자에 몸싸움까지 오가던

거친 곳이자 남성 경매사들의 전유물이었다.

6년 전 '초보 경매사' 때는 울면서 경매를

진행하던 날도 있었지만 이제 조용선 씨는

경매장을 진두지휘하는 어엿한 '베테랑 경매사'다.

출하주 농민들을 만날 때마다 과수원 농사를

짓는 부모님 생각이 난다는 그녀는 누구보다

농민의 마음을 잘 안다. 경매 전 농민들이

’자식‘같이 출하한 농산물을 하나하나 살피는

것은 물론 ’문제‘가 있는 물건은 사진을 찍어

출하주에게 세세히 알리기도 한다. 그녀는

섬세함과 친근함을 무기로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경매사가 되었다.

 

 

 

 

#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

 

이른 새벽부터 경매를 시작할 수 있는 이유는

밤잠을 잊은 하역팀 덕분이다. 전국 팔도에서

싣고 온 농산물은 도매시장의 ’5분 대기조‘

하역팀이 옮긴다. 하역팀은 재빠른 손놀림으로

농산물을 진열한다. 설 대목이면 30시간 넘게

근무하는 날도 있지만 이들은 일할 수 있는

’오늘‘에 감사할 따름이다.

 

“지금은 일할 수 있다는 자체만 해도 재밌죠.

지금 어렵잖아요. 일할 수 있는 공간,

또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공간.

그 자체만으로도 저희들은 기쁘게 생각을 하죠”

– 하역반장 -

 

“<다큐멘터리 3일> 촬영한 것도 내 인생에

큰 대목이에요. 재밌었고 좋았어요”

-정분선 / 지게차 운전 경력 7년 차 대파 가게 직원-

 

복잡한 시장통에서 능숙하게 지게차 운전을 하는

대파 가게 직원 정분선 씨는 새벽부터 시작된

업무에도 지치지 않는다. 주부였던 정분선 씨는

15년 전 아픈 남편을 대신해 시장으로

뛰어들었다. ’어차피 할 것 신나게 하자!‘ 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지게차에 오르는 정분선 씨는

늘 에너지가 넘친다.

 

출하주와 중도매인 그 둘을 이어주는 경매사,

하역하는 인부들,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진

대구 농산물도매시장. 함께 공존하며 연결된

도매시장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의 인생, 사회와

꼭 닮았다. 이곳 사람들에게 ’대목‘이란 어쩌면

이웃과 부대끼며 웃으며 살아가는 그동안

당연하게 누린 평범한 ’일상‘이 아닐까.

<다큐멘터리 3일> 664회 ‘다시, 대목 –

대구 농산물도매시장 72시간’은 2월 28일

밤 11시 05분 KBS 2 TV에서 방영된다.

 

연출 : 유경현

글, 구성 : 석영경

취재작가 : 김은별

내레이션 : 조희봉

 

방송 : 2021년 02월 28일 23시 05분 KBS2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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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663회 미리보기

 

산산이 부서진 그대여

- 인천 폐차장 72시간 -

 

나만의 소중한 공간을 확보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해주고 있는 자동차. 자동차는

또 하나의 집이자 가족이다. 온몸으로

나의 일상을 지탱해주던 길 위의 동반자인

자동차가 끝내 마지막으로 가는 길, 폐차장.

전국엔 500여 개의 폐차장이 있고,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장소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보지 못한 그곳을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이 찾아가 보았다.

 

■ 사람은 이름을 남기고 폐차는 자원을 남긴다

 

-압축기에서 마지막 순간을 맞는 폐차들-

 

자동차는 아직도 비싸고 귀한 존재다. 개인이

소유하는 물건 중에서는 항상 고가의 장비로

취급받는다. 그래서 자동차를 처음 사게 되면

그 어떤 물건보다 소중하게 다루기 마련이다.

 

하지만, 세월 앞에 장사 없듯 열심히 달려온

자동차는 결국 폐차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오랜 세월 동안 견뎌낼 수 있게 제작된 정교한

기계는 폐차 후에도 사람들에게 다양한

부산물과 ‘쓸모’를 남긴다.

 

 

 

 

부속들을 충분히 재활용할 수 있어요. 중요한

금덩이 같은 게 숨어있을 수 있다는 얘기죠.

- 김명진 -

 

폐차를 자동차가 가는 마지막 길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재활용되는 첫 단계라고

할 수도 있다. 해체된 여러 부품들 중에서도

엔진은 가장 비싼 값에 거래된다고 한다.

 

국내 연간 폐차량은 만 95만에 육박한다.

폐차되는 자동차 한 대당 700~1000킬로그램의

철이 회수되어, 결과적으로 연간 85만 톤 정도의

철을 재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 자동차의 하나뿐인 이름 번호판

 

자동차로선 사망 선고를 하는 거에

해당이 될 거 같아요.

사람 이름 지우듯이 번호를 지우는 겁니다.

-전병국-

 

폐차는 폐차장으로 직접 차를 몰고 오거나,

견인 기사를 통해 폐차장에 도착하게 되면

서류 접수부터 시작된다. 서류 심사를 마친 차는

구청으로부터 등록말소증을 발급받는다. 그리고

제일 먼저 번호판 제거 작업에 들어간다.

사람이 죽으면 주민등록증을 말소하듯 차량도

이름을 제거해 주는 것이다. 범죄 악용 등을

고려해 반으로 쪼개진 번호판은 한 곳에 모아

폐기한다. 한 번 부여된 번호판 넘버는 다시

생성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세상에

하나뿐인 차의 ‘이름’인 것이다.

 

 

■ 폐차장 그 공간의 진짜 얼굴

 

흔히 드라마나 영화에 노출된 폐차장의 모습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폐차장은 범죄가 일어나는

곳이나, 어둡고 지저분한 곳으로 묘사되어 왔다.

하지만, 폐차장 또한 누군가의 일터이다. 요즘은

발전된 기술력만큼 폐차 작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폐차장에서는 자동차의 연식별 다양한 부품도

확보할 수 있어 원하는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고 한다.

-폐차장에서 자동차 휠을 고르는 손님-

 

소중한 자원의 재활용 창구로서 소멸이 아닌

재생의 공간, 폐차장.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떠나는 그 순간까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고 가는 자동차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다큐멘터리 3일> 663회,『산산이 부서진 그대여 –

인천 폐차장 72시간』은 오는 2월 21일

밤 11시 05분 KBS2 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 : 최재복

글, 구성 : 남지윤

취재작가 : 이규연

내레이션 : 최백호

 

방송 : 2021년 02월 21일 23시 05분 KBS2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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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661회 미리보기

 

우리 앞의 생

-전남 나주 이화영아원 72시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면, 끔찍한 장면들이 상세히 보도되고

사람들의 분노는 커진다. 하지만 공분이 이는

아동학대 사건 속에 잊히지 말아야 할 것은,

이미 세상에 나와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의 삶이다.

 

0세 미만의 영아부터 미취학 아동까지,

총 40명의 아이들을 보호 중인 이화영아원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영아원에 입소한

아이들은 이곳에서 생의 초년을 보낸다.

영아원은 ‘보육 시설’이기에 보통의 가정과는

사뭇 다른 환경이지만, 이곳에도 ‘엄마’라고

불리는 보육 선생님들이 있고, ‘홈(Home)’이라고

불리는 아이들의 방이 있다.

 

 

 

 

아이들이 ‘아이의 모습’ 그대로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영아원의 엄마들. 낮과 밤을 나눈

교대근무로 쉴 틈이 없지만, 그래도 사랑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언젠가 영아원을

떠나갈 아이들이 ‘유년시절의 집’으로

기억하게 될 이곳. <다큐멘터리 3일>은

‘자기 앞의 생’을 살아가는 아이들과 기꺼이

그 아이들의 엄마가 된 이들을 만나보았다.

 

■ 5남매가 함께 사는 ‘홈(Home)’ 

 

나이 터울이 있는 5명의 아이로 구성되는

하나의‘홈(Home)’.

아이들은 같은 선생님을

‘엄마’라고 부르며 친남매처럼 서로를 닮아가고,

때로는 장난감을 두고 다투기도 한다.

일반 가정집의 구조와 흡사한 각각의

‘홈(Home)’에는 거실과 주방이 있고,

아이들이 자는 방과 책을 읽는 서재가 있다.

 

“일반 가정집에서는 엄마가 주방에서

요리하면 아이들이 냄새를 다 맡잖아요.

아이들 밥 냄새라도 맡을 수 있게 하려고

각 방에서 밥을 따로 하고 있어요.”

-유행좌/이화영아원 생활지도원

 

최대한 가정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식판 문화’를 없앴다는 이들. 반찬만 조리실에서

따로 가져오고 밥은 각 방에서 직접 쌀을

안쳐서 짓는다. 바쁜 일과에 식사 준비까지

추가되어 번거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밥 냄새를 맡으며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선생님들은 힘을 낸다.

 

 

■ ‘이틀 엄마’로 산다는 것

 

각 방을 담당하는 주간 선생님은 아이들이

눈 떠 있는 시간 내내 함께한다. 아침에 잠에서

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주 양육자’인

주간 선생님이 ‘엄마’의 역할을 대신한다.

저녁 9시, 아이들이 잠들고서야 ‘낮 엄마’는

‘밤 엄마’에게 인수인계하고 일과를 마친다.

 

“그래, 엄마가 옆에서 잘게, 이러는데

솔직히 그건 거짓말인 거잖아요.

집에 가야 하고, 아니면 따로 나와서

하는 거잖아요, 제 업무를.”

-김수현/이화영아원 생활지도원

 

‘낮 엄마’는 아이들과 이틀을 함께 보내고,

또 다른 ‘낮 엄마’에게 아이들을 맡긴 뒤

이틀간 휴식하고 돌아온다. 주 양육자가

이틀에 한 번씩 바뀌는 셈이다. 퇴근하면서

‘낮 엄마’는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달래며

‘두 밤 자고 올게’라고 약속한다. 엄마들의

교대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곧잘 새로운

‘낮 엄마’와 하루를 시작하지만, 선생님들은

‘진짜 엄마’가 되어줄 수 없는 현실에 미안한

마음뿐이다.

 

 

 

■ 기록의 이유

 

아이들의 일지를 작성하는 건 선생님들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당일 아이들의

건강상태뿐 아니라 함께 했던 놀이, 주고받았던

대화까지도 기록의 대상이다. 개인별

사진첩에는 아이가 처음으로 ‘뒤집기’에

성공했던 순간이나 ‘첫걸음마’를 뗐던

순간의 감동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다.

 

아이들의 유년시절을 지켜보는

‘유일한 목격자’로서, 선생님들은 책임감을

느끼고 매 순간을 기록한다. 그렇기에 일과가

끝나고도 일지를 작성하느라 오래 앉아있는

경우가 많다. 공들여 작성한 이 기록물은

아이 일생의 ‘값진 보물’이 되고, 아이의

다음 보호자에게는 ‘꼭 필요한 양육정보’가 된다.

 

■ 엄마와 아이가 함께 크는 곳

 

한 번에 여러 명의 아이를 돌봐야 하는

강도 높은 ‘육아 노동’을 견뎌내는 영아원의

엄마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일과에 지칠 법도

하지만, 인터뷰에 응한 선생님들은 “그래도

아이들이 있어서 웃는다”고 응답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저희가 이 아이들을

사랑해준다고 하잖아요.

근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이 아이들이

저를 사랑해주는 것 같아요.”

-유행좌/이화영아원 생활지도원

 

때로는 가르치는 것보다 아이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더 많다는 이들.

<다큐멘터리 3일>은 40명의 아이들과 ‘엄마’로

불리는 선생님들이 함께 성장하는 곳,

전남 나주 이화영아원에서의 3일을 담아왔다.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유선’은 최근

‘정인이 사건’의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법원에 제출하는 등, 평소

아동보호에 대한 깊은 문제의식을 느껴 본

방송의 목소리가 되어 주었다.

 

661회 <우리 앞의 생–

전남 나주 이화영아원 72시간> 편은

오는 2월 7일 밤 11시 05분 KBS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글 : 이이백

내레이션 : 유선

조연출 : 주요한

취재작가 : 황정윤

방송일시 : 2021년 2월 7일 23시 05분 KBS 2TV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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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우보만리 

공주 가축시장 72시간 

  중부권 최대 규모

 가축시장

 농가의 동반자 소 

우시장 라이더




다큐멘터리 3일 660회 미리보기 


우보만리(牛步萬里) 

공주 가축시장 72시간 -


예부터 ‘소’는 농부에게 고마운 존재였다. 


소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 없던 때가 있었고, 

소를 판 목돈으로 자식들을 대학에 보낼 수 

있었다. 소는 농부들의 오래된 동반자이자

 집안의 전 재산이었다.

 

이후 농업기술이 발전하고 축산업이 

대규모화되면서 소는 ‘일소’가 아닌 ‘고기소’가

 되었다. 이 소들의 운명이 결정되는 곳이 바로

 ‘牛시장’이다. 그중에서도 ‘공주 가축시장’은 

중부권 최대 규모의 가축시장이다. 

‘공주 가축시장’은 1937년 설립되었던 

옛 가축시장에서 전자경매 시스템을 도입해

 지금의 자리로 2019년에 이전했다.

 

2021년 신축년 소띠 해를 맞이해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은 ‘공주 가축시장’에서

 소의 일생을 들여다보았다.





■ 농가의 동반자, 소

  

“볏짚도 들어가 있고 소 사료도 들어가 있고

 비지도 들어가 있고... 

비빔밥 같은 거예요. 그냥 비빔밥” 

- 송찬우 / 후계농업경영인 -

 

최근 한우농가는 대농을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부모님과 함께 농가를 운영하거나 세대를 

교체하면서 그 규모가 점점 커지고 공장화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농부들은 소 한 마리를

 키워내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린다. 

후계농업경영인 송찬우(27) 씨는 소에게 맛있고

 건강한 사료를 주기 위해 직접 사료를 먹어보며 

끊임없이 공부한다. 시중에 파는 사료를 먹이면

 몸은 훨씬 편하지만 시중 판매 사료 외에도 

7가지 재료를 배합해 직접 만든 사료를 

소들에게 먹인다.

 

- 소에게 먹일 물을 아궁이에 끓이는 노덕환 씨 -

  

아무리 현대 축산업이 과거에 비해 기계화

 되었지만 여전히 옛 방식 그대로 소를 키우는 

소규모 농가도 있다. 촬영 당시 영하 15도 

한파주의보가 내린 충남 공주. 노덕환(84) 씨는 

꽁꽁 언 소 물통에 따뜻한 물을 데워 소에게 

먹인다. 소 1~2두가 간신히 들어가는 낡고 좁은 

외양간에는 5개월 된 새끼를 임신한 어미 소가 

묶여있었다. 노덕환 씨는 비좁은 외양간에

 묶어둔 소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좁은

 축사를 넓히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최근 축사를 짓는 것도 환경법에 의해 조건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 밤낮 쉬지 않는, 牛시장의 라이더

  

“위험한 직업이에요. 일단 운전해야 하죠.

 소를 다룰 줄 알아야 하죠” 

이혁우 / 소 운송하는 기사 -

 

늘어나는 한우 개체 수 덕분에 새로운 직업도

 생겨났다. 고령의 농민들을 대신해 소를 

운송해주는 젊은 한우농들이 등장한 것이다. 

이혁우 씨는 가축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새벽 2시에 출근해 소를 운송한다.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수백 킬로그램의 소를 싣고 내린다. 

하루에 가장 많이 운송해 본 소는 25두.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새벽 출근만 5년째, 하루에

 한 끼 챙겨 먹기도 바쁘지만 오늘도

 그는 도로 위를 달린다.




 

■ 소가 가는 길

   

소들에게 牛시장은 만남과 이별,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현장이다. 공주 가축시장은

 소 ‘등급’이 잘 나오기로 유명해 언제나

 전국 각지의 한우 농가, 육가공 상인들로 

붐빈다. 7~9개월령의 송아지들은 새로운 

주인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비육우(고기소)는 

전국 각지에서 온 육가공 상인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경매장으로 나온 소 대부분은 자신의 운명을 

아는 건지 트럭에서 내려오지 않으려 몸부림을

 친다. 약 1톤 무게의 소들에게 끌려다니는

 축협 직원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별로 좋은 직업이 아닌 것 같아요. 

정성 들여서 키워서... 

물론 잡아먹는 동물이지만 안 됐어요. 

미안한 마음이 들어” 

정주영 / 한우농가-

 

애지중지 자식처럼 키우던 소를 도축장에 보내는

 농가들의 마음은 편치 만은 않다. 아무리 ‘고기를 

얻기 위해 기른 소’라고 하지만, 짧게는

 2년 길게는  8~10년 동안 매일 밥을 주고 

키우던 소를 떠나보낼 때면 주인은

 미안한 마음이 든다. 

 

<다큐멘터리 3일>은 ‘공주 가축시장’에서 

농가의 벗이 되어주고, 재산이 되어주던 

고마운 소와 만났다. <다큐멘터리 3일> 660회

 ‘우보만리 – 공주 가축시장 72시간’은

 1월 31일 밤 11시 05분 KBS 2 TV에서 방영된다.


연출 : 이은미 

글, 구성 : 장소영 

취재작가 : 김은별 

조연출 : 김동규 

내레이션 : 양희경


방송일시 : 2021년 1월 31일 (일) 

밤 11시 05분 KBS 2TV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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